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자기 이해',후 습관

내가 되고 싶은 건 어떤 사람인가

by 재애

올해부턴 달라질 거야!


여러분들도 나처럼, 올해도 어김없이 새해 다짐을 정해보았으리라 생각한다. 늘 그렇듯이 지켜지지 않는 새로운 목표를 새해 첫날 정했었다. 간식비 줄이기, 핸드폰 쓰는 시간 줄이기, 책 30권 이상 읽기 등등등. 이제 올해도 절반이 흘렀다. 6개월 동안 나의 간식비는 그대로였고, 핸드폰은 늘 나를 중심으로 반경 50cm 안에 있었다. 다행히도 책 읽는 재미가 부지런히 늘어 21권을 읽었고 22권째도 거의 다 읽어 간다. 하나라도 지켜냈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새롭게 좋은 습관을 들이려고 하거나 안 좋은 습관을 없애려고 할 때 습관 들이기와 관련된 책을 읽곤 한다. 그동안 참 여러 책을 읽었지만 정작 실천하지 않으니 좋은 책이었는지 아닌지도 확인할 수 없었다. 이번에는 제임스 클리어의《아주 작은 습관의 힘》을 읽었다. 저자가 알려주는 방식을 하나씩 따라 해 보며 읽다 보니 한 달째 읽는 중이다.




나에게 맞는 습관을 들여야 하는 이유


이 책의 내용 중 '습관에도 적성이 있다'라는 챕터가 인상적이었다. 여기서는 아무 습관이나 들이기보다는 자신에게 잘 맞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은 이유를 설명한다. 그리고 자신에게 맞는 습관을 찾기 위해 꼭 해보아야 할 질문을 소개한다. 여기에 나온 질문을 보고, 나는 단지 나에게 맞는 습관을 찾기 위함뿐만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나를 알기' 위해서도 아주 유용한 질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 덕후'로서 이렇게 글로 저장해두려 한다. 여러분들도 꼭 스스로에게 질문해보며 자기 자신을 찾아보길 바란다.


각 분야마다 성공한 사람들이 있다. 세계 신기록을 달성하는 스포츠 선수부터, 억대 자산을 벌어들이는 사업가 등 어디에나 성공 케이스는 존재하기 마련이다.《아주 작은 습관의 힘》에서 저자는 '스포츠든 비즈니스든 분야에 최적화된 습관'이 존재한다고 말한다. 성공을 이룬 사람들은 태생적으로 타고난 재능도 물론 있었겠으나, 그와 일치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었기에 남들보다 더 수월하게 해낼 수 있었다고 설명한다. 내가 성공을 이루고 싶은 분야에서 노력하여 성취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쁠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인 한계를 고려하고 자신이 잘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아 노력하는, 냉정한 판단도 분명 필요하다. 이 책의 저자는 성격을 이해하는 것이 자신이 잘할 수 있는 분야를 찾는 것과 그에 필요한 습관을 알기 위한 첫 단계라고 설명한다.




내게 맞는 일을 찾기 위한 질문


그렇다면 어떤 질문들을 해보며 나의 성격과 잘 맞는 영역을 찾을 수 있는지 살펴보자. 저자가 소개한 질문들은 다음과 같다.


[질문 1] 무엇을 하면 재밌을까? 다른 사람들에게도 재밌을까?


'무엇을 하면 재밌을까?'는 나의 흥미를 묻는 질문이다. 내가 좋아하고 즐길 수 있는 일은 분명 다른 일보다는 더 잘할 수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잘 되지 않을 때 참고 견딜 수 있는 한계치도 분명 더 높아질 것이다. 그런데 '다른 사람들에게도 재밌을까?'라는 질문은 한 번에 이해되지 않았다. "나한테만 재밌으면 된 거 아니야? 다른 사람들이 어떤지는 왜 알아야 하지?"라고 생각했다. 이에 대해 저자는 '어떤 일이 맞는다는 건 내가 그 일을 좋아하느냐보다는 그 일에 따르는 고난을 다른 사람들보다 쉽게 다룰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라고 설명했다. 아, 그렇구나. 어차피 좋아하는 일을 하더라도 성공은 갑작스럽게 찾아오지 않는다. 특출 난 재능이 없다고 한다면 결국 오랜 시간을 공들여 노력하는 장기전을 펼쳐야 한다. 그러려면 단지 즐기는 것만으로는 불가능하다. 가장 중요한 건 '포기하지 않는 힘'이다. 그리고 흥미라는 것은 포기하지 않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볼 수도 있겠다.


나는 무엇을 할 때 재밌을까? 우선 사람들을 만나 대화를 나누는 게 즐겁다. 나는 말을 많이 하며 분위기를 주도하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그저 한 공간에 함께 있으면서 여러 이야기를 나누는 게 즐겁다. 동시에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아한다. 좋아하는 노래도 듣고, 게임도 하면서 세상에 오직 혼자인 것처럼 보내는 걸 즐긴다. 아는 체하는 걸 좋아한다. 내가 공부를 하는 이유에는 아는 체하기 위함도 아주 큰 부분을 차지한다. 예전에 방영했던 '알쓸신잡'은 정말 나의 로망 그 자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럼 이런 것들이 다른 사람에게도 재밌을까? 그럴 것 같다. 그렇지 않은 사람도 분명 있겠지만, 많은 사람들도 재밌어할 것 같다. 그럼 남들에 비해 내가 더 잘 견딜 수 있는 건 뭘까? 사람을 대하는 데 있어 스트레스를 덜 받는 것 같은데 확실히는 모르겠다. 오랜 시간 외로웠기 때문인지 외로움도 제법 잘 견딘다. 음...... 이것만으로는 나와 맞는 영역을 알아내기 어렵겠다.


