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의 가치를 재발견하다.
2025년 4월, 나는 손에 쥐고 있던 실물 금을 정리했다. 당시 금 시세는 무섭게 치솟아 정점에 다다랐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금을 판 돈으로 아이들 명의의 S&P500 지수 추종 ETF를 매수했다. 장기적으로 우상향해온 자본주의의 정수, S&P500이 금보다 가파르게 상승할 것이라는 '효율성'에 배팅한 선택이었다.
2026년 2월 현재, 금값은 여전히 멈출 줄 모르고 고공행진 중이다. 그럼에도 나는 아이들에게 주식을 사준 것이 장기적으로는 옳은 선택이라 믿었다. 자산의 증식 속도 면에서 주식은 늘 금을 앞질러 왔으니까.
하지만 최근 비트코인을 공부하며 읽기 시작한 책, 《달러는 왜 비트코인을 싫어하는가》는 나의 믿음을 흔들어 놓았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금을 S&P500으로 바꾼 결정을 조금은 후회하고 있다.
이유는 명확하다. 우리가 쓰는 '달러'라는 화폐는 금에 비해 공급을 늘리기가 너무나 쉽다. 금을 채굴하는 고단한 과정보다 정부가 종이돈을 찍어내는 속도가 압도적으로 빠르기 때문이다. 무한히 찍어내는 달러의 홍수 속에서 화폐 가치는 필연적으로 하락한다. 반면, 공급이 제한된 금의 가치는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선명하게 빛날 수밖에 없다.
비트코인은 바로 이 '무제한으로 찍어내는 달러'라는 시스템에 도전장을 내민 거대한 화폐 실험이다. 이 실험이 성공할지 실패할지는 누구도 단언할 수 없다. 하지만 디지털 화폐인 비트코인의 불확실성이 두렵다면, 달러 가치 하락에 대비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결국 '금'이 아닐까.
지금은 금값이 너무 올라 선뜻 손이 가지 않지만, 나는 기다리기로 했다. 어떤 시장의 풍파로 금값이 잠시 고개를 숙이는 날, 나는 반드시 금을 다시 내 곁으로 불러들일 것이다. 그것이 내 아이들의 미래를 지키는 가장 단단한 '경화(Hard Money)'가 될 것임을 이제는 알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