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벤처캐피탈 심사역이 제주도에 가서 숙소 호스트들로부터 2000만원 펀딩을 받을 수 있겠느냐고 묻더라. 그래서 바로 제주도에 날아가 업주들을 설득해 우리 주주로 모셨다. 그리고 3일뒤에 그 심사역에게 피드백을 했다 … 그 심사역이 있는 벤처캐피탈이 우리 회사의 투자사가 되었다.”
미스터멘션의 공동창업자인 정성준 대표와 정재혁 이사는 행동파다. 몸을 움직여 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실행에 옮긴다. 그리고 그것이 가장 자신있단다.
두 사람이 2015년 11월 설립한 미스터멘션은 제주도를 중심으로 중장기 관광객들에 대한 숙박 중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스타트업이다. 동명의 서비스 미스터멘션은 2016년 4월 런칭되어 제주도에 500여개, 부산에 100여개의 숙소를 확보하고 있으며, 서울로 서비스 범위를 넓혀가는 중이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글로벌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17년 1월 1일, 햇수 나이 30대에 접어든, 학교 다닐 때 수업이 싫었다는 컴퓨터공학과 출신 대표와 법대 출신 이사를 부산에서 만났다.
시작을 이야기해 보자. 두 사람의 인연은 언제부터 시작되었나?
정성준 대표(이하 정 대표) : 제대한 후 복학한 이듬해다. 대기업 마지막 면접을 앞두고 있을 때, 정 이사에게 전화가 왔다. ‘경성대 학교 앱 만든 개발자냐’고 묻고, 맞다고 하니 다짜고짜 다음날 보자고 했다. 그래서 나갔더니 국수집에서 본인이 만들려고 하는 교육관련 서비스에 대한 프레젠테이션을 하더라. 결론은 그 프로젝트에 참여하라는 제안이었다. 싫다고 했다. (웃음) 일단 취업 준비를 하고 있었고, 정 이사를 잘 모르기도 했기 때문이다.
정재혁 이사(이하 정 이사) : 초기 교육사업을 하다보니 체계적인 시스템을 만들어줄 개발자가 필요했다. 부산에서 이곳저곳 수소문을 해보니 정 대표가 대학생 중 부산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인재라고 누가 추천해 줬다. 그래서 연락했다. 편견이긴 하겠는데, 정 대표는 내가 생각한 개발자 이미지와는 달랐다. 말도 잘하고 열정적으로 보였다. 그래서 함께하자고 했다. 그런데 싫다고 하더라.
그런데 인연이 지금까지 이어졌다.
정 대표 : 정 이사가 이전 사업을 하며 벌어놓은 예산이 있으니 두 달 내 본인이 말한 내용의 어플리케이션을 만들어 줄 수 있겠냐고 묻더라. 한 달이면 된다고 했다. 그렇게 외주 프로젝트로 공동작업을 시작했다. 그런데 정 이사와 자주 만나면서 마음이 바뀌었다. 정 이사가 취업을 안 하고 창업을 하려는 이유도 듣게 되었고, 서로 동질감과 공통점이 많음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곰곰히 생각해보니 내가 대기업에 들어가면 내가 하고 싶고, 즐거워 하는 일, 주변 사람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일은 못 할 것 같더라. 그래서 대기업 입사 준비를 내려놓고 팀에 합류했다. 그게 4년 전이다.
주변 사람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일이 창업과 어떤 관련이 있을까? 창업을 결심한 결정적 이유는 뭔가?
정 대표 : 게임을 좋아해서 자연스레 컴퓨터공학을 전공으로 했다. 깊게 생각을 안 하고 선택해서인지 학교에서 코딩하는 게 정말 싫었다. 그러다 군대를 다녀온 다음에 재미와 흥미를 느꼈던 것이 앱을 만드는 거였다. 처음 만든 것이 경성대 학교 앱이었다. 그걸 만든 이유는 단순하다. 친구가 학교 식단을 스마트폰으로 보고 싶다고 해서 제작한 거다. 그런데 석 달 쯤 지나니 학교 학생 거의 다가 쓰고 있더라. 지나가다 만나는 학생들의 피드백을 반영해 식단표는 물론이고, 도서관 자리, 메신저, 과팅 등 16가지 기능을 넣었다. 내가 만든 무언가를 주변 사람들이 쓰는게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그리고 그게 내 즐거움이자 능력이라고 봤다. 돌이켜보니 어릴 때 가장 기분 좋았던 순간 중 상당수가 주변 사람의 컴퓨터를 고쳐주고 그들이 즐거워하는 것을 보는 거였다.
