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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플래텀 Feb 04. 2016

“내 아이 가르치려고 만든 뇌과학 교육 콘텐츠”

스칸디에듀 김서영 대표

스칸디에듀 김서영 대표는 매년 출간되는 <트렌드코리아>의 공동 저자 다섯명 중 한명이다. 김난도 교수와 함께 올해까지 7권의 책을 출간했다. 2013년에는 지금까지 회자되는 ‘스칸디맘(자녀의 자율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젊은 엄마, 그런 교육관을 가진 엄마)’이라는 신조어를 만드는 데에도 참여했다.


김서영 대표가 창업을 시작한 이유는 독특하다. 해외 교육 트렌드의 변화를 실시간으로 접하다 상대적으로 부족해 보였던 국내 교육 콘텐츠를 인지한 뒤 디자이너도, 영어 전문가도 아니지만 ‘내 아이를 가르칠 교재를 만들어보자’고 시작한 것이 창업으로 연결됐다.


김서영 대표는 1년 간 집에서 손수 제품을 만들었다. 많을 때는 11개의 용역 회사를 혼자 관리해야 했다고 한다. 그림을 그리는 디자이너에게는 어떤 동물이 어떤 표정과 어떤 손모양을 하고 있는지까지 하나하나 설명해주며 교재를 만들었다. 그렇게 혼자 만들어 낸 컨텐츠만 수천 개다.


남편과 자신의 적금을 헌 돈이 종잣돈이 됐다. ‘자기 돈 쓰는 것과 지원금 받아 쓰는 것은 마음가짐 자체가 다르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던 시간이었단다. 하루를 육아와 컨텐츠 개발로 쪼개서 쓰다보니, 잠 자는 시간은 2~3시간이 전부였다고.


“창업가 중에 나만큼 무식한 사람은 없는 것 같다. 보통 요즘 스타트업은 정부나 기관으로부터 장소나 자금 지원을 조금씩은 받고 시작하는 것 같은데, 나는 모아둔 돈을 다 털어 넣었다. 내가 구상하던 것의 98%를 구현한 것도 절박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다.”


그렇게 결과물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할 때 즈음, 정부 기관의 지원을 받아 임대 사무실에 입주했다. 투자도 2015년 연말에 받았다. 쿨리지코너인베스트먼트가 김서영 대표의 열정과 결과물을 높이 평가해 5억 원을 투자한 것이다. 본격적인 ICT 분야 창업이 아니기 때문에 투자 유치가 쉽지 않을 거라 예상했지만 완성도 높은 실물 제품을 확인하고는 흔쾌히 투자를 결정했다는 후문이다. 투자 과정에서 심사역 중 한명은 “이번 사업이 망할 수도도 있지만, 김서영 대표가 다른 아이템으로 창업을 한다고 해도 또 다시 투자할 것”이라고까지 말한다.


“출판업에 종사하는 지인이 완성물을 보고는 ‘이 교재에 네 영혼이 들어있는데, 소비자들이 그걸 모를 리 없다’고 말해줬다. 반신반의했는데, 실제 교재를 구매한 엄마들이 내가 의도했던 아주 작은 디테일까지 알아채고 후기를 남겨주더라. ‘진심으로 하면 뭐든지 할 수 있다’는 것을 그 때 알았다.”


육아 덕후 엄마가 만든 우뇌 교육 콘텐츠


‘생후 36개월을 잡아라’


아이를 우뇌가 발달한 인재로 키우고 싶은 엄마라면 바로 이 36개월 안에 승부를 봐야한다. 안타깝게도 36개월 이후에는 좌뇌의 발달로 우뇌의 성장이 더뎌지기 때문이다. 사람의 우뇌는 이 기간동안 극단적으로 발달하다가 6살이 되면 성장을 멈춘다.


우뇌는 이미지의 뇌다. 상상력 창의력은 물론 학습 능력과도 직결된다. 우뇌가 많이 발달한 사람은 이미지로 아주 세세한 부분을 기억해내는 ‘포토카피(photo copy)’ 능력을 갖는다. 스칸디에듀가 만든 ‘브레인나우(BrainNOW)’는 우뇌자극 교수법으로 유명한 그렌도만 박사의 플래시 메소드(flash method) 기법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실제 과학적으로도 효과가 있는 교육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대형병원 정신과 교수, 언어교육학 교수, 아동학과 박사 등 각 분야 전문가의 자문을 받았다. 2개의 박스로 구성되어 있는 제품에는 교재, 교구 뿐 아니라 앱과 DVD도 포함되어 있다. 단어 카드나 책을 세이펜(saypen)이라는 스마트펜으로 터치하면 음악과 발음 등이 흘러나오게 만들어졌다.



해외에서는 뇌교육과 관련된 유아 교육 컨텐츠가 대중화되어 있지만 국내에서는 드물다. 국내 아동 전문 출판사들은 연구·개발에 소극적이고, 잘 팔린 교재들만 몇 번을 재판해서 내기 때문에 트렌드에 뒤쳐져 있다는 것이 김 대표의 설명이다.


“아이들이 아니라 엄마들이 달라졌다. 지금의 엄마들은 조기교육 1세대다. 자기네들이 그렇게 자라왔기 때문에, 아이들 교육에 아낌이 없다. 또 이미 엄마들이 너무 세련된 입맛을 가지고 있다. 해외 직구를 통해 이미 양질의 컨텐츠를 맛본 엄마들에게 국내 컨텐츠는 성에 안찬다. 좋고 나쁜 것을 구분할 수 있는 깐깐한 소비자가 된 것이다. 하지만 정말 제대로 된 교육 컨텐츠를 목숨 걸고 만드는 출판사가 국내에는 거의 없다.”


스칸디에듀는 2월부터 본격적인 브레인나우 판매에 돌입하고, 향후에는 ‘우뇌 교육’을 핵심으로 다양한 언어로 콘텐츠를 확장할 계획이다. 현재는 대만에서 국내의 YBM 정도 규모의 교육 기업과 협업 내용을 논의하고 있다. 이후에는 언어 뿐 아니라 음악, 프로그래밍 등 다양한 과목으로도 뻗어나간다는 계획이다.


엄마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창업


국내 스타트업 업계에 여성 창업자는 얼마 없다. 엄마 창업자는 더 없다. 하지만 김서영 대표를 인터뷰하면서 굳이 이 사람을 여자나 엄마의 틀 안에서 해석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 고민해보게 되었다. ‘엄마 창업가를 위한 사회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가?’라는 질문에 김대표는 단호하게 ‘역차별’이라고까지 말했다.


“나는 엄마를 사회적으로 보호해야하는 대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 것까지 보호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면 창업을 하지 말아야 되지 않을까. 육아와 창업을 병행하는 것이 고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모든 창업가가 치열하게 산다. 200%로 열심히 사는 것 밖에는 답이 없는 것 같다.”


매체에서 사용된 ‘엄마 창업가’, ‘미모의 연구원’ 같은 수식어를 걷어내도 김서영 대표는 충분히 재능과 열정있는 창업가였다.


하지만 김서영 대표가 엄마이기 때문에 창업가로서 갖게되는 강점도 분명히 있다. 엄마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는 점에서 말이다.


“엄마이기 때문에 가질 수 있는 감수성이 있다. 또 아이를 바라보는 관점 자체가 다른 사람들과는 다르다. 브레인나우는 내 아이를 생각하며 만든 교육 아이템이다. 아이가 성장하면서 변화하는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다양한 교육 아이템을 개발해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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