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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최고의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다.

<하프타임> 승부는 후반전에결정 난다

by 지구별여행자


30대에서 40대로 접어들면서 누구나 인생에 대해서 깊은 성찰을 할 수 있는 기회가 한 번쯤은 찾아올 것이다. 오늘 소개할 책은 나 자신을 돌아보고 싶은 어느 날 읽어보면 좋은 책 승부는 후반전에 결정 난다 <하프타임>이다.


어렸을 때 인생은 100m 달리기 인 줄만 알았는데 막상 인생을 살아보니 인생은 41.195km의 마라톤이었다. 그저 남들보다 빨리 달려가서 내가 먼저 도착하기만 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인생은 그보다 더 깊은 성찰이 필요했다. 상대가 아닌 자기 자신을 돌아보면서 천천히 달리지 않으면 숨이 차서 결코 결승전까지 도착할 수 없는 마라톤이 우리의 인생이었다.


난 겨우 인생 전반전을 마치고 나서야 내가 너무 빨리 달려가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마라톤으로 치면 이제 경우 반만 달려온 것이다. 이제는 잠시 멈추고 나 자신을 돌아봐야 하는 인생의 전환점에 서있다. 이런 나에게 <하프타임>이란 책이 다가왔다.


최근에 나는 미식축구에 빗대어 내 삶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나는 서른다섯이 될 때까지 전반전을 치렀다. 그러다가 환경이 바뀌면서 하프타임에 들어갔다. 그리고 지금은 후반전에서 뛰고 있고, 경기는 절정에 접어들었다. 그러는 사이에 나는 삶의 후반부가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이 되어야 한다고, 그리고 실제로 한 개인의 르네상스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중략) 치열하게 싸운 전반전이었다. 승리를 거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내 과연 이것이 최선일까, 하는 의문이 들기 시작한다... p35-36


우리 인생의 전반전은 성공적이었을까? 그렇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몇 명이나 될까? 우리들 중 나름 최선을 다해서 누구보다도 인생을 치열하게 살아온 사람조차도 항상 무언가 불만족스러운 상태에 머물러 있었다는 것 또한 부정할 수가 없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전반전은 미완성일 수밖에 없다. 30대에서 40대를 지나가는 사람들처럼 하프타임으로 넘어가면서 고통을 겪고 있다. 마치 바다에서 항해를 하던 선장이 망망대해 한가운데서 나침판을 잃어버려서 어디로 가야 할지 감도 잡지 못하는 상황, 바다의 물결은 지나치리만큼 잔잔하고 주변의 소음이라고 들리지 않는 적막한 바다 한가운데에서 절망한 선장, 그런 기분이 들지 않을까?


girl-1031169_1920.jpg @Pixabay


그러나 경기 자체의 현실이 있다. 시간은 흐른다는 것이다. 한때는 영영 다가오지 않을 것처럼 보이던 순간이 이제는 눈앞에 다가왔다. 경기가 끝나는 게 두렵지는 않지만 마무리를 잘하고 싶고 누구도 빼앗지 못할 무언가를 남긴 채 떠나고 싶다. 전반전이 성공을 추구하는 시기였다면 후반전은 의미를 찾아 떠나는 시기다. 승부는 전반전이 아니라 후반전에 결정된다. p36-37


이 책에서 저자는 “승부는 전반전이 아니라 후반전에 결정된다”라고 한다. 전반전이 인생이 무언지 탐색하고 연습하는 기간이었다면 후반전은 탐색과 연습을 끝내고 숨은 실력을 발휘할 진짜 경기가 시작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생 전반전이 성공적이었던 그렇지 않았던 인생 후반부에 모든 것인 결정된다는 건 또 하나의 희망을 품게 하기에 전혀 부족하지 않았다.


