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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플랜브로 박상훈 Mar 13. 2023

초기 브랜드가 체크해야 할 단 한 가지 지표

온라인 브랜드 운영도 결국 장사입니다

온라인 브랜드를 잘 운영하려면 어떤 역량을 가져야 할까요? 저는 ‘장사’ 역량이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오프라인 장사를 잘하시는 분은 온라인 장사도 잘하실 확률이 높습니다. 원래 하시던 일을 수단만 온라인으로 바꿔서 하시면 되니까요. 


장사가 잘 되는 과일 가게가 있다고 해보죠. 아마 이런 일들을 이미 잘하고 계실 겁니다. 


매일 새벽 좋은 과일을 거래처에서 가져온다

고객이 보기 편하도록 매장에 깔끔하게 진열한다

고객이 오면 친절하게 응대한다 

왔던 고객이 또 오면 기억했다가 덤이라도 하나 더 드린다 


이 사장님이 온라인이라는 수단에만 익숙해지면, 아마 멋진 온라인 과일 브랜드를 운영하실 겁니다. 


좋은 과일을 창고에 확보해 두거나 직접 생산한다 (상품)

깔끔하게 디자인된 자사몰에 과일들을 등록한다 (진열)

과일의 생산 과정, 품질, 먹는 법 등을 상세페이지에 친절하게 적는다 (응대)

재방문 고객에게는 언제든 활용할 수 있는 포인트나 쿠폰을 지급한다 (덤)  



초기 브랜드가 반드시 봐야 할 한 가지 지표 


오프라인 장사와 온라인 장사가 크게 다르지 않죠? 그럼 오프라인 장사에서 온라인 브랜드 운영의 힌트를 얻어보죠. 여러분이 이제 막 과일 가게를 열었다고 해볼까요? 사장으로서 가장 중요하게 봐야 할 지표는 무엇이 있을까요? 저는 딱 한 가지라고 생각합니다. 


한 번 왔던 손님이 
과일을 또 사러 오는가


즉, ‘재구매가 일어나는가’가 되겠죠. 사실상 이 한 가지 지표만 봐도 사업이 잘 돌아가고 있는지 체크할 수 있습니다. 재구매는 브랜드의 모든 행위가 만족스러울 때 일어나는 고객의 행동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나에게 꼭 필요한 제품을 제안해 방문하게 만들고(고객 유입), 상품에 대한 설명에 부족함이나 과장이 없고(고객 응대), 그렇게 구매한 물건의 품질이 아주 만족스러울 때(제품 퀄리티) 고객은 재구매를 합니다. 브랜드가 콘텐츠를 통해 전달하는 또 다른 제안에 응하는 것이죠. (고객과의 관계 형성)  


최근 예비 창업자분들께 전하고 싶은 말들을 정리하던 와중에 ‘세터’라는 의류 브랜드를 운영하고 계신 대표님의 인터뷰 영상을 보게 됐습니다. 제가 전하려는 말들이 모두 담겨있었습니다. 내용 전체를 관통하는 한 가지 핵심 메시지는 온라인 브랜드를 운영하는 것도 결국 '사람을 상대로 하는 장사'라는 것. 클릭당 비용이 어떻고, 전환율이 어떻고 하는 이야기보다 훨씬 더 본질에 가까운 이야기입니다. 


초기 브랜드가 봐야 할 지표에 대한 세부적인 설명은 이 영상의 요약본으로 대체합니다. 처음 브랜드를 만들면 창업가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큰돈을 쓰지 않으면서 효율적인 마케팅은 어떻게 하는지 막막했던 분들께 도움이 될 실전팁이 잔뜩 들어있습니다. 






영상 링크 : https://youtu.be/yXiOA_nFbeQ 


아래 글은 위 영상에서 제가 인상 깊게 들었던 부분을 요약, 편집한 글입니다. 



1. 매출보다 훨씬 중요한 건 재구매율이라고 생각해요. 어제 마지막으로 체크했을 때 28% 정도? (였어요.)


