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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무거나 Oct 25. 2020

'두 번째 지구는 없다'를 읽고

 이 책에 대한  첫인상은 정갈하고 담백한 음식을 받는 느낌이었다. 경건한 마음까지 들기까지 했다. 책 표지는 눈처럼 하얗고 종이는 재생종이를 사용해서 노르스름했다. FSC 인증을 받은 종이를 쓰고 작가의 의도를 반영해서 띠지를 만들지 않았다고 했다.  어느 작가의 강연에서 띠지의 문구와 디자인은 출판사 입장에서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들었다. 그 이유는 어느 작가가 썼는가, 무슨 내용인가도 책 구매에 중요한 요소이지만 흥미를 끄는 띠지 독자가 책을 구매할 수 있는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 말을 들은 후로 나는 띠지를 함부로 버리지는 않지만 솔직히 불필요한 포장 같은 느낌은 사실이다.

  타일러 라쉬, 내가 그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비정상회담과 문제적 남자에 나온 하버드를 졸업한 똑똑한 방송인이 전부였다. 그러나 이 책을 읽은 후에는 나는 앞으로의 그 말과 행동에 더 관심을 기울일 것 같다.

   '기후위기'라는 말이 나에게 아주 생경하게 들리지는 않는다. 다만 어느 정도 우리의 삶에 다가왔는지 디테일하게 알지 못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은 후에는 기후위기가 우리의 문 앞까지 다가온 것 같았다. 학자들은 지금보다 2도 안팎의 상승은 지구가 견딜 수 있다지만 사람들의 개발에 의해 얼만큼 지구 온도가 상승하는 시기가 앞당겨질지 알 수가 없다고 했다. 지구 온도가 지금보다 6도가 상승하면 인류는 종말에 이를 것이라고 했다. 은퇴 바다가 보이는 뷰에서 유유자적한 삶을 사는 것은 정말 몽상에 불과할 수고 있다고 한다. 해수면 상승으로 많은 땅이 잠기고 있기 때문이다. 6도가 상승하면 인류가 멸종이라니 중년에 접어든 나도 얼마 살지 못한다 서글프다.  기후 변화가 지금과 같은 속도로 계속된다면 내 아이의 살아갈 땅이, 지구가 없어질 수도 있다니 정말 심각한 일이다.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은 연금, 세금의 문제만큼 환경 문제에 민감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작가가 말했다.  환경오염은  어차피 벌어질 일이라고 유난 떨며 살아갈 필요가 있는지를 되물으며 일부러 모르는 척 살아가는 한국 사람들도 많다고 한다. 나 역시도 그러했던 것 같다. 나도 그 결과가 예측이 되지만 너무 무섭고 당장은 아니니 자연에 대해 채무를 갚지 않는 무기한 연체자인 삶을 살아온 것 같다.

작가의 말에 따르면 우린 지구를 1을 사용할 수 있다면 지금의 우리는 벌써부터 1.75배를 사용하여 지구에게 빚을 지며 살아가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어린아이들이 살아갈 땅이 점점 사라지고, 척추동물의 60%가 멸종되고 있는 작금의 현실을 더 이상 외면할 수는 없을 것 같다.


 그럼 나는 이제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나는 양심의 가책을 느끼면서 종이컵을 자주 사용했다. " 이제 가책만 느끼지 말고 항상 텀블러를 사용해야겠다."

  저번 주는 월세 사는 자의 편리함을 얘기해서 이런 말을 하는 것이 웃기지만 월세를 살아서 정수기를 함부로 들이지 못했다. 싱크대 수도에 구멍을 내야 하는 주인의 허락을 받아야는데 구멍을 뚫어도 되냐고 묻는게 귀찮아서 줄곧 생수를 사 먹었다. 그러다 보니 페트병 쓰레기가 너무 많이 나온다. 우리가 쓰는 플라스틱 포장재 중에 14프로만 재활용이 된다고 하던데 내가 여태껏 자연에게 무슨 짓을 벌였나 모르겠다. "주인에게 정수기 놓을 호수가 없으면 허락을 받아보고 여의치 않으면 물을 끓여 먹자"

  아무튼 비건 책의 인기, 이슬아, 장기하 등 채식하는 예술가들의 증가로 예전만큼 채식주의자는 까탈스러울 것이라는 편견은 없어졌다. 그래도 우리네 삶에서 채식주의자는 아직 불편함이 많이 따른다.  이제 채식은 까탈스러움의 표현이 아니라 생명을 사랑하는 마음의 표현이라은 것알게 되었으니 "철저히 지키지는 못하겠지만 집에서만이라도 채식을 하도록 노력하자. 그리고 김한민 작가처럼 사람을 위해 죽은 동물인데 그 동물들이 반찬으로 나왔다면 남기지 말고 다 먹는 동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자"

  "FSC 인증 마크가 있는 종이제품, 환경을 생각하는 기업의 제품을 소비하는 노력을 하자"

   그리고 뜬금없지만 종이책을 발간하지 않고도 작가라는 타이틀을 준  "브런치 어플에 감사하며 글을 쓰도록 노력하자." 이책을 많이 만드는것 또한 나무를 베는 일이 수반되어야 하기에 기후 위기를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하지만 나는 e북보다는 종이책을 선호한다ㅠㅠ 지구야 미안)


이 책을 읽은 이상 어차피 멸종할 것인데 의식 없이 소비하고 즐기기만 하고 살아가는 삶은 이제 무책임한 것 같다. 나라도 어차피 족이 아니라 최소한 족이 되어야겠다. 최소한 나는 가까운 거리은 걸어가는 , 최소한 나는 장 볼 때 장바구니를 챙겨가는 그런 삶 말이다. 내 어머니 이야기를 읽는 9살 딸내미에게 이 책은 필독이라고 엄포를 놓아야겠다. 왜 내가 이 책을 읽어야 하냐고 그녀의 짜증이 100프로 예상 가능하지만 기필코 내가 이겨야겠다. 내가 이길 수 있는  무기, "맛있는 거 사줄게"로 말이다. 다행히 그녀는 나물 반찬을 좋아한다. 나물반찬을 좋아하는 9살 딸내미에게 지구를 위해 좋은 일을 한다고 칭찬하고, 이 책을 읽고 WWF(세계 자연 기금)에 기부를 신청한 나 스스로도 칭찬해주면서 잠을 청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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