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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플래텀 Jan 25. 2016

“여의도와 스타트업 잇는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되겠다”

인크 고훈 대표 인터뷰

25일부터 크라우드펀딩 법이 정식 시행되며 스타트업 등 중소기업이 대중에게 소액을 투자받을 수 있는 길이 정식으로 열렸다. 기존의 기부, 후원형 크라우드펀딩과는 달리,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은 대중이 직접 기술력과 좋은 아이디어를 가진 기업의 주식이나 채권을 취득할 수 있는 새로운 투자 모델이다.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업력 7년 이하의 창업·중소기업은 이를 통해 최대 7억 원까지의 사업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된다. 정부 측에서도 창업 생태계 확대와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작년 7월 자본시장법을 개정하고 전격적으로 법 도입을 지원해왔다.


크라우드펀딩 중개업체 간 경쟁이 예상되는 가운데 24일, 금융위원회는 온라인 소액투자중개업자 5개 사(와디즈, 유캔스타트, 오픈트레이드, 신화웰스펀딩, 인크)를 발표했다. 이들 5개사는 25일 펀딩 청약 업무가 허용된다.


크라우드펀딩 시장에 출사표를 내던진 인크의 고훈 대표를 만나봤다.



애널리스트로 살다가 창업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뭔가. 


창업이전 애널리스트로서 기업 분석 업무를 오래했다. 중소형 상장사를 분석하는 팀에 있으면서, 비상장 기업 분석도 맡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스타트업 업계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작년 6월 옐로 금융 그룹이 출범하면서 합류하게 됐는데, 크라우드펀딩 법이 작년 7월 통과되면서 본격적으로 이 일을 해보겠다고 나섰다.


24일, 인크가 온라인소액투자중개업자로 정식 등록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본격적인 크라우드펀딩 법 시행 일자인 25일을 기점으로, 인크는 어떤 일을 하게 되나. 


기본적으로 자금이 필요한 초기 스타트업이나 비상장 기업과, 투자를 원하는 대중을 연결하는 일을 하게 된다. 25일 오전 9시를 기점으로 인크 인터넷 홈페이지 또는 모바일 앱을 통해 투자를 진행할 수 있다. 자금 조달 이외에도 스타트업의 성장을 위한 다양한 가치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회사명도 인큐베이터를 줄인 말이다. 넓은 의미에서는 엑셀러레이터 역할을 하고 싶다. ‘스타트업을 돕는 스타트업’ 이라는 정신으로 일하고 있다.


총 5개의 업체가 등록됐는데, 그중에서는 이미 3~4년 간 크라우드펀딩 업을 해 온 기업도 있다. 인크의 강점이 있다면. 


여의도 증권가 출신 인력이 축이 되는 회사라는 점이다. 우리 팀이 현재 총 9명인데, 그중 대표인 나를 포함한 두 명의 심사역들이 애널리스트 출신이다. 옐로금융그룹의 대표이사도 펀드매니저 출신이다. 스타트업도 결국 투자자 입장에서는 투자 상품 중 하나다. 기업을 보고 분석, 전망할 수 있는 인력이 만든 플랫폼이기 때문에 투자자들도 더 신뢰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


또 기존의 후원형 크라우드펀딩을 해왔던 기업들이라고 해도 결국 출발점은 우리와 같다. 후원형과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은 완전히 다른 산업이라고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크라우드펀딩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지만, 실제 대중이 참여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다. 산업 초기에는 전문 투자자가 투자 조건을 검토하고, 일부 금액을 투자하면 같은 조건으로 일반 투자자가 나머지 금액을 메우는 형식의 투자자주도형 모델이 주가 된다. 따라서 이 비즈니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좋은 투자자와 좋은 기업을 플랫폼에 들어오게 만드는 것이다. 투자사 유치 측면에서 우리가 가진 네트워크가 강점이 된다고 본다.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인크를 통해 자금 조달을 했을 때 어떤 이점이 있나. 