큰 플랫폼을 만든다거나 돈을 많이 벌겠다는 욕심도 있지만, 주변사람을 모으고 싶다는 것이 창업을 결정한 가장 큰 이유다. 창업하고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서비스를 같이 만들던 동료, 후배들이 본인도 몰랐던 능력을 찾을 때였다. 미스터멘션에서 그들이 자신의 능력을 찾고 행복해하는 모습을 볼 때 즐겁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같은 행복을 주기 위해서라도 회사를 키우고 싶다는 마음이 크다.
정 이사 : 처음부터 창업을 생각했던 것은 아니다. 정 대표와 마찬가지로 나도 취업 준비를 했던적이 있었다. 어느날 취업 상담을 갔더니 토익 900점 기록이 있어야 상담이 가능하다고 하더라. 그래서 900점 점수를 받아 다시 갔다. 그랬더니 어느 대기업에 가보라고 하더라. 그런데 그 회사에 가서 내가 무슨일을 하는지 상담해 주는 사람도 모르고 있었다. 그저 월급 많이주니 그 회사에 가서 정해준대로 하면 된다고 하더라. 연봉만 쫓아 회사에 들어가야되나 싶었다.
학교 다닐 때 좀 이상한 짓을 많이 하고 다녔다. 그중에 취업 안 된 친구들이랑 서울에 있는 선배들을 매칭시키는 것도 있었다. 그런데 때마침 학교에서 창업대회를 했고, 그 아아템으로 최우수상을 받았다. 지원금도 나오고 해서 막연하게 재미있겠다는 마음이었는데, 진짜 사업가들을 직간접적으로 만나면서 그들이 세상을 보는 관점이 정말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그들이 보는 세상을 나도 보고 싶었고, 할 수 있다면 내가 주도하고 싶었다. 빨리 배우고, 빨리 이끌기 위해서는 어느 조직에 들어가는 것보다는 창업을 하는 것이 답이라 봤다.
함께 시작한 소셜러닝 사업을 3년 하다가 숙박 플랫폼(미스터멘션)으로 피보팅을 했다. 이유가 있나?
정 대표 : 3년 정도 해보니 행사 위주로 일을 하게 되었다. 당시 부산에 있는 거의 모든 대학교의 창업캠프를 우리가 다 했다. 매출도 나쁘지 않았다. 그런데 우리가 애초에 생각한 형태가 아닌 장사 느낌이 나는 사업이 되고 있더라. 그래서 그 경험을 바탕으로 플랫폼 사업을 고민했다. 때마침 제주도에 한 달 정도 출장을 갈 일이 생겼다. 호텔에서 자는 것이 비싸기에 모텔에 있었는데 불편한 부분이 많았다. 그래서 살 집을 알아보는데, 그때 ‘제주도에서 한달 살기’문화가 자리잡고 있는 것이 보였다. 살펴보니 주로 블로그나 카페에서 숙박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그런데 문제점도 보였다. 한 달을 살려면 게스트는 100만원 이상을 지불해야 하는데 카페나 블로그를 믿고 결제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고, 호스트는 지속적으로 마케팅을 해야하는데 노출할 방법이 마땅치 않아 보였다. 게스트와 호스트 양쪽이 느끼는 문제를 해결하는 신뢰있는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봤다. 그렇게 초기 미스터멘션을 구상했다.
애초에 창업을 염두에 두고 실행해 오던 사람은 정 이사인데, 현재 미스터멘션의 CEO는 정 대표다.
정 이사 : 나는 시스템적이지 못 하다. 성격도 불같고, 쉴 때 쉬어야 다음에 그만큼 에너지를 일에 쏟을 수 있는 스타일이다. 정 대표는 시스템을 잘 만들고, 전체를 볼 줄 알고, 적재적소에 필요한 것을 배치할 줄 안다. 의사결정 상황에서도 넓게 보고 현명하게 판단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내가 만난 그 어떤 스타트업 대표보다 성실하다. 그래서 CEO에 잘 어울리는 사람이라고 생각했고, 나는 다른 역할이 회사에 더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
서비스 이야기를 해보자. 미스터멘션이 중장기 숙박에 집중하는 이유는 뭔가?
