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3.24%의 유혹, 인플레이션이라는 파도에 올라타기로 했다.
과거의 물물교환과 금본위제 시대는 저물었다. 정부가 무제한으로 화폐를 발행할 수 있는 지금, 가만히 앉아 있는 현금은 녹아내리는 아이스크림과 같다. '인플레이션'이라는 거대한 파도 위에서 우리는 선택해야 했다. 현금을 지킬 것인가, 아니면 파도를 탈 것인가.
우리는 대출이라는 과감한 수를 뒀다. 공무원연금공단 행복도약대출로 받은 5,100만 원(금리 3.24%). 누군가는 대출 투자가 미친 짓이라 말하겠지만, 우리는 이것을 '자본주의에 대한 실험'이라 부르기로 했다. 하지만 돈을 손에 쥐자마자 부부 사이엔 미묘한 균열이 생겼다.
나는 '거북이'가 되기로 했다. S&P500과 나스닥100, 그리고 마음의 평화를 위한 미국 고배당 커버드콜. 미국의 우량 기업들이 나 대신 24시간 일하게 만드는 시스템. 지루하지만 확실한 승률의 싸움을 택한 것이다.
남편은 '토끼'의 길을 원했다. 그는 정부 정책의 흐름을 보며 코스피와 코스닥 레버리지라는 칼을 뽑아 들었다. 역사적인 변곡점이라며, 이 흐름을 타지 못하면 평생 후회할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 대출금액과 우리의 돈을 더 보태 7,000만원으로 투자하고 싶다고 했다. 나는 반대했다. 하지만 부부의 '돈'은 독점이 아닌 공유의 영역이기에, 그의 고집을 꺾는 대신 판돈을 절반으로 줄이는 협의안을 내밀었다.
남편은 3,005만원, 나는 2,405만원으로 투자를 시작했다. 남편의 투자금 3,005만원은 1년에서 1년반이면 우리가 다시 모을 수 있는 금액. 다 잃어도 '경험'이라 부를 수 있는 마지노선. 그렇게 5,410만 원은 두 개의 서로 다른 철학으로 쪼개졌다.
시간이 흐른 뒤, 과연 누구의 계좌가 웃고 있을까? 복리의 마법을 믿는 거북이일까, 아니면 시대의 흐름을 낚아채려는 토끼일까. 우리의 위험한 실험은 이제 막 돛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