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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플래텀 Feb 17. 2016

의료관광 시장을 스타트업 눈높이로 개선한다!

왜곡된 국내 의료관광 시장을 재정의하고자 나선 스타트업이 있다. 중국 관광객 대상 의료관광 서비스 플랫폼 메이즈한(美之韓, 한국의 미라는 뜻)을 운영하고 있는 어게인트웬티다.


병의원, 약국 개업 컨설턴트 출신의 이문기 대표는 외국인 의료관광에 대한 불편한 진실을 가감 없이 접했다. 활동하고 있는 브로커들 조차도 이대로라면 신뢰의 문제로 인해 시장이 죽어버릴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누구도 쉽게 나서지 않아 직접 창업했다.


호기롭게 시작했지만 과정이 호락호락했던 것은 아니다. 서비스를 론칭하자 마자 메르스 사태가 일었고, 론칭부터 넉 달 동안 메이즈한을 찾은 고객은 단 한 명이었다. 이 시기를 꼭 버텨내야 한다는 생각으로 팀 모두가 똘똘 뭉쳤다고 한다. 대외적으로는 온라인 마케팅 대행을 하며 운영비를 마련했고, 내부적으로는 고객응대 매뉴얼을 제작하고 교육을 하는 듯 향후 서비스 운영에 필요한 내실을 다졌다. 메이즈한은 메르스 사태가 지나간 후 고객 수는 차차 늘었고, 현재까지 한 건의 컴플레인 없이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국내에서 중국인 고객들로부터 긍정적인 지표를 얻은 이들은 현재 중국 직접 진출을 앞두고 있다. 현지에 법인을 설립해 보다 편리하게 상담을 받고 의료관광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돕겠다는 것이다.


투명한 가격과 신뢰를 통해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의료관광 시장을 만들겠다는 어게인트웬티 이문기 대표를 만났다.


(주)어게인트웬티 이문기 대표


회사 및 서비스에 대한 소개 부탁 드립니다.


어게인트웬티 대표 이문기입니다. 어게인트웬티는 많은 이에게 제일 좋았던 시절인 ‘스무살로 돌아가자’라는 뜻인데요. 최근 왜곡된 의료관광 시장을 스타트업의 눈높이에서 개선해 나가고자 노력하고 있는 팀입니다.


현재 저희가 운영하고 있는 서비스는 중국인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한 의료관광 서비스 플랫폼 메이즈한입니다. 한국 의료관광을 원하는 중국 관광객들은 메이즈한을 통해 병원정보, 시술정보, 시술가격 등을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고, 실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고객들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한 다음, 최적의 맞춤형 상품을 제안해드리고 있죠. 알리페이로 결제도 가능하고요.


수익모델은 의료서비스 중개에 따른 수수료와 여행상품 패키지의 판매로 구성됩니다. 마진율이 기존 여행사보다는 높은 편이지만, 의료관광 중개업자를 통하는 것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현재 서비스의 아이템을 어떻게 발견한 건가요?


중국인 의료관광 시장은 과도기를 거쳐서 성숙기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했습니다. 고소득층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관광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요. 자연스레 의료관광에 대한 지출도 늘어나고 있는 상태이죠. 다만 고품질 의료서비스에 대한 수요는 늘어가는 것에 비해 중국 현지의 의료 서비스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요. 자연스레 해외 의료관광을 선택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것이죠.


이중 우리나라를 선택하는 중국 의료관광객은 전체 중국 의료관광객 중 1.3%에 불과해요. 성장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국내 의료 시장도 기존에는 상담 전에는 수가를 공개하지 않는 프로세스로 진행하다가 현재는 저렴한 수가와 차별화된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광고하고 있는데요. 외국인환자 대상으로도 이런 모델로의 변화가 유효할 것이라고 봤어요.


언제 시작한 건가요?


2014년 초부터 준비해서 그 해 8월에 법인 설립을 마쳤습니다. 개발과 함께 제휴병원들을 확보하기 시작했죠. 초기 파트너사 구축에 6-7개월 정도 소요된 것 같아요.


초기 파트너사는 어떻게 확보한 건가요?


초기에는 지인들 위주로 시작해 소개받는 형태로 시작했고, 실력 있는 병원들만 직접 컨택하는 형태로 파트너십을 맺었어요.


병원 측으로는 저희가 외국인 환자 유치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고, 고객에게 투명한 가격을 공개함으로써 시장을 키워나갈 생각이라고 소개했죠. 당시 의사들 사이에서는 ‘속된 말로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브로커가 챙긴다’는 생각이 만연해 있었는데요. 상생할 수 있는 메이즈한의 모델이 많은 공감을 받았던 것 같아요.


현재 파트너사는 뷰티샵 등을 포함해 40군데 정도 됩니다. 이 수를 더 이상 늘리고는 있지 않은 상태예요. 병원 수가 많은 것보다 저희가 선별한 믿을 수 있는 병원을 소개하는 것이 플랫폼 신뢰도 측면에서 맞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고객 현황은 어떤가요?


