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향정 님
- 헤이조이스 커뮤니티 플래너
- 전) 버즈니 Product Manager
- 전) beSUCCESS 스타트업 컨퍼런스 beGlobal 기획/운영
"공대를 졸업하고 행사 기획, 앱 기획을 했습니다. 멤버였다가 눈 떠보니 플래너가 되어 있었고, 제 앞날이 가장 궁금합니다."
[거부할 수 없는 귀여움]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저는 헤이조이스의 커뮤니티 플래너 노향정이라고 하고요. 헤이조이스에서 일을 한지는 8개월 정도 됐고요. 지금은 커뮤니티 운영 및 IT 기획 일을 하고 있고, 제 언어로 표현하면 ‘다른 플래너들이 일을 편하게 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Q. 얼마 전에 있었던 ‘봄밤 파티’에서 헤이조이스 멤버분들에게 무려 ‘비타민상’을 받으셨어요. 뭘 먹고 그렇게 귀여우신가요?(웃음)
몰라요! 아깐 쫄병스낵을 먹었고요. 지금은 자두 에이드를 먹고 있고요. 제가 좋아하는 건 초밥?(웃음)
Q. 제가 보기에도 향정님은 ‘헤이조이스 비타민’ 같아요. 예전부터 이렇게 비타민 같은 존재였나요?
사실 제가 누구한테 ‘비타민 같은 존재’같은 느낌으로 산 적이 별로 없어요. 그전까지는 제가 엄청 부정적이라고 생각하고 살았거든요. 제가 되게 불만 많고 그 불만을 주변에 퍼트리는, 부정적인 사람인 줄 알았어요.
근데 여기 와서 보니까 아닌 것 같아요. 저에겐 주변 사람들이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어요. 주변에 있는 사람들의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이더라고요. 여기서 만난 사람들이 자꾸 저를 귀여워해 주니까 제 밝은 면이 더 드러나고, 그러다 보니 비타민 같은 칭호를 얻을 수 있지 않았나.(웃음) 비타민 같은 사람들이 옆에 있어서 저도 덩달아 비타민이 된 느낌이에요!
['덕질’에 대해 이야기할 때 눈이 반짝거리는 사람]
Q. 덕질의 역사가 길다고 들었어요. 어떤 것들을 덕질해오셨나요?
사실 제 인생에서 덕질을 하지 않았던 시기가 거의 없어요. 중고등학생 땐 야자 시간에 맨날 빅뱅 보고 그랬어요.(웃음) 문구류 덕질도 많이 했고요. 그때는 돈을 벌지 않고 공부만 하는 입장이었으니까 그 정도?
돈을 벌기 시작하면서부터는 완전히 달라졌죠. 2016년부터 모 밴드를 파기 시작했거든요. 그 밴드가 2016년에 전국 투어로 12개 도시를 돌았어요. 그중에 8개를 따라가고 2017년에도 거의 다 따라다녔죠. 그렇게 연차 90%를 걔네들 보러 다니는 데에 쓰고 나니까, 정작 필요할 때 쓸 연차가 없더라고요. 2017년 말에 갑자기 몸이 아팠는데, 수액 맞고 회사에 나갔다가 그날 밤 응급실에 실려갔어요. 약간 내일이 없이 살았어요. 나는 오늘의 덕질만 한다!(웃음)
그때는 거의 전국 여행을 했어요. 이름도 못 들어본 지역 막 다니고, 일본 콘서트도 따라가고, 돈도 엄청 쓰고. 직장을 그만뒀을 때는 다음 월세를 못 낼 정도로 따라다녔는데, 타이밍 좋게 다음 회사에 들어갔죠.(웃음)
Q. 덕질을 위해 입사하신 건가요?
그건 아니고요! 진짜 탕진했다가 ‘아, 다음 월세부터는 부모님 손을 좀 빌려야겠다’ 싶었는데, 다행히 그 정도까지는 안 가고, 돈을 벌 수 있게 됐어요.(웃음)
그러다 지금은 헤이조이스 덕질을 해요. 친구들이 요새 제가 밴드 덕질은 잘 안하는 대신, 회사 덕질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헤이조이스에 어떻게 오게 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개인적으로 굉장히 힘든 시기에 처음 헤이조이스를 알게 됐어요. 퇴사를 결심하고 ‘내 인생에서 다른 걸 좀 찾고 싶다.’ 생각하고 있었던 때였죠. 그러다 대표님께서 헤이조이스에 대해 인터뷰하신 걸 봤는데, 비전이랑 미션에 너무 공감이 되는 거예요. 멤버로 가입하려고 왔다가 ‘같이 일해보지 않겠냐’는 연락을 받았어요. 뒤도 안 돌아보고 왔죠. 제가 한 번 결정하면 바로 행동하는 스타일이거든요. 사실 퇴사 후 두 달 정도 네팔에 여행 가려고 비행기 티켓까지 끊어 놨었는데, 그냥 다 취소하고 왔어요(웃음). 안나푸르나 트래킹 준비까지 해놨다가 다음 주부터 출근! 금요일에 퇴사하고 월요일부터 나왔다니까요.
Q. 미션이랑 비전에 공감했다고 하셨잖아요. 어떤 점이 특히 공감되셨어요?
사실 저는 살면서 여자로서 힘들었던 적이 없다고 생각했어요. 딱히 차별당하고 피해를 보진 않았다는 생각이었죠. 그런데 국내외로 사건, 사고도 많고 미투 운동도 일어나다 보니 여성의 인권에 대해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죄책감 같은 게 들었어요. 사람들이 이렇게 시위도 하고, 적극적으로 여성의 삶을 위해 행동하고 있는데, 나는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다는 죄책감, 책임감 같은 것들이요. 그런데 이런 커뮤니티가 있다고 하니까 ‘내가 여기서 도울 수 있는 게 있으면 좋겠다’ 싶었어요. ‘나리님처럼 멋진 분과 연결되어 있으면, 앞으로 내 인생에 도움 될 일도 있지 않을까?’ 싶기도 했고요. 그래서 ‘무조건 멤버가 되어야겠다!’ 하고 온 거죠.