세상에는 평생 후반전에 도달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고, 후반전이 존재하는 사실조차 모르는 사람도 상당수다. 우리 사회에는 마흔 살에 가까워지면 노화와 쇠퇴의 시기로 접어든다는 생각이 만연하다. 나이를 먹는다는 말을 성장이라는 말과 짝짓는 게 용어상 모순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는 내가 절대 받아들이지 않을 통념이며, 독자들의 머릿속에 있는 이러한 통념을 깨고 싶다...(중략) 어떤 부류의 독 자건 인생 후반전은 절대 전반전과 같은 수준에 도달할 수 없으리라고 생각하는 독자가 있다면 이제 이 책을 읽으며 다시 생각해 보라. 그저 삶에 나를 맡긴 채 체념해 살기보다는 새로운 지평, 새로운 도전을 기꺼이 받아들이라. 여러분이 인생 전반부에서 성취한 그 어떤 결과물보다 더 의미 있는 것을 남기고 떠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여러분의 초점을 “성공”에서 “의미”로 옮길 준비를 하라. p37-38


일반적인 사회 통념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은퇴를 준비하고 집에서 취미생활이나 하면서 살아가는 인생 후반전을 상상한다. 하지만 그런 생각이야말로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의 이야기이다. 인터넷이 발달하고 정보가 돈이 되고 경쟁력이 되는 현대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게 인생 전반전이 끝났으니 후반전은 취미생활이나 하면서 즐기라고 한다면 그것이야 말로 개인적인 차원에서도 사회적이 차원에도 손실이라는 것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다. 그리고 과정이 존재한다. 당연히 실패를 반복하고 좌절하고 쓰러지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런 과정을 통해서 수많은 실패를 통해서 인간이 성장하고 성공하게 된다는 것을 우린 너무 많이 보아왔다. 그러니 지금까지 실패만 하고 넘어지기만 했다고 좌절할 것이 아니라 이제는 지금까지 겪어온 수많은 실패와 좌절을 통해 배운 것들을 교훈 삼아 진정한 인생 후반전을 준비하고 시작해야 한다.


저자는 전반전이 성공을 추구하는 시기였다면 후반전은 의미를 찾아 떠나는 시기라고 말한다. 전반전에서 성공을 추구하기 위해서 수많은 실패와 좌절이 필연적이었다면 이제는 성공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인생의 의미를 찾아가는 흥분되고 설레는 후반전을 시작해 보자.






1부 전반전



오디세우스의 삶을 노래한 서사시 “오디세이아”에는 오디세우스를 끌어당기는 두 가지 큰 힘이 등장한다. 일과 가정이다. 그는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면서도 전쟁을 즐긴다. 그에게 동질감이 느껴지는가? 인생 전반부에서 우리 역시 가족과 함께 지내고 싶은 욕구와 일터에서 성공하려는 모험 사이에서 갈등한다. 그러는 사이 우리는 혹시 우리를 더 나은 삶으로 안내하는 세미한 음성을 듣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인생 전반부는 성취와 획득, 배움과 돈벌이에 집중한다. p47


우리 모두가 전반전에서는 성취와 획득, 배움과 돈벌이에 집중하며 살아가는 것 같다. 학교와 가정에서 그리고 미디어에서 좋은 성적, 좋은 학교, 좋은 대학, 좋은 직업 등등 우린 끊임없이 성취하기 위해 노력해야 했고 그러한 삶이 당연하다고 여겼으며 그 어떤 작은 의심 조차 해 보지 않으면서 전반전을 쉼 없이 살아간다. 그리고 그렇게 얻은 전반전의 삶을 최고의 삶으로 여기고 자신들이 이룩해 놓은 성이 무너지면 안 되는 철옹성처럼 변화를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


하지만 인생의 전반부에서 후반부로 넘어가려면, 그러니까 인생의 후반부가 전반부보다 더 나은 삶이 되려면 자동조정장치에 의지한 편안한 삶에서 한걸음 뒤로 물러나 선택을 해야 한다고 한다. 자신을 보호하고 있던 보호막을 벗어던져야만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삶의 통제력을 상실하게 되는데 그게 변화의 시작이라고 한다. 삶의 통제력을 내려놓고 오로지 스스로의 감각에, 삶의 모험과 보상을 인식하게 해 주는 자신의 감각에 전적으로 의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런 사실을 가장 뼈저리게 느꼈던 시기가 중년에 다가가는 40대였다고 한다.


city-438393_1920.jpg @Pixabay


지금 90대에 접어든 작가이자 드라마 감독인 노먼 코윈은 “늙지 않는 영혼”이란 책에서 중년으로 옮겨 가던 때를 이렇게 회상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이제까지 가장 힘들었던 생일은 마흔 살 생일이었다. 젊음에게 잘 가게, 잘 가게, 잘 가시게,라고 말한 대단한 상징의 순간이었으니까. 그러나 그 나이를 통과하면 마치 음속 장벽 (속력이 음속에 가까운 경우에 공기 저항으로 나타나는 비행 장벽)을 허무는 느낌이 들었다.”