서비스를 처음 론칭했을 때는 6월부터 9월, 넉 달 동안 딱 한 명이 들어왔어요. 메르스 사태가 일어났던 시기였거든요. 그러다 10월에 2명을 시작으로 점차 증가했고, 12월에는 10명의 고객이 메이즈한을 통해 한국을 다녀갔습니다. 현재 평균 7-8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요.


단순히 고객수로 보면 굉장히 작은 수치인데, 고객 당 평균 매출액이 700-800만 원 선입니다. 천만 원을 넘어서는 고객도 있고요. 월 BEP를 맞추는 것에는 큰 무리 없이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객 재방문율도 예약을 포함해 80-90%가 나오고 있고요.


현지 마케팅은 웨이보로만 진행 했는데요. 관련 콘텐츠를 꾸준히 업로드 하고 팔로워를 늘리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웨이보에서 확보한 팬들과의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홈페이지로 유입시켰고요. 속도가 빠르지는 않았지만 입소문의 힘은 느낄 수 있었어요.


메이즈한을 이용하는 고객의 특징이 있나요?


흔히 의료관광이라고 하면 성형외과 쪽 수술만 생각하기 쉬운데요. 우리는 건강검진, 난임, 남성 관련 클리닉, 여성 관련 클리닉도 포함하고 있죠. 고객 규모로 보면 단체 관광객보다는 적게는 한 두 명, 많게는 네 명이 한 팀인 소규모 고객이 대부분이에요. 혼자 오시는 분들도 적지 않고요.


기억에 남는 고객이 있나요?


최근에 난임 문제로 메이즈한을 통해 한국을 찾은 여성 고객이 있었어요. 총 10회에 달하는 진료와 처치를 받으셔야 했고, 그 과정을 저희도 함께 했어요. 처음엔 낯을 많이 가리셨는데, 나중에는 저희 팀원들과 밥도 같이 먹고 쇼핑도 같이 하시더라고요. 저희 팀원들도 고객이 아닌 언니, 동생으로 대했고요.


인공수정에 실패해 3월에 재입국 예정이지만, 다시 메이즈한을 통해 한국에 오겠다고 말씀해주셨어요. 출국 전 숙소에 방문해서 임산부에게 좋다는 엽산을 선물해드렸을 때는 눈물을 보이셔서 저희 팀도 많이 안타까웠습니다.


메이즈한을 통해 한국에 의료관광을 오면 어게인트웬티 직원이 직접 안내를 하는 건가요?


한 팀 당 두 명의 팀원(한국인 1명, 중국인 1명)이 응대를 하고 있어요. 현재 팀원이 열 명인데, 개발자를 제외한 모든 팀원이 고객응대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방문했을 때뿐만 아니라 사후관리 개념으로도 고객을 관리 하고 있는데요. 실제로 고객이 한 번 오면 4박 5일 정도 머물게 되는데, 떠날 때가 되면 정말 저희 팀원들과 언니동생을 하게 되더라고요. 그에 따라 사후관리도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것 같고요. 대체적으로 한 달이나 3개월, 6개월, 1년 단위로 팀원들이 기존 고객과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인은 메이즈한을 이용할 수 없는 건가요?


한국인을 대상으로 의료서비스 중개하고 수수료를 받는 것은 불법이에요. 내국인을 대상으로 의료서비스를 중개하는 업체가 있다면 불법과 편법 사이에 있을 겁니다. 저희는 외국인을 대상으로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요.


대형 병원에서 투자 등과 같은 제안이 있었을 법도 한데요?


대형 성형외과에서 투자를 제안한 곳이 있긴 했지만 받지 않았습니다. 저희가 선별한 병원들을 소개하고, 고객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투자를 받게 되면 이게 어려울 거라고 생각했어요. 소위 말하는 광고판이 될 수도 있고요.


또 저희 플랫폼은 대대적 마케팅을 할 수 없는 중소형 병원들 중 실력 있는 곳들을 소개하는 역할도 하고 있는데요. 신뢰를 통해 양측 고객 만족도의 균형을 맞출 수 있어야 하는데, 관련 기관으로부터 투자를 받게 되면 그게 어려울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대표님이 창업을 하게 된 배경이 궁금합니다.


병의원, 약국 개업 컨설턴트로 활동하면서, 외국인 의료관광에 대한 불편한 진실을 가감 없이 접할 수 있었어요. 이런 상태로는 우리나라 의료관광 시장이 4-5년내로 확 꺼져버릴 수도 있을 거라는 불안감이 생겼죠. 의료관광업 종사자나 브로커들의 예상도 그랬고요.


한편으로 여행사를 운영하신 어머님 덕분에 관광시장에 관심이 많기도 했어요. 투명하고 건강한 의료관광 플랫폼을 만든다면, 지속적으로 외국인들에게 사랑을 받고 시장을 확대해 나갈 수 있을 거라는 판단이 들었어요.