[질문 2] 무엇이 시간 가는 걸 잊게 하는가?


어떤 일이든 잘 해내기 위해서는 집중력을 발휘하여 몰입할 수 있어야 한다. 몰입하는 경험은 그 자체로 행복을 느끼게 해 주며, 몰입이 있을 때 가장 최선의 결과도 낼 수 있다. 저자는 '몰입 상태를 경험하지 못하면 어느 정도 수준에서는 그 일에 대한 최소한의 만족감도 얻지 못한다.'라고까지 단호하게 말한다. 그런데 몰입을 경험하기란 생각 이상으로 어렵다. 여러분들에게 최근 1년 동안 가장 몰입했던 순간은 언제인지 묻는다면, 여러분들은 어떤 답변을 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나에겐 적어도 1년 간은 몰입의 경험이 찾아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불안에 취약한 사람일수록 몰입하기 어렵다. 내가 몰입과 서먹한 사이가 된 것도 제대로 돈을 벌어먹고살 수 있을까에 대한 불안이 짙어지기 시작하면서부터였다. 만약 여러분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할 수 있는 일을 가지고 있다면 정말 부럽다.


[질문 3] 다른 사람들보다 내게 더 많은 보상을 돌려주는 것은 무엇인가?


이 질문은 '가치관'에 대한 질문이라고 느껴졌다. 사람들마다 지니고 있는 가치관이 다르다. 무엇을 중요시하는지에 따라서 더 자주 하거나 덜 하는 행동도 정해진다. 어떤 가치관을 지녔는가에 따라 들이고 싶은 습관과 없애고 싶은 습관도 다를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연봉이 높은 직장이 최고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연봉'이라는 것이 다른 사람들이 느끼는 것보다도 나에게 더 크게 다가오는 보상이기 때문이다. 반면에 연봉은 다른 직장에 비해 적더라도 여가시간이 충분히 보장되는 걸 선호하는 사람들도 있다. '여가시간'이라는 것이 다른 사람들보다도 특히 나에게 더 소중한 보상이기 때문이다.


내게 다른 사람들보다 더 크게 느껴지는 보상은 '인정'이다. 아는 체를 하는 것 자체로는 전혀 즐겁지 않다. "대체 그런 건 어디서 주워듣냐?"라거나 "와, 그렇구나. 몰랐어."라는 반응이 나와야 즐겁다. 이러한 반응은 '나는 모르는 걸 너는 아는구나', '넌 아는 게 많은 사람이구나'라는 인정을 보상으로 주기 때문이다.


[질문 4] 무슨 일이 자연스럽게 다가오는가?


위의 세 가지 질문들에 답변을 적어보다 보면, 우리의 생각 속에 숨어 있는 함정 하나가 작동한다. 바로 '사회적 기준'이다. 사회적 통념이라고도 할 수 있고 문화적 선호라고도 할 수 있는 이 기준은, 오롯이 나만의 가치 기준이 아니다. 따라서 나를 이해하는 작업을 하기 위해선 이 기준에서 벗어날 수 있어야 한다. 저자는 그동안 배운 것, 사회가 우리에게 말해준 것, 다른 사람들이 우리에게 기대하는 것 모두 무시하라고 말한다. 오직 '나의 내면'에게 물어야 한다고. 그러면서 '내게 무엇이 자연스럽게 느껴지는가? 언제 살아 있음을 느끼는가? 진짜 내 모습은 어떤 것이라고 느끼는가?'를 질문하라고 말한다.


나는 공동체 속에서 어떠한 역할을 지니고 있을 때 살아 있음을 느낀다. 나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이 아니더라도, 나 스스로 공동체 속의 구성원이라는 걸 느끼게 해주는 역할을 얻고 싶어 한다. 이 역할은 아주 사소한 것일 수도 있다. '조용하지만 할 말은 하는 사람' 역할일 수도 있고, '재미없지만 착한 사람' 역할일 수도 있다. 때론 '아무것도 안 하면서 입만 나불대는 사람'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 역할이 자연스러운 내 모습과 맞닿아있을 때 나는 한없이 행복하다.


나는 질문들에 대한 답을 꽉 쥐고서 나의 영역을 찾아보고자 한다. 여러분들도 이 질문들에 답을 달아보면서,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를 찾아보기 바란다. 그러고 나면 그런 사람은 어떤 습관을 지니고 있을지 상상해보라. 바로 그 습관을 들여보면 된다. 책을 많이 읽는 게 좋다거나, 미라클 모닝을 실천해야 한다거나, 모두 좋은 습관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내가 되고 싶은 모습에 정말 필요한 것일까? 나는 아침부터 사람을 만날 생각은 추호도 없다. 굳이 꼭두새벽부터 일어나는 건 내가 되고 싶은 모습에는 없어도 딱히 문제없는 것이다. 하지만 책은 많이 읽어야 아는 체할 수 있어서 읽는다. 여러분들도 단순히 직업이 아닌, [어떤 사람들과, 어떤 장소에서, 어떤 행동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은지를 찾아, 그에 필요한 습관을 들여 나가길 응원한다.



참고] 제임스 클리어,《아주 작은 습관의 힘》, 비즈니스북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