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기획, 시작의 순간
많은 기획을 하고 살아갑니다.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것들이 기획인지 모르고 있을 뿐입니다.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집보다 더 쾌적하고, 깨끗한 집에서 살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 이번에 돌아오는 부모님 생신은 꼭 기억에 남는 생일로 만들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 등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이상이 있다면, 그 이상을 실현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이렇게 지금보다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방법을 생각하고, 실행하는 것을 ‘기획’이라고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기획’과 ‘계획’은 비슷한 듯 서로 다릅니다. ‘계획’은 앞으로 해야 할 일을 효과적인 순서로 재배열해 보는 과정을 뜻한다면, 기획은 특정한 목적(이상)을 설정하고, 목적이 실행될 수 있도록 계획하는 것을 말합니다. 즉 기획의 개념에는 목적과 계획 그리고 실행이 포함되어 있고, 목적이 바뀌면 계획과 실행에도 영향을 주게 됩니다.
예를 들어 설명해 볼까요? 우리가 부모님의 생신을 준비해 본다고 생각해 봅시다. 특정한 목적 없이 계획만으로도 생일 파티를 준비하는 것이 충분합니다. 먼저 생일 파티를 진행할 시간과 식당을 정하고, 생일 케이크와 부모님에게 드릴 선물만 준비하면 생일 파티 준비는 간단히 끝납니다. 하지만 매년 돌아오는 생일 파티와 별 다른 것이 없고 기쁨과 감동도 덜할 것입니다. 여기에 목적을 더 해볼까요? 이번 생신은 나를 낳아 주신지 30년이 되는 해의 생신이므로 부모님에게 평생 기억에 남는 기쁨과 감동을 드리는 생일 파티를 준비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앞서 세운 계획만으로는 부모님에게 평생 기억에 남는 생일 파티가 될 수 있을 것 같나요? 무언가가 부족합니다.
평생 기억에 남는 기쁨과 감동을 드리는 생일 파티라는 목적이 생겼고, 항상 하던 생일 파티로는 감동적인 생일 파티가 될 수 없다는 문제의식이 생겼습니다. 우리는 이 목적을 성공적으로 실행하기 위해 고민하게 됩니다. 먼저 어떻게 기억에 남게 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을 실행하기 위해 계획을 세웁니다. 어느 시간에 만나면 가장 좋을지, 이 장소가 정말 최선의 장소인지 등 신중하게 생각하게 되고, 감동의 눈물을 쏟아낼 특별한 영상 편지를 준비한다든지, 부모님만을 위한 작은 공연을 준비하는 등 계획이 더욱 복잡해지고, 치밀해집니다. 이렇듯 특정한 목적이 설정되면, 계획이 바뀌게 됩니다. 단순한 생일 파티였다면, 시간, 장소, 케이크, 선물만 준비하면 되는 생일 파티였지만 평생 기억에 남는 생일이라는 목적이 설정되면서 계획이 변경되고, 계획에 따라 실행해야 하는 준비사항도 달라지는 것입니다.
IT의 웹/앱 기획도 달성해야 할 목적을 설정하고, 목적이 이루어지도록 연구하고, 계획을 세우며 실행하는 것을 말합니다. 서비스의 목적이나 아이디어만 제시하면 기획의 업무는 끝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 수 있지만 적어도 웹/앱 분야에서는 목적을 설정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계획에 따라 실행하는 것까지 기획 업무에 포합 됩니다.
반대로 몇몇 사람들은 웹/앱 기획을 ‘기획’하는 일이 아닌 ‘계획’이나, ‘화면 설계’하는 일로 오해하기도 합니다. 의뢰자(웹/앱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제작사에 의뢰하는 사람)가 원하는 형태로 사이트를 설계하고 실행해 주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기획자가 서비스의 목적 설정, 계획, 실행을 모두 하기도 하지만 산업의 특성상 의뢰자가 서비스의 목적을 설정하고, 계획과 실행은 기획자에게 맡기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IT 분야의 웹/앱 기획이라는 큰 개념에서 살펴본다면 의뢰자는 서비스에서 제공되어야 하는 ‘목적’을 세웠고, 목적이 실현되도록 기획자가 고민하고, 진행하는 과정은 동일합니다. 기획의 업무가 한 사람이 아닌 의뢰자와 기획자로 나누어 진행되었을 뿐 기획의 전반적인 업무는 그대로 존재하는 것이죠.