[덕질을 커리어로 이어가는 능력]
Q. 커리어를 스타트업들로만 채워 온 점이 독특해요. 특별한 계기가 있으셨나요?
스타트업에서 인턴을 한 것이 계기였죠. 그때는 스타트업이 뭔지도 몰랐는데, 선배가 하는 회사에 가보니 거기가 스타트업이더라고요. ‘스타트업이 뭐지? 창업이 뭐지?’ 생각해본 적 없는 질문을 시작했어요. 왜냐하면 그때까지 저는 ‘기업의 시작’이라는 걸 생각해본 적이 없었거든요. 기업이라는 건 그냥 존재하는 줄 알았죠. ‘삼성전자도 처음이 있었겠네?’ 이런 생각을 처음 해봤어요. ‘대기업 들어가서 그냥 부품처럼 일하고 돈 벌면서 살아야지’라고 생각하다가, 한 기업의 처음을 마주치니까 굉장히 흥미롭더라고요.
그 후로 창업 관련 수업들을 들으면서 ‘나는 앞으로 스타트업이랑 관련된 곳에서 일할래!’라고 막연하게 생각하다가, 비석세스(beSUCCESS)라는 스타트업 미디어 회사에 들어갔어요. 거기서 한국의 스타트업들이 한 자리에 모여 자기들을 홍보하고, 원하는 걸 찾게 도와주는 ‘비글로벌’이라는 행사를 만들었고요. 그렇게 많은 스타트업들을 접하다 보니, 그런 스타트업 안에서도 일을 해보고 싶더라고요.
Q. 이야기를 듣다 보면, 커리어를 선택하는 데에 있어서도 덕질을 하는 것 같아요. 어느 순간 하고 싶은 게 생기면 그 쪽으로 이직을 할 정도로 좋아하네요.
고민이 별로 없는 사람인 것 같아요. 공부나 일을 왜 하는지 모르면 안하듯이, 고민도 왜 해야 되는지 몰라서 안하는 느낌? 고민하면 뭐 해. 고민하면 답이 저절로 생기나? 배워서 하다 보면 알겠지! 누가 나한테 기회만 준다면.(웃음) 원래 제 목표 아닌 목표가 그거였어요. 30살이 되기 전까지는 해 볼 수 있는 걸, 하고 싶은 걸 다 해보는 것.
[Welcome Home! 헤이조이스]
Q. 만약 멤버로 참여한다면, 어떤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싶어요?
일정만 되면 다 하고 싶어요. 제가 생각해도 잘 만든 프로그램들이 너무 많고, 연사분들 이야기도 일 안 하고 앉아서 차분히 듣고, 적고 싶거든요.
다른 멤버분들이랑 막 수다 떨고 싶기도 해요. 플래너로서 이야기 나누는 시간이 간혹 있는데, 그 짧은 순간에도 되게 많은 걸 얻거든요. 전 여기서 일하면서 그게 정말 좋아요. 다양한 사람들 만나고, 그 사람들이 어떻게 일하는 지 듣고, 동등한 위치에서 서로 도움을 주고 받는 거요. ‘플래너로서 가끔 참여해도 이렇게 좋은데, 멤버로서 참여해서 이 사람들이랑 만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종종 해요.
Q. 플래너로서 멤버들 혹은 헤이조이스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처음에는 ‘이 커뮤니티가 진짜 잘 됐으면 좋겠다’, ‘진짜 커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왜 그런 편견이 있잖아요. 여자들은 모이면 맨날 화장품 얘기, 남자친구 얘기, 뒷담화, 생산성 없는 얘기나 한다는 편견요. 근데 그건 진짜 편견이라고 생각해요. 여자들이 모이면 다 그런 얘기만 하는 게 아니잖아요. 헤이조이스만 해도 그렇고요. 커리어와 삶에 대해 함께 고민하면서 생산적인 얘기를 나누고, 그렇게 편견을 깨 나아가는 커뮤니티로 자리 잡으면 좋겠어요.
좀 더 바라는 점이 있다면 규모가 더 커지는 거겠죠. 지금도 잘 하고 있지만, 우리만 이야기한다고 해서 세상이 바뀌는 건 아니니까. 방법은 더 고민해보려고요. 그래서 만약 나중에 다른 회사를 가고 다른 일을 하게 되더라도 이 커뮤니티는 계속 있어서, 내가 힘들 때도 Welcome Home! 해 줄 수 있는 그런 곳이 되면 좋겠어요.
Q. 헤이조이스의 비전, ‘영원히 나답게’! 향정님이 생각하는 '나다움'은 무엇인가요?
이 질문을 멤버들한테 몇 번 했었는데, 저한테는 하지 않기를 바랐어요. 너무 어려워요. ‘나답게’가 뭘까요? 나답게 사는 건.. 그냥 지금처럼 살면 되지 않을까요? 지금까지 충분히 남의 조언에 귀 기울이지 않고, 나답게 살아왔거든요.(웃음) 누가 뭐라든 제 마음대로 살긴 했는데 모르겠어요. 나다운 게 뭔지 아직 잘 모르겠네요. 나이가 들면 알려나요? 아, 이제 앞으로 멤버들한테 이 질문 못하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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