조지 버나드 쇼가 오래전에 그랬듯이, 이때는 사람의 “진정한 희열”을 맛보는 시기가 틀림없다. p50


이 책을 읽고 나면 지금 자신이 겪고 있는 소용돌이가 40대를 향해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과정임을 알게 된다. 또한 이 시기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서 앞으로의 삶이 달라질 것이라는 것도 알게 된다. 저자에 따르면, 하프타임은 어떤 이에게는 몇 주, 몇 달이지만 다른 이에게는 몇 년이 걸리기도 한다.


혹자는 인간의 좌절과 절망은 스스로 어찌할 수 없는 부분에서 온다고 한다. 예를 들어 결혼과 같은 것들 아무리 소개팅을 하고 만남의 기회를 만들어 보면서 결혼을 해보려 노력해 보지만 결혼할 사람을 만나지 못한 경우나 이혼을 한 경우나 직업을 아무리 바꾸려고 해도 마땅히 대체할 직업이 없는 경우 등의 막다른 골목에서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의 지속. 정말 인생이 80까지라고 가정했을 때 분명 남은 시간이 더 많은데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갈 수 없는 상황 그냥 공중에서 멈춰버린 듯한 그런 기분 그 누구에게도 기댈 사람이 없고 기댈 수조차 없는 상태 숨은 쉬고 있지만 식물인간이 되어버린 일종의 뇌사상태를 3년에서 4년을 지속하고 있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


그렇다고 그 사람들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는 게 아니라 끊임없이 너무 많은 것을 정신줄을 놓고 하고 있다는 게 그게 모순이라면 모순이다. 인간이 다양한 일을 한다고 그 사람이 일을 잘하고 삶을 의미 있게 살아가고 있는 게 아니고 한 가지라도 진심을 다해 기쁜 마음으로 한다면 그 사람은 진정 살아있는 것이라고 한다. 또한 우리에게 상자 안에 한 가지만을 정해서 넣으라고 조언하고 있다. 그게 성공이든 가족이든, 또한 자신의 달란트가 무엇인지를 명상을 통해 찾으라고 말해주고 있다.


당신의 상자에는 무엇이 들었는가? 돈? 일? 가족? 자유?

상자 안에는 오직 하나밖에 들어갈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해라. 삶에서 내 위치가 무엇이든 일단 내 상자에 무엇이 담겼는지 알아내면, 조용한 시간에 영적 훈련이나 독서, 묵상을 통해 그 “한 가지”를 활용하면서 자아를 꾸준히 성장시킬 다양한 활동을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조심하라. 성장이 항상 쉽지만은 않은 법이다. p80




2부 하프타임




40대에 접어드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면서 하프타임에 들어서는 사람들도 갈수록 많아질 것이다.
변화해야 할 필요성을 느낀다는 것은 부자연스러운 현상도 아니며, 지나치게 우려할 일도 아니다. 그러나 이 시기에 사람들 다수가 저지르는 실수는 하던 일을 멈추고 귀를 기울이라는 음성을 무시하는 것이다. 어떤 이는 자신을 더 채찍질하고 하던 일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판단하며 그 음성을 쉽게 눌러 버린다. 그런가 하면 건전하지만 무모하게 방향을 전환하는 사람도 있다. 그리고 확신하건대, 다수는 몽유병 상태로 들어가 은퇴할 때까지 하던 일을 놓아서는 안된다면 자신의 등을 떠밀 것이다. 어떤 부류든 이런 식으로는 후반전이 전반전보다 나아지기는커녕 더 안 좋아질 뿐이다. p94


인생의 전반전과 후반전 사이에 반드시 거쳐가야 하는 것이 바로 “하프타임”이다 중간 휴식 타임이다. 저자는 후반전이 잘되고 못되고는 하프타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달려 있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즉, 후반전으로 넘어가기 전에 잠시 멈추고 그게 한 달이든 몇 달, 몇 년이 걸리든 스스로 성찰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지금 처해 있는 상황이 인생의 전반전도 후반전도 아닌 하프타임이라는 걸 알게 해주는 대목이었다. 그래서 서두르지 않아도 된다. 성공적인 후반전을 위해 하프타임은 반드시 거쳐야 하는 시간이므로 이 기간이 짧건 길건 즐기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책의 저자가 언급한 인생의 후반전에 들어가기 전에 하프타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고민하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는 저자의 조언 6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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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편하게 먹어라