결국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의 궁극적인 성공 여부는 후속 투자 유치에 달려있다. 인크는 기존 벤처 투자사와도 파트너쉽을 맺지만, 벤처 생태계 바깥에 존재하는 메이저 투자사를 우리 플랫폼에 끌고 올 계획이다. 얼마 전 DSC인베스트먼트와 협약을 맺었는데 같은 방식으로 파트너사를 넓혀나갈 예정이다. 스타트업은 그동안 만나지 못했던 투자사들을 만나게 된다. 투자사 입장에서도 우리 플랫폼을 통해 어느 정도 선별된 양질의 스타트업을 만날 수 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여의도는 벤처 생태계보다 훨씬 큰 자금을 가지고 있다. 지금까지 스타트업 투자에 대한 관심이나 기회가 없었던 메이저 투자자들도 최근 1,2년 동안 비상장 주식 투자도 병행해야 한다는 각성을 하기 시작했다.


이유는 뭔가. 


성공 사례들이 나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카카오다. 여의도 모 자문사가 카카오에 투자해 성공 신화를 쓰기 시작한 것을 계기로, 타 자문사들도 자기 자본 일부를 비상장 주식에 투자하기 시작했다. 상장 주식의 성장성이 떨어진 것도 한 이유다.


메이저 투자사와 스타트업의 접점을 넓히는 플랫폼이라는 게 인크의 주요 강점이라고 볼 수 있겠다. 


그렇다.



구체적인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의 과정은 어떻게 되나. 


일단 우리가 발굴하거나, 펀딩을 희망하는 기업에 대한 기본적인 심사가 진행된다. 법적으로 펀딩이 가능한 요건을 갖추고 있는지를 정관부터 주주 구성에 이르기까지 검토하게 된다. 그 이후에는 예탁 결제원, 증권 금융원 등과 계약 맺는 과정을 기업에게 우리가 안내한다. 투자 조건과 목표 금액 등을 설정해 중개 계약을 맺는 것이 일련의 절차다.


기업은 모금 희망 금액의 80%를 달성해야 투자를 받을 수 있다. 80%가 넘었을 경우, 주식을 발행하고 주식 관련 업무를 예탁원으로 보내 주주들 증권 계좌의 주식을 넣는다. 발행이 끝나고 나면 기업은 연 2회 정도 실적에 대해 주주들에게 공시해야 한다. 모금 시점부터 1년 동안은 법적으로 주식 거래가 불가능하다. 우리의 역할은 1년 후 시장에서 이 주식이 자유롭게 거래될 때까지 그 기업을 집중적으로 관리하는 것이다. 기업이 빠르게 성장해 상장까지 하게 된다면, 여의도에 있는 메이저 금융 회사와 연결해 후속 투자를 도울 수도 있다.


그 과정에서 인크의 비즈니스 모델은 무엇인가. 


증권사 투자은행(IB) 모델과 같다. 펀딩 금액에서 얼마 간의 수수료를 취한다. 통상적으로 5~10% 사이다. 펀딩 금액에 따라 단계적으로 수수료를 부과할 예정이다.


작년 12월에는 3억 규모의 자체 크라우드펀딩도 시도했다. 어떤 경험이었나. 


투자자주도형 크라우드펀딩을 시범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자회사인 옐로금융그룹을 리드 투자자로 내세웠다. 옐로금융그룹이 1억을 투자하고, 나머지 2억을 대중이 투자하는 것으로 투자 구조를 짰는데, 결국 옐로금융그룹이 1원도 투자를 못 했다. 대중이 3억 원을 꽉 채워줬기 때문이다. 3억이 크다면 큰돈인데 과연 달성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을 접게 만들어준 결과였다.


앞으로의 사업 방향성 등에 대해서 조언해 준 일반 투자자들도 있었다. 우리가 그리고 있는 스타트업과 투자자 간 바람직한 소통 관계를 경험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유의미했다.


