와디즈의 한 끗이 다른 메이크업 제품들
와디즈 뷰티의 전설과도 같은 흑당고가 나온 지 어언 3년이다. 이후 대세를 따라 떡솝, 녹탄팩, 락토디톡 등의 클렌저 루키들이 연이어 억대 펀딩액을 달성했다. 작년, 1,000만 원 이상의 펀딩액을 달성한 약 440개의 프로젝트 중 270건이 스킨케어 제품이고, 그중 48건은 클렌저 제품이었다. 역시 와디즈 뷰티는 기초 맛집이라는 소리를 들을 만하다.
그렇다면, 색조 카테고리는 어떨까? 약 40건의 메이크업 프로젝트들이 1,000만 원 이상의 펀딩액을 달성했다. 스킨케어 브랜드에 비해, 입점해 있는 수도 비교적 적다. 다르게 말하면, 메이크업은 아직 와디즈에서 무궁무진한 발전 가능성이 있는 영역이라고 할 수 있겠다. 실제로 와디즈의 뷰티 PD들은 메이크업 카테고리의 소싱에 주력하고 있다.
많은 브랜드사들이 메이크업 제품 펀딩에 주저한다. 그도 그럴 것이, 직접 발라보고 발색이나 지속력을 확인해야 하는 메이크업 제품 특성상, 고객이 펀딩의 허들을 넘기기까지는 쉽지 않은 여정이 될 듯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억대 펀딩액을 모집한 제품들은 항상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성공한 메이크업 펀딩 제품들을 뜯어보았다. 1억 이상의 펀딩 매출을 낸 제품은 아래와 같은 특징이 있었다.
두 가지 효능이 공존한 메이크업 제품 (A 에 B 기능을 더했을 때)
블랙속눈썹영양제로 무려 7억 펀딩을 달성한 마르시끄, 대체 무슨 제품이길래 단일 제품으로 7억 원의 펀딩을 달성했을까? 일반적으로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속눈썹 영양제는 투명한 제형이다. 하지만 마르시끄는 다르게 생각했다. 속눈썹 영양제(A)에 마스카라(B) 기능을 더한 것이다. 신개념 ‘블랙’ 속눈썹 영양제의 탄생이었다. 속눈썹 영양제에 블랙 틴팅 세럼을 넣어, 마스카라의 기능까지 낼 수 있도록 했다. 게다가 “마스카라 아니에요. 속눈썹 영양제에요.”라는 프로젝트명은 고객들로 하여금 두 가지 효능이 공존하는 제품이라는 것이 더욱 직관적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자연스러운 민낯 메이크업을 하고 싶었던 사람들, 잦은 속눈썹펌으로 속눈썹에 영양이 필요한 사람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신박한 제품이라는 응원글이 쏟아졌다. 결국 마르시끄의 블랙 속눈썹 영양제는 첫 펀딩에 3억 원이라는, 와디즈의 뷰티 메이크업 카테고리로서는 역대 1위 펀딩 기록을 세우게 된다. 그 이후로 뷰티 시장에 많은 카피캣이 등장하고 있지만, 원조의 명성을 따라가기는 쉽지 않다.
이처럼 마르시끄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의 접근을 통해, 큰 매출액을 낸 케이스이다. 이후, 영양 아이라이너, 보정 선쿠션, 립버터밤 등 다양한 메이크업 제품을 연달아 런칭하였고, 특히 립버터밤은 세라마이드 립밤(A)에 컬러(B)를 더해 입술 영양은 물론 생기 부여까지 할 수 있는 제품으로 립밤 부분 펀딩액 1위를 갱신하였다.
시장에 없는 특이한 메이크업 제품
수분 스킨케어 명가로 알려져 있던 달바. 달바가 와디즈 펀딩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바꾸게 된 계기는 바로 ‘갈아 쓰는 그라인딩 팩트’의 런칭이었다 .
그라인더를 돌리면, 마치 연필을 깎는 것처럼 고체화된 팩트가 깎여져 나온다. 퍼프와 닿는 면적을 줄여 팩트 한 통을 다 쓸 때까지 위생적으로 사용할 수 있고, 필요한 만큼만 소량 깎여 나오기 때문에 피부에는 더 고르고 얇게 발려진다. 수정할 때마다 더러워지는 쿠션에 피부가 걱정되었던 고객들이 환영할 수밖에 없는 제품이었다. 거기에 달바의 스테디셀러인 미스트 세럼의 오일을 그대로 넣어, 달바가 잘할 수 있는 수분 광채 연출까지 더했으니 소비자로서는 지갑을 열지 않을 이유가 없다.
