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의 고집을 꺾고 깨달은 '지루한 투자'의 힘
1. -91.3%, 5년의 고집이 남긴 성적표. 2021년 매수 이후 5년이라는 세월 동안, 이 종목은 내 계좌의 아픈 흉터였다. 기회비용을 따지면 진작 정리했어야 했지만, '언젠가는 본전이 오겠지'라는 미련과 이상한 고집이 내 발목을 잡고 있었다.
오늘, 드디어 그 고집을 꺾고 종목을 정리했다. 손에 쥐어진 돈은 70만 원 남짓. 마음 한편에서 또다시 위험한 유혹이 일었다. '어차피 잃은 셈 치려던 돈인데, 레버리지에 태워 한 번에 복구해 볼까?'
2. 조급함이라는 독을 빼는 과정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나는 그 유혹에 굴복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달랐다. 70만 원을 받자마자 망설임 없이 'TIGER 미국 S&P500'을 매수했다.
남들이 보기엔 지루하고 재미없는 선택일지 모른다. 눈앞에서 치솟는 테마주와 급등주를 보면 끊임없이 흔들릴 것이다. 그러나 나는 이제 믿는다. 느리지만 성실하게 우상향하는 지수에 올라타는 것이, 결국 가장 강력한 복리를 선물한다는 것을. 그리고 그것이 내 성향에 가장 잘 맞는 '옷'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3. 가진 게 없을수록 원칙은 단단해야 한다 우리 부부의 자산은 아직 작고,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이라는 산은 여전히 높다. 지금의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화려한 수익률이 아니라 **'잃지 않는 안전함'**이다.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은 여유가 있는 자들의 전유물이다. 빚의 무게를 견디며 자산을 쌓아야 하는 나에게는 '확실한 승률'이 필요하다. 가진 게 없을수록 원칙은 더 차갑고 단단해야만 한다.
4. 지루한 싸움의 끝에서 웃기 위하여 먼 훗날, 대출을 전액 상환하고 자산이 제법 커진다면 그때는 다시 개별주에 도전해 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이 지루하고 고독한 적립식 투자의 끝에, 5년 전의 나를 비웃지 않고 대견해하며 활짝 웃는 날이 오길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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