또 결과를 보면서 비상장 주식 투자가 꽤 대중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예전에는 소위 말하는 선수들만 투자했다면, 지금은 주식 투자 경험이 있는 일반 회사원들도 비상장 투자를 많이 하더라. 또 인터넷으로 돈만 이체하면 투자할 수 있는 손쉬운 환경이었기 때문에 많이 참여해주신 것 같다. 산업 자체에 대한 가능성도 확인할 수 있었다.


크라우드펀딩 법 통과가 지난 7월에 됐는데, 시행이 당장 올 1월이다. 속도가 굉장히 빠른 편인데, 관련 법에 보완되어야 할 점은 없나. 


먼저 투자 한도가 너무 낮다는 게 문제다. 개인 투자자는 한 기업에 200만 원, 1년 동안 500만 원을 투자할 수 있다. 시장 활성화가 되기에는 너무 한도가 낮다.


또 국내 핀테크 산업 자체가 아직은 절름발이에 불과하다. 당장 25일 법이 시행된다고 해도 아직은 익스플로어와 액티브엑스라는 족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온라인 투자 역시 인터넷 뱅킹 수준의 보안 프로그램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작년 한 해 정부 측의 활발한 움직임이 있었지만, 앞으로도 규제는 계속 풀려야 한다고 본다.


규제나 시장 차원에서 볼 때 크라우드펀딩이나 핀테크 측면에서 본보기가 될만한 이상적인 국가는 어디라고 보나. 


핀테크 유형을 미국, 유럽, 중국으로 나누어서 보자면 일단 미국은 실리콘밸리 중심으로 민간 창업이 산업을 주도하고 있다. 영국의 경우 민간 창업과 정부 지원이 좋은 시너지를 내는 사례다. 중국은 아예 규제가 마련되어 있지 않으니 전자상거래 자이언트들이 나서서 하고 있다.


한국은 정부가 밀어붙여아 민간 기업이 따라가는 형태다. 가장 이상적인 모델은 유럽형 모델이 아니겠나. 특히 영국의 경우 정부가 많이 간섭은 안하면서 도와줄 것은 도와주고, 민간이 주도하는 형태다. 추구해야 하는 것은 유럽형 모델이지만 사실상 굉장히 이상적이긴 하다. 한국형 핀테크나 크라우드펀딩이 어떤 식으로 자리 잡을 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크라우드펀딩 법은 창업 생태계에 어떤 변화를 가져다줄까. 


지금도 창업이 활성화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 대중적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은 창업을 대중화하는 수단이 될 거라고 본다.


중기청에서 얼마 전 작년 한 해 벤처투자 총액이 2조가 넘었다는 발표를 했다. 금액적으로는 확실히 늘었지만 들여다보면 피투자사의 수는 그렇게 많이 늘지 않았다. 벤처캐피털들이 많이 하는 말 중 하나가 팀을 보고 투자한다는 것이다. 거꾸로 말하면 모르는 팀은 투자하지 않는다는 것이기도 하다. 벤처투자사의 눈에 들지 않은 그림자 영역에 있는 스타트업들이 있다. 인맥에 의해 이루어지는 기존 벤처 투자의 한계를 크라우드펀딩이 개선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한다.


25일을 기점으로 이제 인크는 열심히 달릴 일만 남았다. 마지막으로 인크가 어떤 회사가 되기를 바라는지 말해달라. 


항상 하는 말이 있다. 우리 직원들이 모두 크라우드펀딩을 받아서 창업했으면 좋겠다. 어떤 누가 들어와도 빠르게 성장해서 모두가 대표가 되는 창업 사관 학교 같은 회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인재 영입은 계속해서 하고 있다. 내가 옐로금융그룹에 처음 합류할 때와 마찬가지로, 좋은 인재를 먼저 영입하고 그 이후에 그 사람에게 적합한 일자리를 만드는 게 더 효율이 높은 것 같다. 많은 인재들의 지원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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