2. 저는 브랜드 한다고 생각 안 하고 장사한다고 생각했어요. 대부분 브랜드 하시는 분들이 기호와 취향부터 만들기 때문에 아웃핏을 신경 쓰고 톤 앤 매너를 걱정하고 이렇게 하는데… 장사부터 시작해야 해요. 나한테 살 사람, 내일 내 친구도 데려와서 나한테 살 사람, 나를 소개해줄 사람. 이런 사람의 개념으로 장사부터 시작을 하고, 내 구역을 만든 다음, 거기에 내 기호를 넣고 이걸 확장시켜야 한다고 생각해요. 


3. 다른 의류 브랜드들 보면 ‘팔리겠지’하고 유통몰에 입점하고 다음 스텝은 별로 없어요. 저는 브랜드가 아니라 '열심히 파는 사람'을 했던 것 같거든요? 어떻게든 팔려고 노력하고… 그게 초창기 세터의 형태예요. 저는 그게 세터의 코어라고 생각해요. 그냥 열심히 파는 거요.


4. 광고 돌릴 때 신규 고객한테 팔 확률이 높은지 기존에 세터를 한 번이라도 사봤던 고객한테 팔 확률이 높은 지를 생각하면 무조건 기존 고객이 높아요. 그럼 제일 먼저 해야 하는 건 기존 고객을 얼마나 단단하게 부여잡고 그들과 커뮤니케이션하는가인데… 자꾸 시장 확대를 신규 고객이라고 생각하는 건 저는 틀리다고 봐요. 


5. 기존 고객이 나한테 한 개를 더 사게 하는 게 쉽지, 새로운 사람 데려와서 '이거 좀 사주라' 하는 건 월등히 어려워요. 리소스도 많이 들고요.


6. 처음에는 우리한테 고객이 한 분이라도 와주시면 감사해하고, “제가 직접 제품 갖다 드릴게요” 하면서 운전해서 갖다 드리고 이 별짓을 당연히 다 해야 하는 거예요. 왜냐면 초기에는 신규 고객을 유치할 자본이 없기 때문에. 저희는 그 당시 재구매율이 30% 이상이었어요. 65%가 넘었던 적도 있었어요. 


7. 저희는 모든 광고는 신규 타깃만 하고요. 그래서 광고비를 거의 안 써요. 기존 고객에게는 콘텐츠를 만들어서 전할 수 있는 저렴한 방법이 많아요. 뉴스레터, 인스타 업로드, 카톡 푸시, 유튜브…


8. 인스타 하나 올리고 6일 동안 30만 원 정도. 이 정도만 해도 충분히 도달이 될 거예요. 기존 고객은 충분히 다 봤다고 판단해도 돼요.


9. 판매 채널도 다 다르게 설계해요. 검색 기록을 기반으로 구매하는 상품들은 자사몰에서만 팔아요. 근데 노출이나 충동구매를 유도할 수 있는 상품들은 유통사에서 파는 게 유리해요. 그럼 자사몰과 유통채널을 세팅한 뒤에 광고 비중도 다르게 나가야죠.


10. 저희는 상품, 모객, 접객, 관계관리 이렇게 네 가지 파트로 회사를 운영하고 있어요. 각각 챙겨야 할 지표는 이래요.


상품 : 몇 개가 팔리는지

모객 : 몇 명이 오는지

접객 : 우리를 경험한 고객이 얼마나 단골이 되는지 

고객 관계 관리 : 내가 그의 기억에 남으려고 부단히 노력하는 과정 (잊을만하면 연락드려요. 브랜드 콘텐츠를 통해서. 광고 메시지만 꽂으면 나쁜 놈이죠.) 


11. 내 브랜드가 확산되고 있는지 알고 싶다면 ‘고객들이 오피셜 계정을 태그 하는 수’를 확인해 보세요. 그 지표를 보는 게 제일 정확할 거예요. 고객들이 내 브랜드에 대해 얼마나 자부심이 있는가. 그게 떨어지면 브랜드빨이 떨어지고 있다고 생각하면 되게 간단해져요. 이게 매출보다 중요한 지표예요.