“하프타임에서 맨 먼저 해야 할 일은 전반부에서 겪은 여러 문제를 훌훌 털어 버리는 것이다. 그렇다고 과거에 했던 모든 일을, 또는 삶을 바꿀 수 있는데도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일을 자랑스러워하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과거를 정직하게 돌아보면, 다르게 살았더라면 좋았을 걸, 하는 생각이 드는 여러 일들을 발견하게 된다. 중요한 점은 이런 것들을 넓은 시야로 바라보면서 성장에 따른 불가피한 부분으로 인정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미 지나간 과거에 대한 아쉬움, 후회, 질책 등으로 시간을 허비합니다. 하프타임은 과거에 한 일을 두고 자책하는 시기가 아니라 실패와 화해하고 자신의 은총 속에서 산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시기라고 합니다.




시간을 가져라


“전반전에서 많이 저지르는 가장 큰 실수는 정말로 중요한 일에 시간을 많이 쓰지 않는 것이다. 이제 하프타임에 들어섰다면, 그런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중략) 하지만 삶을 바꾸려고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는다면, 그 사람은 하프타임으로 들어간다고 말할 수 없다.”


아침에 일어나 한 시간씩 명상을 한다든가 조용한 음악이 흐르는 카페에서 책을 읽고 사색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자신에 대해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십시오. 저자에 따르면 사람에 따라 하프타임에 이르기까지 20년 또는 그 이상의 세월이 걸리기도 한다고 한다. 하프타임이란 몇 주 몇 달이 될 수도 있지만 때론 몇 년씩 지속되기도 한다.




신중하라



목록표를 작성하고 구체적인 질문에 대답하는 형식으로 자신의 하프타임을 준비해야 한다. 기록하는 습관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적어라.


“나는 무엇에 가치를 두는가? 나는 누구인가? 앞으로 10년 안에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20년 안에는?”




여행을 함께 하라


지금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과 함께 여행함으로써 잊고 있었던 소중한 관계를 회복하십시오.




솔직하라


전반전보다 더 나은 후반전을 준비한다면 자신의 참모습을 발견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스스로에게 솔직해져야 한다.



인내심을 가져라


앞으로 여생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어떻게 하면 만족할 수 있는 인생 후반전을 보낼 수 있을지 조급한 마음으로 서두른다고 해서 쉽게 얻어지는 답은 아니다. 그러니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 충분히 명상을 통해 자신의 내면 깊은 곳까지 들여다보라



믿음을 가져라


그리스도인들에게 하프타임은 기본적으로 "믿음을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답을 하는 시간이다. 나를 인도하는 하나님을 신뢰하면서 믿음을 실천하는 것으로 그 물음에 대한 답을 시작하라



심리학자 도널드 조는 사람들이 흔히 마흔 살이 되면 큰일에 도전하려는 성향을 보인다고 했다. 감당하기가 약간은 버거운 일이다. 농부라면 대출을 받아 농장을 넓혀 전국에서 가장 큰 농장을 만들려고 한다. 안정된 회사의 중간 관리직 사원이라면 회사를 떠나 자기 사업을 시작하려 한다. 아니면 취미나 부업에서 큰 족적을 남길 수도 있다. 이런 야심 한 추진력이 있으면 다른 일에서도 계속 성공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현실은 그리 간단치 않다. 우리는 인생의 하프타임에 가까워지면서, 할 줄 아는 것이라고는 고작 사고, 팔고, 관리하고, 달성하는 것뿐임을 깨닫는다. 그리고 딱 그 수준만큼 살게 될 것이라고 이해하기 시작한다. 결국 성공은 그에 합당한 의미를 포함하지 않으면 껍데기일 뿐이다. 그리고 전반부에서 우리가 하는 일은 대게 영원성이 결여된 일들이다.

하버드 출신의 어느 성공한 사업가는 사업을 하면서 경험한 많은 성공 사례를 이렇게 말했다.

