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좋은 보편적 추구미

고전주의 특징

by VIVA


고전주의는 중세의 안티테제로 르네상스를 통해 다듬어진 미의 기준이었다.

신에서 인간이라는 무게추가 넘어가는 시대적 흐름과 더하여

신흥 시민 계층이 기존의 귀족 문화와 다른 차별화를 하려는 의도가 잘 반영되어 있다.

귀족 문화가 폐쇄적이고 지나치게 구별하려는 의도로 다분히 있다면

고전주의는 사회 전체 계층을 아우르는

인간 본성과 자연에 기초한 보편적 인간 성품을 바탕으로 했다.

헬레니즘 문화를 이야기할 때 나온 보편적 가치와 유사하다.


고전주의는 프랑스를 중심으로 시작되었다.

30년 넘는 신교와 구교의 내전으로

많은 사람들은 안정과 평화와 질서를 원했다.

이들은 과도하게 사치하고 쾌락적인 귀족 문화와

인간의 욕망을 억압하는 중세 문화를 거부하면서

이성과 합리에 기초한 인간 본연의 보편성을 추구했다.

현실적인 인간의 삶을 이성적으로 이끄는 구조와 규범을 찾고자 했다.


고전주의는 특정 계층에서 향유된 트렌드가 아니라

사회 전체 계층을 아우르는

본편적 질서와 규칙을 찾아 균형과 조화를 이룩하고자 했다.

이들은 보이지 않는 것을 믿는 신비주의와

중세의 상명하복의 봉건주의를 대놓고 거부하면서

지금 살아있는 동안 좋은 보편적 가치를 추구했다.





고전주의는 철저하게 그리스 로마시대의 고대 문학을 존중하고 모방했다.

아리스토 텔레스의 <시학>에서 말하듯

자연을 있는 그대로 모방한다는 명제를 따른다.

여기서 말하는 자연은 산, 강, 바다, 식물 같은 물질 대상이 아니라,

인간이 억지로 만들어 내지 않는 본성의 상태를 말한다.


자연과 자연스러움에 대한 관심은

중세시대에 지나치게 권위적이고 신성에 사로잡혀

진실한 인간적인 삶에서 멀어졌기 때문에

인간성 그 자체에 대한 모방을 중시하게 된 것이다.


인간의 본성은 인간이라면 누구에게나 찾아질 수 있다고 여겼다.

자연스러움과 더불어 보편성이 고전주의의 특징이다.

보편성은 '인간이라면 당연히'라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당위적인 인간 본성의 공통분모를 뜻한다.

시대와 문화가 달라도 보편성에 기초한 작품은 공감대가 크고 넓다.

감수성과 상상력은 사람마다 다르다. 하지만 이성은 만인 공통이라 여겼다.


이런 시대적 분위기로 문학 작품은 특수하고 개별적인 것보다

보편적인 주제의식과 인물을 다뤄야 한다고 했다.

보편성은 시간과 문화를 초월하는 힘이 있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보편적인 공감대는 문화의 향유층을 폭넓게 늘리기는 했지만

작가적 상상력과 창의성은 후퇴했다는 시대적 평가도 받는다.


고전주의는 조화와 균형, 품격과 절도가 또한 특징이다.

인간의 이성과 감성의 조화가 억지스럽지 않고

자연스럽게 드러나야 한다는 것이다.

조잡하거나 과장되지 않고 지나치게 극적이지 않은

절제미를 구현해야 한다고 했다.

이는 귀족사회의 규율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무절제한 주관적 감정과 무질서한 자유분방함을 지양하고

외면의 절제미를 통해 인물과 주제를 객관적으로 표현하는 것을 의미했다.


고전주의 작품은 전달하는 재미와 주제 의식이 매우 뚜렷하다.

이는 내용 때문만이 아니라, 구성 때문이기도 하다.

아리스토 텔레스가 말하는 삼단 구성 또는 기승전결의 사단 구성, 거기에 오단 구성까지

이야기가 결말에 이르기 직전 카타르시스로 향해 차곡차곡 감정을 절정에 이르게 하는 구성을 따랐다.

이런 구성적 장치로 정서적 반응과 감동을 통해 재미있게 교훈을 전달했다.


이 모든 것이 복합적으로 일어난 고전주의는 현대 문학에 중요한 업적을 남겼다.

바로 심리 분석과 내면세계의 탐구다.

인간의 보편성을 얻어내기 위해서는 인간의 개별성을 우선 취합해야 한다.

인간의 개별성은 개인의 심리를 관찰하고 분석해서 얻어진 결과다.

이러한 심리 분석은 근현대 심리학 발전에 근거가 되었고

내면 탐구는 작품 속 캐릭터들이 입체적으로 변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그리스 로마 비극 속 캐릭터는 상당히 직선적이다.

이들은 내면의 고민과 갈등보다는 외부의 시련에 휘둘린다.

특히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신탁, 운명의 힘에 좌지우지되었다.

선량하고 모범적인 인간이 갑작스레 거부할 수 없는 불행한 운명에 시달린다.

왕과 영웅은 느닷없이 운명의 노예가 되어 버린다.


고전주의 작품은 그리스 로마의 전형을 따랐다.

하지만 인물들은 내면의 갈등으로 고뇌한다.

인간의 행불이 외부 조건이 아닌 내면의 욕망에서 시작된다.

운명의 장난이 아니라 선택의 결과를 두고 욕망과 사투한다.

인간의 보편적인 감성이 희로애락이 고전주의에 본격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인간 탐구가 더해질수록 작품 속 인물들의 욕망 또한 다양해지고

욕망의 대상도 복잡해진다.

거기에 따른 감정의 결이 다양해지면서

목표 하나만을 생각하고 추구하는

단편적이고 직선적인 캐릭터가 아니라

고민하고 갈등하고 선택 앞에서 저울질하고

욕망 앞에서 우물쭈물하다가 본능을 따르다 사건이 터지는

아주 복잡하고 입체적인 현대적 캐릭터가 등장한다.


자업자득과 지팔지꼰의 캐릭터들이 고전주의에 탄생했다.

이러한 입체적 캐리터들을 통해 독자는 공감하고 반면교사하며

자각하고 깨닫게 된다. 이는 이후 19세기 독일 교양 소설의 전통으로 이어진다.

고전주의 작품의 서사와 비극은 외부의 힘이 아닌

인물의 선택으로 인해 , 내면의 갈등에 의해 만들어진다.


고전주의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전형적이고 때로는 상투적인 느낌이 든다.

보편성과 공통적인 데이터가 쌓이면

특이점이나 반전으로 깊은 갈등과 욕망을 만들어 내지 못하는

상투적인 인물이 되기도 한다.

고전주의 작품을 몇 권 읽고 나면 대략 어떤 결론으로 일어나게 될지

예측 가능하기도 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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