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는 잘 쓰고 있는데 정작 회사에 대해 들어본 적은 별로 없어요.”
아임포트를 운영중인 ‘시옷’을 두고 하는 말들이다. 2014년 10월 론칭 이후 개발자들의 입소문으로 퍼져간 아임포트는 7월 현재 1600개가 넘는 스타트업이 사용중인 결제 플러그인 서비스다. 아임포트는 javascript API와 REST API를 활용해 구성할 수 있으며, 다양한 개발 환경을 지원하는 서비스다.
직접 만나본 회사 대표의 철학이 의미심장했다.
명함 디자인도 독특한 회사
나는 대표이기 전에 개발자다. 명함에 개발자라면 알아볼 수 있도록 ‘코드’를 넣었다. 아무래도 개발자들을 위한 서비스를 만들다 보니 개발자와 유대 관계를 형성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처음 명함 교환할 때 알아보는 이들은 한 마디씩 하더라. 그럴 때면 상대방에게 한 발자국 내딛었다고 생각한다.
오로지 판매자를 위해 회사 로고도 숨긴다.
사업은 5년째다. 아임포트에 앞서 무빙카트 서비스를 선보였다. 무빙카트는 사용자 홈페이지에 우리가 제공하는 소스 코드를 넣으면 홈페이지나 블로그에 판매 기능을 탑재할 수 있는 서비스다. ‘어떻게 하면 판매자 사이트인것처럼 보일까?’ 를 고려해서 개발했다. 자체 UI 디자인도 따로 있었는데 원래 운영하는 사이트와 통일감 있게 보이도록 했다. 우리는 서비스에 우리 회사 로고를 철저히 배제한다. 판매자 입장에서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임포트도 같은 맥락에서 제작했다. 아임포트와 무빙카트 모두 판매자에게 집중한 것이 특징이다.
아임포트? 3번 일할 거 1번으로 줄여주는 서비스다.
간편결제 서비스는 구매자를 위한 것이다. 그렇지만 간편결제는 구현하는 개발자 입장에서 보면 어렵다. 기업 입장에선 간편 결제로 인한 매출이 10만원에서 15만원으로 늘리는게 맞지만, 매출을 5만원 늘리기 위해 들여야 하는 노력이 개발자 입장에서 합당한 것인가라는 고민은 같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개발자들의 편의를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해 왔다.
이제 사용자는 사이트 내에서 결제할 때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시럽페이, 페이코, 카카오페이 등을 다 설치해야 한다. 그러면 이 결제 프로그램을 개발자들은 새로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아임포트가 연동돼 있으면 설정 만으로 이 결제가 수월해진다. 즉, 개발자들이 3번 일할거 1번만 일 할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다. 기술적인 의미에서 PG사를 통합 해주는 서비스라고 보면 된다. 지불을 묶어주는게 PG사라면 그걸 기술적으로 게이트웨이 역할을 하는게 우리 서비스다.
국내에선 우리가 유일하다.
동일방식은 국내에 없다. 외국에선 우리가 하는 일을 PG사가 하고 있다. 국내 PG사는 이부분까지 신경 못 쓰는 점에 착안해 중간에 들어가서 서비스 하고 있다.
부분 유료화가 되기 까지
아임포트를 하나 쓰면 무료, 두개 이상 사용하면 과금을 매기는 ‘부분 유료화’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이를 결정하기 까지 일화가 있었다. 처음 사업할 당시, 우리 서버에서 물건을 팔 때마다 1% 수익금을 받아야지라고 단순하게 생각해서 ‘1% 정책’을 시행했었다. 그런데 서버가 잘 돌아가기 시작하면 우리가 주는 가치와 편리함이 묻히는 듯 보였다. 특히 판매자들이 우리에게 수수료 지급하는 것을 꺼렸다. 이 때 트라우마가 생겨 현재는 부분 유료화를 채택해 운영하고 있다.
판매자의 ‘새는 매출’을 잡겠다…데이터 통계 분석 서비스
올 하반기에 새롭게 출시할 예정인 서비스는 판매자의 편의를 넘어 고객이 몇 번 만에 결제에 성공했는지, 하루 동안 가장 많은 매출 발생 시간 등을 분석해주는 데이터 통계 분석 서비스다. 결제 실패는 특정 플랫폼 문제, 운영 체제 문제 등 다양한 곳에서 변수가 생긴다. 우리는 이 점을 잡아내서 판매자들이 더욱 세분화한 분석을 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이렇게 하다 보면 기업 입장에서 ‘새는 매출’을 잡을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본다.