12. 고객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들어가 보세요. 그 사람이 내 옷을 산 사람이잖아요. 그럼 눌러서 들어가 봐야 해요. 내 고객이 어떤 사람인지. 그리고 거기서 멈추면 안 돼요. 댓글을 달아야 해요. 이렇게 ‘내가 먼저 찾아가는 마케팅’이 무조건 필요해요.


“저희 옷 구매해 주셔서 감사해요”

“데이트할 때 입어주셨네요 고마워요”


이런 거 당연히 해야 하는 거거든요? 저는 무신사에 처음 입점했을 때 후기에 댓글 다 달았어요. 300개 정도. 댓글 달면 고객에게 알람이 가요. 그런데 가는 줄도 모르는 브랜드들이 진짜 많아요


13. 어떤 네이버 카페 커뮤니티 중에 패션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응집돼 있는 곳이 있어요. 저는 거기에 6개월 동안 글 천 개 썼어요. 내 상품에 대한 글. 난 내 상품 이렇게 디자인했다, 이게 고객한테 더 좋은 것 같다. 이런 거 다 돈 안 들잖아요


14. 온라인에서 비즈니스를 하시는 분들이 쓸 수 있는 무기가 딱 3개밖에 없어요. 텍스트, 이미지, 비디오. 제일 잘하는 거 하나만 하셔도 됩니다.

텍스트 : 블로그, 카페, 뉴스레터

이미지 : 인스타그램

비디오 : 유튜브 


상품만으로는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가 없잖아요. 온라인에서는 직접 상품을 볼 수가 없으니까. 다 간접 경험이잖아요. 결국 이 세 가지 무기를 얼마나 잘 쓰느냐(잘 써서 고객과 소통하느냐)의 싸움이에요.


15. 초기 브랜드는 마케팅을 광고 회사에 맡기지 않는 걸 추천해요. 광고는 ‘널리 알리는' 거잖아요. 알릴 거리는 내가 만들어줘야 하는데 '광고 회사가 해주겠지'라는 마인드면 애초에 잘못된 거죠.


"우리 브랜드는 이런 걸 했어. 이런 걸 했더니 고객들이 너무 즐거워해. 이런 소스를 갖고 있어"


그럼 광고 회사가 와서 '나 이거 진짜 광고하고 싶다.' 이렇게 만들어야 해요. (고객 입장에서) 인스타그램 스토리만 계속 돌려봐도 나한테 뜨는 상품이 300개가 넘을 거예요. 거기서 1초 안에 클릭을 만들어내려면 ‘이건 내 얘긴데?’ 이런 메시지가 전달되어야 하거든요. 고객이 느낄 ‘내 얘기’의 소스조차 만들지 않으면서 광고를 의뢰한다? 이거는 돈 버리는 행위라고 생각해요.


16. 초기 브랜드는 무조건 대부분의 비용을 상품에 투자하시는 게 맞습니다. 초기에는 상품에 풀배팅 해보세요. 광고를 할 시점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백날 광고를 멀리 던져 봤자 내 주변이 물들어 있지 않으면 붙지를 않아요.(=초기 고객과의 교류를 통해 서서히 드러나는 브랜드의 색깔) 이때는 그냥 폰으로 직접 하는 인스타 광고 하루 3천 원 정도? 커피값정도면 충분해요. 커피는 그냥 카누 타드세요.


17. 고객을 분할해서 바라보세요. 잠재고객, 구매고객, 단골, 팬. 이 네 가지 부류의 고객을 위한 전략을 다 따로 짜서 운영하는 게 팬을 만드는 브랜드 마케팅의 핵심이에요.


18. 망하지 않는 법은 아주 명확해요. 저희 회사는 고객 - 직원 - 거래처 - 이사 - 대표 이 순서대로 의사결정을 하게 됩니다. 이게 거꾸로 가면 개판돼요. 당연히 '고객'이 의사결정의 기준이 되어야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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