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우드펀딩 가이드를 시작하며
사이드로 시작했던 펀딩 프로젝트를 인연으로 크라우드펀딩 컨설팅을 시작한 지 1년이 좀 넘었습니다. 약 20회가량의 크라우드펀딩을 메이커와 한 팀이 되어 진행했습니다. 1~2천만 원 단위의 의미 있는 성공부터 10억이 넘는 대규모 펀딩까지. 다양한 레퍼런스가 쌓이는 동안, 제가 세상을 보는 시야나 관점도 많이 넓어졌음을 실감합니다.
확실히 시작을 준비하는 분들이 예전보다 많아졌습니다. 한 브랜드의 '대표님'뿐 아니라, 예비 창업을 준비하는 대학생 팀, 매일 출근하면서도 자신만의 꿈을 작게나마 키워가는 직장인 분들도 저희와 클라이언트로서 만나게 됩니다. 무언가를 시작하는 사람들의 눈에는 특유의 에너지가 넘칩니다. 저도 그 에너지 덕분에, 다른 성과 개선 프로젝트보다 크라우드펀딩 프로젝트들을 더 좋아하게 된 것 같습니다.
일주일에 최소 2~3번, 크라우드펀딩을 준비하는 메이커 분들을 만납니다. 첫 미팅에서 유독 많이 듣는 말이 2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이거 만드는데 몇 억은 들었을 겁니다.'라는 말, 또 하나는 '진작에 알았으면 좋았을 걸...'이라는 말입니다. 전자는 제품에 대한 메이커분들 나름의 자신감 표현이고, 후자는 첫 펀딩의 실패(혹은 만족스럽지 못한 성과로 인해 막막했던 시기) 후 뒤늦게 저희를 만난 것에 대한 아쉬움의 표현입니다. 자신감은 더 키우고, 아쉬움은 조금이라도 더 줄여보기 위해 이 글쓰기를 시작합니다.
하나의 제품에는, 이를 세상에 내놓기 위해 투자한 누군가의 시간과 노력, 비용이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크라우드펀딩을 준비하는 분들은, 말로는 다 표현 못할 그 과정을 견디며 만들어낸 가치를 처음 대중들 앞에 내놓는 분들입니다. 그래서 유독 마음이 움직일 때가 더 많습니다. 엉터리 마케팅 에이전시가 채널에 대한 이해도 없이 내놓은 제안이나 그 결과물들을 보고 화가 날 때도, 아직 메이커분들의 제품이나 마음가짐이 너무 부족해 보여 안타까울 때도 있죠.
저는 이 분들의 처음이 성공했으면 합니다. 펀딩 성공에서 그치지 않고, 이후에도 계속 성장하기를 바랍니다. 미팅에 가지고 나온 그 작은 샘플 하나에 얼마나 많은 사연이 얽혀있을지 짐작하기에 더 그렇습니다. 크라우드펀딩은 비즈니스의 긴 여정의 첫 단계입니다. 당장의 성과와 그 이후의 전략을 함께 챙겨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단순 오픈마켓을 통한 론칭보다 훨씬 세밀하고 깊이 있는 이야기와 커뮤니케이션 방법이 필요합니다.
플랜브로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브랜드와 그 메이커들을 도와보고 싶습니다. 그 일환으로, 크라우드펀딩 컨설팅을 하면서 얻은 지식과 습관들을 글을 통해 나눠보려 합니다. 제품이 나오는 데까지 메이커가 들인 노력의 무게감이, 세상에 나와서도 사람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지기를 희망합니다.
*국내 크라우드펀딩을 대표하는 '와디즈'라는 플랫폼에서는 '펀딩메이트'라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저희 플랜브로 뿐 아니라, 각각 다른 영역에서 강점을 발휘하는 업체들이 기다리고 있으니 혼자 펀딩을 준비하기 벅찬 메이커라면 활용해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