무빙카트가 1단계, 아임포트가 2단계라면 데이터 통계 분석 서비스는 우리가 내놓는 3단계 서비스다. 현 실정에서 카드사가 정책을 바꾸지않으면 혁신을 일으키기는 쉽지 않다. 그 구간을 100% 추적 하지는 못하지만 최대한 근접하게 가보자는 것이 서비스의 취지다.
개발자로 이뤄진 곳
시옷에는 고객 콜센터를 운영하는 한 사람 빼곤 나머지 팀원 모두가 개발자다. 개발자로 일하는 그들이 개발자를 위한 서비스를 만드는 건 어쩌면 당연한 발상이다.
BM도 없고 팀도 없었다… ‘기술력’과 ‘가능성’으로 받은 투자
2015년 8월 옐로금융그룹(YFG)으로부터 4억 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당시엔 1인기업이었고 매출도 나지 않은 상황이었다. 심지어 폐업을 고려했을 때다. 투자를 받고 심기일전해 사업을 다시 꾸리게 됐다. 투자 계약이 확정된 뒤 심사역에게 뭘 보고 투자했냐고 물어봤다. 내가 가진 ‘기술력과 가능성’이라는 대답을 들었다. 옐로금융그룹도 과감한 결정을 했다고 본다. 운이 좋았다.
투자 받고 나서도 팀 빌딩은 어려웠다.
창업하고 가장 힘든 것이 팀 빌딩이었다. 할줄 아는게 개발밖에 없던 초기 시절엔 제품 개발에 집착했다. 혼자 할 만 하다는 오류에 빠졌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팀빌딩에 대한 아쉬움을 덜 겪었는데 세월이 지나니 팀이 왜 필요한지 알게 되더라. 지금 회사에 나 포함 5명이 일한다. 창사 이래 최대 숫자다. 그전까지는 ‘2’의 고비를 넘지 못했다.
초기 모든 분야에서 가장 많은 경험과 지식이 나에게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사업을 고집대로 몰고가는 경향이 있었다. 돌이켜보면 대표로서의 역량이 부족했다. 회사를 거쳐갔던 비개발자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크다. 그들에게 기술적으로 얘기하다보니 소통이 어려웠다.
개발자의 고충은 직접 듣는다.
C/S는 내가 전담한다. 새벽2,3시에도 관련 문의가 들어온다. 이때 저쪽 개발자도 같은 고생을 하고 있겠구나 싶어 최대한 빨리 고쳐주고 있다. 나와 같은 마음으로 일할 것이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애정어린 충고를 받을 때 기분이 좋다.
기술적인 표현인데 ‘레스트’ 방식이라고 부른다. 편하다는 의미인데, 그 단어가 주는 의미가 현재 다 지켜지고 있지 않고 있다는 것을 통감하고 있다. 고객에게 약속한 서비스를 안심하고 쓸 수 있게 운영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여전히 불편한 부분은 남아 있다. 그것이 고객에겐 불안요소로 작용한다. 그래서인지 욕도 많이 먹는다. 그래도 욕하는 분들이 고맙다. C/S를 처리할 때 우리 서비스가 어떻게 개선되면 좋을 것 같나 하고 꼭 묻는다. 그러면 장문의 편지를 보낸다. 이럴 때 정말 고맙다.
대표이기 전에 개발자
난 대표이기전에 개발자다. 또한 호기심이 많다. 제품 사용법을 알려줬는데 상상치 못한 방법으로 쓰는 사람도 있다. 그래도 좋다. 방법을 알면 알수록 서비스 질은 좋아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서비스 질에 도움이 되는 것이라면 업무량이 많아지더라도 감수할 계획이다.
제주도에서 올라와 감사 인사를 한 대학생이 있었다.
6개월 전에 제주도 지역의 한 대학생이 웹 사이트를 개발하면서 우리 서비스를 사용했다. 이때 문제가 생겨 우리가 살펴봤는데, 우리 측에서 야기시킨 문제가 아니었다. 하지만 그냥 고쳐줬다. 며칠 뒤 우리 사무실로 찾아와 선물을 주며 고맙다고 했다. 기억에 남는다.
앞을 내다보는 사업을 하진 않을 것이다.
난 겪어본 것에서 문제점을 발견하고 계산하는 성격이다. 관행에서 오류를 잡고 문제를 해결하는것을 선호한다. 그래서 트렌드 비즈니스는 잘 안한다. 우리가 내놓을 서비스도 고객 패턴을 예측하지는 않는다. 분석에만 집중하고 있다.
모두를 위한 가벼운 IT 서비스를 만들고 싶다.
‘모두를 위한 가벼운 IT서비스’가 우리의 모토다. 이 비전에 걸맞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 그리고 아임포트는 쉽게 망하지 않으니까 믿고 써도 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웃음)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며 발전할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