그라인딩 팩트 런칭을 통해, 달바는 스킨케어뿐만이 아니라 메이크업까지 잘하는 브랜드로 고객들에게 각인시킬 수 있었다. 기존 제품에 대한 불편한 점을 캐치하고, 그 점을 개선하여 시장에 없는 임팩트를 만든 사례였다.
와디즈의 고객 특성을 잘 반영한 메이크업 제품
작년, 베이스계의 혜성처럼 나타난 피에이치하비. 톤업선크림에 이어, 프라이머 선밤으로 무려 누적 2.5억 펀딩을 달성했다. 프라이머 선밤은 말 그대로 프라이머와 선크림을 합쳐 밤 제형으로 만든 제품으로 모공, 요철, 잔주름 커버가 동시에 되는 멀티케어 메이크업 제품이다.
소위 억대 펀딩을 하는 뷰티 제품들은 대개 남성, 여성 서포터 비율이 반반이다. 메이크업 제품이라고 남성들은 펀딩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피에이치하비의 프라이머 선밤도 실제 남녀 펀딩 비율이 40:60이었다. 와디즈에서 그간 5억 이상의 펀딩금액을 모집한 ‘메가 딜’을 살펴보면, 모공 속 블랙헤드/피지/노폐물들을 케어주는 제품들이 대부분이었다. 모공은 남녀 불문 가장 큰 고민거리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모공을 가려주고 도자기 피부결로 코팅해 주는 프라이머 선밤이라니. 모공이 트렌드인 와디즈 뷰티에 완벽하게 적합한 제품이 아닐 수 없다. 또한, 가볍게 바를 수 있는 쿠션형 프라이머 선밤은 남성들이 펀딩 하기에도 전혀 부담스럽지 않은 제품이었다. 피에치하비는 이러한 트렌드 키워드를 잘 활용한 사례라고 할 수 있겠다.
뷰티 소도구(메이크업 tool)도 될까?
1억 원어치 팔린 브러쉬가 있다면 믿겠는가?
아티스 메이크업 브러쉬는 샵에서 메이크업 받은 듯한 피부결과 색감 그대로를 잡아내는 발색력으로 1,000여 명에 가까운 서포터들의 참여를 이끌었다. 특히 브러쉬를 활용한 메이크업의 before/after 비교를 사진과 영상으로 잘 담아낸 것이 많은 서포터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었던 비결이었다. 이처럼, 메이크업 프로젝트는 비주얼 컨텐츠로 후킹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전후 비교가 명확한 컨텐츠를 통해 브러쉬가 좋아봐야 거기서 거기겠지가 아니라, 이거 쓰면 나도 메이크업 장인이 될 수 있을까? 의 생각의 전환을 이끌어 내야 한다.
퍼프만 50년을 만들었다는 캐치 프레이즈로 약 7천만 원의 펀딩액을 모집한 구름퍼프 또한 영상을 통해 완벽한 베이스 밀착력과 커버력을 내세운다. 동봉된 스파출러로 파운데이션을 얇게 펴 바르고 구름퍼프로 두드린다는 2step 사용법도 제시한다. 불과 몇 천 원짜리 퍼프로 7천만 원의 펀딩액을 모집하다니 정말 대단하다. 결국, 왜 써야 하는지를 설득하고, after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잘 보여준다면 아무리 객단가가 낮은 뷰티 소도구도 큰 매출액을 낼 수 있다.
와디즈에서 메이크업 펀딩 시 발색/제형 등 테스트가 고민이라면 와디즈의 쇼룸인 공간와디즈를 적극 이용해 보자. 펀딩 기간 동안 공간와디즈에 제품을 전시해 두고, 고객들이 직접 방문해 테스트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 제품 테스트 후 커뮤니티에 리뷰도 남겨주니, 일석이조가 아닐 수 없다.
이처럼 와디즈에서 잘 된 메이크업 펀딩들은 기존 제품에 플러스 알파가 있는, 무언가 '한 끗이 다른' 제품들이었다.
결국,
1) 트렌드를 파악하고
2) 기존 제품과는 다른 차별화 포인트를 추가하고
3) AFTER로 잘 보여준다면
메이크업의 온라인 구매라는 핸디캡을 이겨내고도 억대 매출을 낼 수 있다.
*주관이 반영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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