정 대표 : 미스터멘션 1년치 예약 데이터를 모아보니 게스트가 평균 15박을 머물더라. 2015년 통계청이 3000명 설문조사를 한 것에 따르면, 응답자의 10% 이상이 제주도에 일주일 이상 여행가는 것으로 나온다. 10%는 정말 큰 규모 아닌가. 가장 많이 가는 연령층은 3~40대의 주부로 아이를 동반하는 형태였다. 도시 아이들에게 자연친화적 삶을 알려주는 교육적 목적, 힐링여행, 귀농귀촌을 비롯해 장기 여행자, 출장자도 많았다.
통계만 보고 사업을 결정하지는 않았을거라 본다. 언제 시작해도 괜찮겠다는 확신이 들었나?
정 대표 : 2015년 12월 제주도에서 한 달 살기 카페의 가입자가 1만 5천 명이었는데, 3개월만에 6만 명이 되더라. 시장은 분명히 있고, 수요가 빠르게 늘고있다는 판단이 섰다. 여타 뉴스 데이터를 봐도 힐링으로 제주도를 찾는 이들이 더 늘어날거라 전망되고 있었다. 그래서 2016년 2월에 바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처음부터 잘 됐나?
정 대표 : 아니다. 서비스 론칭이후 3개월 동안 한 건도 예약이 없었다. 시스템 문제인지 우리가 수요를 잘 못 판단한 건지 면밀히 살펴봤다. 우리의 중심 수요층은 적게는 30대에서 많게는 50대 까지인데, 이들은 모바일로 예약하는 과정을 불편해 하는 것이 보였다. 그래서 최대한 클릭수를 줄이고, 내부 UI와 UX도 간편하게 개선했다. 그랬더니 5월부터 하나 둘 거래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챗봇을 기반으로 미스터멘션식 컨시어지 서비스를 개발중이다.
정 대표 : 지금은 중장기 숙소 연결 플랫폼이지만, 향후에는 챗봇을 활용해 컨시어지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간략히 말하자면 우리 호스트 숙소 어디를 가든 호텔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예를들어 청소서비스, 맛집 추천 서비스, 음식배달 등이 제공되는 거다. 챗봇을 통해 모바일로 주문을 하면 연계된 제휴사로 연결을 시키는 구조다.
연장선상에서 스마트 도어락도 개발중이다. 우리가 추구하는 방향은 게스트와 호스트 양쪽 모두의 불편함을 없애는 자동 시스템이다. 현재는 호스트는 게스트가 언제 방에 들어오는지, 언제 나가는지 알기 어렵다. 하지만 스마트 도어락을 설치해 놓으면 앱으로 언제 입실했는지 언제 퇴실하는지 실시간으로 알 수 있다. 또 게스트는 숙박 연장을 하고 싶을 때 앱으로 간편하게 연장도 가능하다. 호스트는 숙박관리 자동화, 게스트는 머무는 동안 모든 요구사항을 챗봇으로 해결하는 거다.
챗봇은 자체 개발하나?
정 대표 : 그렇다. 대학교 때 트위터 문장을 분석해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 판단하는 시스템을 개발해 본적이 있다. 그 기능과 챗봇 시스템은 어차피 텍스트를 분석해 자연어 처리하는 것이기에 별반 다르지 않다. 나 스스로 자신있는 것이었고 하고 싶은 거였다. 올해 본격적으로 기술 개발에 들어간다.
챗봇은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가 얼만큼 있는지가 관건이다. 우리가 자신있는 것이 이 데이터 부분이다. 지난해 2월부터 지금까지 데이터를 많이 모았다. 그 데이터를 우리 챗봇 시스템에 적용하면 신뢰도 높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일반 숙박 플랫폼과 미스터멘션의 차이점은 뭔가?
정 대표 : 눈에 보이는 가장 큰 차이점은 한달 가격이 다 나온다는 거다. 여느 숙박 플랫폼은 1박 기준으로 가격이 나온다. 한달을 머물면 할인이 되는데, 따로 할인율이 따로 나오지 않기에 별도의 협상을 해야 한다. 과정도 번거롭고 오래 걸리기에 게스트가 예약하는 것이 번거롭다. 미스터멘션은 호스트와 협의된 한달 가격이 나오기에 그런 번잡함 없이 빠른 예약이 가능하다.
그리고 보통 중장기로 여행을 가는 사람들 상당수가 연령대가 높기에 모바일 사용을 어려워 한다. 그래서 상당수 예약자가 모바일 보다는 전화로 원하는 조건의 숙소를 찾을 때가 많다. 미스터멘션에는 그런 사용자를 위한 내부 예약 추천 시스템이 있다. 우리 CS팀에서 통화 후 5분 안에 원하는 장소 두 군데를 알려준다. 그리고 사용자가 숙소를 결정하면 입금 혹은 결제를 버튼 하나로 치리할 수 있는 링크를 보내준다. 빠른 CS 응대와 빠른 결제를 하게끔 돕는거다. 여타 서비스에서 볼 수 없는 장점이다.