그럼 조금 더 구체적으로 실무적인 관점에서 기획 업무(목적, 계획, 실행)를 살펴본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하나씩 알아보며 웹/앱 기획에 대한 이해를 높여 보도록 합니다.
여러분들도 한 번쯤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생각나, 친구들에게 ‘이런 서비스가 있으면 좋을 것 같지 않아?’라고 이야기하며, 서비스가 탄생하였을 때 사람들이 유익하게 사용하는 기대감과 성공에 따라 나에게 주어지는 보상을 생각해 보았을 것입니다. 실무 기획에서도 마찬가지 개념이 작용합니다. 회사가 주력하는 사업에서 사람들에게 필요한 서비스는 무엇이고, 지금 제공되는 서비스 보다 더 나은 서비스는 무엇이 있는지, 이 서비스가 회사에게 가져다주는 이익은 무엇인지 등을 고민합니다. 이를 서비스 기획이라고 하는데요. 서비스의 목적 설정은 기본이며, 왜 이 서비스가 사람들에게 필요한지, 주 이용자층은 누구이며, 동종 업계에서는 어떻게 서비스하고 있는지 등을 분석하여 서비스가 나아가야 하는 방향을 찾습니다. 그리고 회사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로 이용자만 편익을 누리면 안 되겠죠? 회사는 수익을 추구하는 집단이므로 서비스가 회사에 주는 이익은 무엇인지도 연구해야 합니다.
서비스 기획이 완료되면, 서비스를 어떻게 구현할지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게 됩니다. 웹/앱 기획 단계에서의 계획이란 필요한 자원 및 업무의 효과적인 순서 그리고 일정을 정리해 본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서비스 구현이 완료되는 시점과 필요한 예산을 가늠해 볼 수도 있습니다. 실무에서는 어떤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해 필요한 디자이너, 퍼블리셔, 개발자는 몇 명이나 필요한지 그리고 기획자는 더 충원될 필요가 없는지 산출해 보며, 필요한 장비(서버 구성 및 스토리지)는 무엇이며, 서비스 구축 완료일을 가늠해 추가적인 마케팅 기획 일정을 산정해 보는 업무를 합니다. 여름에 필요한 서비스인데, 아무리 빨리 작업을 진행해도 여름이 지난가을에나 출시할 수 있다고 한다면, 출시 일정을 다음 해로 늦추거나 서비스 범위를 축소하여, 여름에 출시할 수 있도록 계획을 변경할 수 있으며, 서비스 출시로 얻는 기대 효과보다 예산이 너무 많이 필요하다면, 서비스 기획을 다시 할 수도 있습니다.
서비스 기획도 완료되었고, 어떻게 만들지 계획도 세웠습니다. 이제 실행하는 일만 남았습니다. 실행 단계에서 화면 기획, 디자인, 퍼블리싱, 개발, 테스트 및 QA(Quality Assurance, 서비스를 테스트하며, 완성도를 체크하는 업무) 순으로 진행되며, 기획자는 화면 기획 단계에서 기능 정의, 정책 정의, 화면 설계를 하며, 디자인, 퍼블리싱, 개발 단계에서는 완료된 작업물이 기획의 의도와 같이 구현되었는지 확인하는 업무를 합니다. 기획 단계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사항에 대책을 마련하고 기획 내용을 교정해 갑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 서비스가 완료되었다고 판단되면 기능이 정상으로 작동하는지 테스트도 진행합니다.
기획이라는 업무가 상상했던 업무와는 많이 다를 수 있고, 이 많은 업무들을 혼자 다 해야 하는 것인가? 하는 생각에 두렵거나 어렵다는 생각이 먼저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걱정할 일은 아닙니다. 위 기술된 내용들이 모두 기획자가 진행하는 업무이기는 하나 한 명의 기획자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른 기획자와 업무를 나누거나 협업하기도 하고, 서비스 기획자, 화면 설계 기획자, PM(Project Manager, 사이트 제작 업무를 총관하는 사람) 등으로 업무 포지션을 나누어 진행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신입 기획자로 입사하게 되면, 듬직한 사수의 서브 기획자로 하나씩 배우고 깨달아 가며 업무를 익힐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