창업 과정에서 어떤 어려움이 있었나요?


어려움이라기보다 시간이 생각보다 오래 걸린 점이 있었어요. 웹개발, 알리페이 승인, 외국인환자유치업 등록 등 서류 작업에 예상보다 시간이 오래 걸렸고, 병원 원장님들을 직접 찾아 뵙고 어게인트웬티가 기존 중개업체들과는 어떻게 다르다는 것을 설명하는 것과 내외국인 수가 차이를 줄이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죠. 결과적으로는 그 시간이 메이즈한의 차별역량이 되어주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어게인트웬티는 어떤 팀인가요? 


초창기부터 함께했고 (메르스) 위기를 함께 버텨낸 가족 같은 팀입니다. 스타트업이라 적은 급여에도 불구하고 저희 서비스에 대한 확고한 믿음으로 지금까지 함께 해오고 있으며, 각 분야에 특화된 맞춤형 인재라 자부하고 있어요.


저는 의료계 인맥과 영업능력이 있고, 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정훈 부대표, 그리고 아이디어가 샘솟는 박수림 컨텐츠 담당이사, 북경대학교 동문회 때는 비행기타고 가서 꼭 참석하는 중국담당 장보은 이사, 탤런트 이준기가 좋아서 한국에 무작정 와서 경희대학교 한국어학과를 졸업한 고객담당 이원씨까지 의료관광에 관한 최고의 팀이라고 자부합니다.


위기를 함께 버텼다면, 팀 내 끈끈함이 남다를 것 같아요.


나름 리스크 매니지먼트를 해왔다고 생각했는데, 메르스는 예상하지 못 했어요. 사업이 위태로울 지경이었죠. 무조건 버텨야 한다는 생각으로 온라인 마케팅 대행으로 수익을 내면서 내부적으로는 고객 응대 매뉴얼을 만들고 교육하는 등 내실을 다지는 시간을 가졌어요. 덕분에 10월에 추가 고객을 받았을 때 아무런 컴플레인 없이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크라우드펀딩을 계획 중이라고 들었습니다. 기대하는 바가 무엇인가요?


중국인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신뢰 문제인데, 이런 신뢰 문제를 좀 더 빠르고 확실한 방법으로 해결하기 위해 크라우드펀딩을 계획하게 되었습니다. 중국 시장을 타겟하는 사업이다 보니 국내에서 마케팅을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었는데, 중국인 관광객들이 우리나라에 있는 지인들에게도 확인을 많이 해보더라고요.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국내 인지도 상승 및 중국 현지 진출 자금 마련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중국 현지 진출도 계획하시는 건가요?


메이즈한은 모바일 웹과 앱을 모두 서비스 하고 있는데요. 중국에는 플레이스토어가 없기 때문에 3자 마켓 등 다른 곳에 올려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지 법인이 필요하고요.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시장을 확장하고자 합니다.


현지 법인 설립을 위한 준비는 거의 끝난 상황이예요. 펀딩이 마무리 되면 바로 돌입할 계획이고요. 중국 진출을 위해서는 꽌시 등 현지 사업에 필요한 요소들이 있어야 하는데, 이 부분은 북경대 출신의 장보은 고문 덕분에 원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중국 내 콜센터를 구축하고, O2O 서비스로 방문 견적을 내주고, 맞춤형 상품을 제공하는 패키지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어요.


추가적으로 소개할만한 메이즈한의 사업계획이 있으신가요?


버짓커머스(Budget-Commerce) 기술로 특허출원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버짓커머스는 예산을 입력하면 예산에 최적화된 상품 패키지를 보여주는 컨셉을 말하는데요. 원하는 가격대뿐 아니라 휠을 돌리는 속도, 클릭 속도, 쿠키 값 등을 분석해 고객 행동 패턴 파악하고, 그에 맞는 상품을 보여줄 수 있는 것이죠. 이 외에도 평일에 수술방이 비는 것에 병원들이 많아서, 이 공간을 활용하여 수익을 함께 낼 수 있는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다양하게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어요.


앞으로의 어게인트웬티의 비전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어게인트웬티는 현재 타겟하고 있는 중국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한 후, 동남아시아, 중동, 러시아, 일본, 미국 등 다른 국가로도 서비스를 확대해나갈 예정입니다. 의료관광 플랫폼 시장이 활성화 된다면, 독자적으로 광고나 마케팅을 하기 부담스러웠던 실력 있는 중소형 병의원의 외국인환자 유치가 늘어날 것이며, 투명한 가격과 신뢰로 고가의 상품들로 접근하기 어려웠던 상위 3-5%의 고객들도 이용하게 되어 전체적인 시장 크기가 증가할 것입니다.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의료관광 시장을 만들 수 있도록 어게인트웬티가 중심이 되겠습니다.


(주)어게인트웬티의 크라우드펀딩 프로젝트는 오는 17일부터 시작되며, 투자형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인크 홈페이지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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