그리고 미스매치를 최대한 줄였다. 미스터멘션에는 100여 명의 수퍼호스트가 있다. 이들중 50명의 숙소에 우리가 직접 가서 사용자 관점에서 영상 촬영을 해서 올려놨다. 아무래도 사진보다는 영상이 선택하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게스트 반응도 좋다. 사진보다 영상을 보고 간 경우 미스매치가 확연히 적다.
호스트가 직접 올린 사진만 보고 가서 실망감을 표하는 게스트가 있을 수 있다.
정 대표 : 그런 일이 발생할 때마다 현장에 직접가서 문제 해결을 하는 CS요원이 현지에 상주해 있다. 미스매치를 최소화 하기 위함이다. 영상으로 본 것과 똑같은 숙소를 게스트에게 소개하는 것도 우리의 역할이라 생각한다.
호스트의 질도 중요하지만 확보된 호스트의 양도 첫 인상 측면에서 무시 못 한다. 초기 수백 여개의 숙소를 확보해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명도가 없는 상황에서 쉽지 않은 일이었을거다. 어떻게 영업했나?
정 대표 : 2015년 11월에 법인을 설립하자마자 주말에 밤새워 프로토타입 홈페이지를 하나 만들어 월요일 아침에 바로 제주도로 가서 영업했다. 처음에는 의심어린 시선도 받았고, 상대 안 해주는 호스트도 있었다. 한번 퇴짜를 맞았다고 포기하지는 않았다. 만나줄 때까지 갔다. 그런 정성을 기특하게 봐 준 15개의 숙소를 운영하는 호스트와 연결되면서 비교적 쉽게 호스트를 확보할 수 있었다. 그렇게 한 달 정도 영업해 50개의 호스트를 확보했다. 그 다음에는 석달 동안 전화로 열심히 영업해서 300개의 숙소를 추가로 확보했다.
호스트 확보 영업을 하는 한편 그들이 느끼는 불편함은 무엇인지,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도 체크했다. 그것의 해결책을 최대한 서비스에 반영하기 위함이었다. 호스트가 편하게 영업하는 방향으로 서비스를 만들었고, 귀찮은 부분은 우리가 다 하자는 마음으로 했다. 우리가 생각한 것은 호스트는 통장관리만 하게 하는 거였다.
제주도에 이어 부산에서도 100개의 숙소가 확보되어 있다. 서울쪽 확장도 준비중이고. 지역마다 영업 포인트가 다를거라 보는데.
정 이사 : 제주도가 한 달 살기 컨셉이었다면, 부산은 비즈니스 출장이 많은 도시이니 그에 맞추고 있다. 서울은 재미있는 것이 성형수술로 인한 장기 체류가 제법 많더라. 호스트의 성향도 지역마다 다르다. 그래서 컨시어지 서비스를 붙이는 것도 지역마다 조금씩 다르게 하려고 한다.
우리는 제주도, 부산, 서울을 베타 테스트 지역이라고 본다. 궁극적으로 우리가 가려는 곳은 해외시장이다. 외국 VC와 대화를 하다보니 이 모델이 미국등 해외에서 가능성이 더 높다는 판단을 하게 되었다. 관심있어하는 VC도 있다. 한국에서 베타 테스트가 끝나면 사업 계획서를 보내달라고 하더라. 진지하게 검토해 본다고.
정 대표 : 부산은 출장자도 많지만, 쉐어하우스 수요도 높다. 네이버 키워드 노출도를 항상 관찰하는데 관련 검색량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부산 대학가 앞 월세가 500에 40정도 인데, 쉐어하우스는 한달 20만원이면 된다. 그래서 그쪽 영업도 병행하고 있다. 학생이나 외국인이 저렴하게 좋은 숙소를 구하게 하기 위함이다.
해외진출 타겟시장은 어디를 보나.
정 이사 : 싱가폴, 태국 등을 보고 있다. 욕심은 미국을 가고 싶지만, 동남아 시장도 유망하다고 본다.
미스터멘션의 수익모델은 뭔가? 에어비앤비는 게스트와 호스트를 합쳐 15%의 수수료를 받는다.