“무지개 끝에 있는 황금 단지 너머에서 발견한 것은 언제나 일종의 공허였다.” p124-125


인생의 후반전은 성공이 아닌 의미를 추구하는 삶이라고 해서 진로를 180% 바꾸라는 이야기가 아니라고 저자는 말한다. 하던 일은 그만두고 다른 일을 하는 건 인생의 후반전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하프타임은 회피도 아니고 좀 더 그럴듯한 중년의 위기도 아니며 더욱이 “모든 걸 버리고 떠나자”라는 식의 충동적으로 일을 진행해서도 안된다고 한다. 후반부의 핵심은 직업을 바꾸고 전반부와는 완전히 다른 삶을 사는 것이 핵심이 아니라 잠시 멈추고 마음을 들여다보고 세상을 바라보고 자신의 삶을 정돈하는 방식의 변화를 의미한다고 한다. 그러한 자아 성찰 후에 새로운 일을 해도 기존의 일을 계속해도 아니면 그 중간쯤에 걸쳐도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한다.




3부 후반전



뮤추얼펀드 시장을 경험해 본 사람이라면 피터 린치라는 이름이 귀에 익을 것이다. 경제 자본을 사회 자본으로 전환한 훌륭한 본보기가 되는 사람이다...(중략) 그는 모든 것을 가진 사람이었다. 훌륭한 직장, 훌륭한 가정, 자선사업을 하면서 얻는 큰 만족감. 그러나 마흔여섯이 되면서, 일에 쏟는 시간의 최대한도를 정해 자신의 삶을 확실하게 관리하기로 다짐했다. 린치는 우리 모두에게 닥쳐오고야 마는 “계속 이렇게 살 수는 없다.”라는 깨달음을 얻은 것이다. 그에게 크게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었다. 문제는커녕 그는 더없이 잘 나갔다. 린치는 그 일을 이렇게 설명했다.

“제가 그 일은 뜨거운 초콜릿을 얹은 화려한 아이스크림이었어요. 그걸 배가 아프지 않을 때까지 얼마나 많이 먹을 수 있겠어요?” p180


후반부는 삶의 통제력을 되찾고 지휘권을 확보하는 시기이다. 단순히 속도를 늦추고 지금까지 하던 일을 점검하는 수준의 정도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스스로의 내면을 들여다봐야 한다. 내가 무엇을 원하고 내가 어떤 능력을 가지고 있고 나의 상자 속에 가족, 성공, 사랑, 봉사 중에서 무엇을 넣을지 고민해봐야 한다. 상자 속에는 하나만 넣어야 하기 때문이다.


전반적이 성공을 추구하는 삶이었다면 후반전은 삶의 의미를 추구하는 삶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의미 있는 삶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사명을 정해야 한다. 사명을 정한다는 것은 상자 속에 넣어야 하는 하나 그것과 관련이 있다. 만약 상자 속에 "봉사"를 넣기로 결정했다면, 어떤 사명을 가지고 구체적으로 그 사명을 현실화시키면서 인생을 살아가게 될지에 대해서 생각해 보아야 한다.


예를 들면, 앤드류 카네기가 서른세 살에 쓴 사명이다. 구체적으로 자신이 어떻게 살아갈지를 기술해 놓은 것이다.


"서른세 살에 연 수입 5만 달러, 앞으로 2년 안에 모든 사업을 정리해 재산 증식에 신경 쓸 필요 없이 해 놓고, 잉여 수익은 해마다 자선 활동에 쓰도록 한다. 옥스퍼드에 정착해 제대로 교육을 받으면서 문인들을 사귀고 이를 위해서는 3년 동안 열심히 활동해야 할 것이다. 대중 연설에 특히 관심을 둔다. 그런 다음 런던에 정착해 신문사의 주식을 사들이든가 아니면 평론을 쓰거나 신문사의 일반적 운영에 관심을 두면서, 공적인 문제 중에서도 특히 교육과 빈곤층 개선을 위한 활동에 참여한다. 사람은 우상을 품게 마련인데, 그중에서도 재산 축적은 최악의 우상숭배에 속한다. 돈을 숭배하는 것만큼 사람을 타락하게 하는 것도 없다. 나는 어떤 일을 하든 있는 힘껏 밀어붙이는 성격이라, 신중하게 생각해 정신을 고양시키는 삶을 잘 선택해야 한다. 너무 오래 사업에 매달리다 보면, 그리고 단시간에 돈을 더 많이 벌어들일 궁리만 하다 보면 회복 불능 상태로 타락할 게 틀림없다. 나는 서른다섯에 사업에서 손을 뗄 생각이지만, 그때까지 남은 2년 동안에도 하루 중 오후만큼은 교육을 받고 체계적으로 독서를 하며 시간을 보내고 싶다."


