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급 초임의 청약 당첨과 '플랜 2028' 세우기까지
2016년 1월, 9급 1호봉 공무원으로 첫발을 내디뎠다. 합격만 하면 모든 게 탄탄대로일 줄 알았으나 현실은 만만치 않았다. 내 첫 월급 실수령액은 1,155,990원. 타지 생활을 위해 구한 원룸 월세 35만 원에 관리비 3만 원, 한겨울 LPG 가스비 9만 원, 여기에 통신료와 보험료 등을 내고 나면 손에 쥐는 게 없었다. 하지만 그때는 혼자였기 때문일까. 돈은 내 삶에서 그리 중요한 부분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소개팅으로 지금의 남편을 만났다. 남편은 첫 만남부터 자신의 통장 잔고를 투명하게 공개했다. 학자금 대출, 자동차 할부금. 남편은 "내가 가난해서 결혼하기 싫으면 시작도 하지 마"라는 비장한 각오로 투명하게 공개했다. 서로의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다는 절박함이었을 것이다. 나는 "사람이 좋으면 됐지, 돈은 중요하지 않아"라며 연애를 시작했다.
현실을 자각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결혼 준비와 신혼집 마련이었다. 남편의 마이너스 통장과 나의 보잘것없는 잔고가 합쳐지자, 우리의 출발선은 0이 아닌 ‘마이너스’였다. 신혼집 마련을 위해 책으로 청약을 공부했고, 마지막 분양가상한제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 예식 전 혼인신고부터 마쳤다. 그 결과 생애최초 특별공급으로 지방 아파트 청약에 당첨될 수 있었다.
2년 후 아파트 입주 자금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자 결혼 비용과 신혼여행비를 최대한 아꼈다. 마침 코로나 시기라 신혼여행은 제주도로 대신했고, 예식 비용도 실속 있게 치를 수 있었다.
신혼집은 내가 살던 12평 남짓한 자취방에서 시작했다. 남편은 구축 아파트라도 전세를 얻어 제대로 시작하자고 했지만, 나는 단호했다. 2억에 가까운 전세자금 대출 이자를 감당하느니, 3,800만 원짜리 내 자취방에서 아끼고 모아 2023년 7월 새 아파트에 당당히 입주하자고 설득했다.
2023년 1월, 첫째 아들이 태어났다. 12평 방 안에서 아이가 기어 다닐 무렵, 마침내 우리는 꿈에 그리던 새 아파트 문을 열었다. 좁은 방에서 세 식구가 꿈꿨던 공간을 얻었지만, 그 대가로 주택담보대출 1억 6,000만 원과 신용대출 7,700만 원이라는 새로운 숫자를 마주하게 되었다.
연이은 출산과 육아휴직으로 대출 상환의 속도는 잠시 더뎠다. 하지만 2025년 7월 나의 복직을 기점으로, 우리는 2028년 7월이라는 '경제적 독립기념일'을 선포한다. 이름하여 ‘플랜 2028’. 12평 자취방에서 시작한 우리가, 온전한 우리 집의 주인이 되기 위해 걷는 이 치열한 여정을 이곳에 기록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