이러한 사명은 상당히 구체적인 사명이고 길다. 꼭 이렇게까지 길 필요는 없다고 한다.


저자의 사명은 "미국 기독교의 잠재 에너지를 활성 에너지로 탈바꿈시키기"라고 한다.


이렇듯 사명은 길어도 되고 짧아도 되지만 중요한 건 인생 후반부에 자신이 어떤 삶을 살아갈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자신만의 기준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토머스 머튼은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은 모두 삶에 이미 들어 있다고 했다. 그리고 그것을 "감춰진 완전함"이라고 불렀다. 그 말은 내 바깥에 있는 것을 애써 찾아다니며 나를 채우려 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전반부에서 우리 대부분이 그런 식으로 살지만, 나중에는 돈, 명성, 물질적 소요, 경험 따위로는 결코 나를 채우지 못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우리가 후반부에 어떤 사람이 되느냐는 전반부에 무엇을 투자했느냐에 달렸다. 돌연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은 없다.


과거의 자신을 돌아보면 지금의 나를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눈을 갖게 되는 것 같다. 우린 간혹 다른 사람의 성공을 너무 당연하게 받아들일 때가 있다. 그저 그 사람은 집이 부자니까 지원을 많이 받았겠지라던가 저 사람은 머리가 좋아서 성공한 거야 (나는 머리가 좋지 않고)라는 식으로 말을 하면서 그 사람의 성공 뒤에 가려진 노력과 인내를 보지 못한다. 인생의 후반부의 모습은 대체로 인생 전반부에 그 사람이 심어 놓은 씨앗이 싹을 틔어서 잘 자라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느냐 그렇지 않느냐의 차이라는 것을 우리 간과한다. 과거의 나는 지금의 나를 보여 주는 거울이라는 걸 깨달았다면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정신을 바짝 차리고 의미 있는 인생의 후반기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저자는 사람들이 하프타임에 대해 오해를 하는 부분은 하프타임을 은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인생 후반전을 은퇴 후의 삶이라고 여긴다는 것이다. 오히려 은퇴의 반대가 하프타임이라고 한다. 그러니 많은 돈이 하프타임의 관건이 아니라는 것이다. 하프타임의 관건은 의미 있는 후반부를 살아가기 위한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라고 한다. 물론 돈이라는 건 당연히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것이 좋고 적게 있는 것보다는 많이 있는 것이 좋은 게 당연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돈이 없다고 부자들에 비해서 후반부가 덜 의미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프타임을 퇴직 후 여가생활을 즐기는 것으로 착각을 하지만 오히려 그 반대 개념이기 때문에 새로운 일을 하게 되거나 기존의 일을 개선해 나가거나 그 둘을 병행하면서 삶을 좀 더 풍요롭게 만들어 나가는 것이라고 한다.


pedestrians-1853552_1920.jpg @Pixabay




100세 시대라는 것에 걸맞게 나이가 들어도 일을 할 수 있는 게 사람을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더 건강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어떤 일을 하면서 어떤 의미 있는 삶을 추구해 나갈지 고민하는 시간인 하프타임은 우리 모두에게 필요하고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이 꼭 읽어야 할 책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1년 전에 읽었었는데 1년 전의 나와 지금의 나를 비교해보면 정말 많은 점에 있어서 변화가 있었다는 것을 고백한다. 1년 전의 나는 뭔가 정체되고 무기력한 나에게 실망하고 좌절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그 시간이 나에게는 일종의 하프타임이라는 것을 이 책을 읽고 깨닫게 되었었다. 그러고 나니 내가 쓸데없는 생각을 하며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좀 더 나은 삶, 의미 있는 삶을 살기 위해 고민하고 방황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 이후로 난 조급해하지 않고 그 시간을 즐기면서 하루하루 일기장에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적으면서 나름의 하프타임의 시간을 보냈다. 아직까지도 현재 진행 중이기는 하지만 분명 많은 것이 변화했고 이제 나의 후반기를 어떻게 살면 좋을지에 대한 약간의 해답도 얻게 되었다.


인생에 대한 고민과 방황을 하고 있다면 꼭 읽어 보라고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참고서적 : <하프타임> 밥 버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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