정 대표 : 우리는 현재 게스트에게서만 10%를 받는 과금 체계를 가지고 있다. 호스트에게는 기본적으로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다만 상단에 노출을 원할 때에만 5%를 받는다.
매출 등 지표를 이야기해 준다면?
정 대표 : 2016년 거래금액은 2억 원 규모다. 매출은 그 금액의 수수료 10% 수준인 3000만원 정도다. 제주도 숙소는 500여 개, 부산은 100여 개다. 올해는 제주도 숙소 1000여 개, 부산 1000개, 서울 1000개 숙소를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미스터멘션을 한다고 했을 때 잘 될거라 예상한 사람이 많았나, 아니면 잘 안될거라고 말한 사람이 더 많았나?
정 대표 : 후자쪽이 더 많았다. 3개월 안에 망할거라 예견한 사람도 있었다. 의기소침하지 않았다. 그런 쓴소리가 우릴 키운다고 봤다. 실행하는 것에 신경썼다.
에어비앤비랑 비교를 많이 당할거라 보는데, 미스터멘션이 한국에서 더 나은점, 강점은 뭔가?
정 대표 : 앞서 말했듯이 미스터멘션은 하루가 아닌 1주일 이상 예약이 가능한 중장기 플랫폼이고, 중장기 가격이 한번에 명시되기에 빠른 예약이 가능하다는 점, 그리고 CS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향후 가장 큰 차별화 포인트는 숙소 중개에서 더 나아가 컨시어지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에서 나올거라 본다.
에어비앤비가 시장의 80% 정도를 점유한 상황이다. 20%시장에서 숙박 플랫폼끼리 경쟁은 없나?
정 대표 : 숙박 플랫폼 스스로도 힘든상황이라고 이야기를 한다. 그래서 경쟁보다는 연대를 논의하고 있다. 동반자적 관계라 본다.
15명의 팀을 유지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거다. 기본적으로 고정비도 많이 나가고.
정 대표 : 모교(경성대학교)에 도움을 요청했고 여러모로 도움을 받았다. 돈이 없을 때는 나랑 이사가 강의하러 다니기도 했고, 정말 힘들때는 막일도 했다. 나나 정 이사는 돈을 안 받아도 문제되지 않지만 직원에게까지 그럴 순 없잖나. 그렇게 버티고 버텼다.
그러던 차에 12월 중순 쿨리지코너인베스트먼트로 부터 4억원의 투자를 유치 했다.
정 대표 : 말로만 듣던 벤처캐피탈(VC)을 처음본 것이 4개월 전인 8월이다. 센탑에 강의 들으러 왔는데, 그 자리에 있더라. 신기한 마음도 있어 많이 들이댔다. (웃음) 다행스럽게도 그가 우릴 좋게 봐줬다. 원래는 우릴 다른 곳에 소개해 주려 했다고 한다. 그런데 그 벤처캐피탈이 우리회사의 첫 투자사가 되었다. 그 사람이 오진석 쿨리지코너인베스트먼트 차장이다. 정말 운이 좋았다.
VC를 만난 시점이 8월인데, 투자유치 공식발표를 12월에 했다. 4개월이 채 안된 시점에서 확정이 된건데, 투자 결정이 꽤 빨랐다고 보는데.
정 대표 : 처음에는 빠른건줄 몰랐었다. 평균적으로 투자심사를 6개월 정도 한다는 것도 나중에 알았다. 그저 우리 서비스 관련 조언이 감사했고, 빠르게 다 했다. 실행력이 투자를 받은 가장 큰 요인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리고 나와 정 이사의 합도 중요시 한 것 같고.
정 이사 : 실리콘밸리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해 빠르게 성장을 보여준 것도 요인이었다고 하더라. 그 프로그램이 시작되었을 때 우리는 가장 밑에 있던 팀이었지만, 3개월 뒤 끝날 무렵에 상위권 팀으로 평가되었었다. 또 우리가 어느정도 매출을 내고 있다는 것도 요인이었을 거다.
VC가 요청한 것 중에 어떤것이 기억에 남나?
정 대표 : 투자유치 전 이야기다. 우리가 크라우드 펀딩을 해서 1.6억 원을 펀딩을 모은 적이 있는데, 그때 쿨리지코너 심사역이 제주도 가서 호스트에게서 2000만원을 확보해 보라는 거였다. 그래서 그날저녁 바로 제주도로 갔고, 3일 안에 관련 피드백을 했다. 불특정 다수한테 자금을 모으는 것 보다 우리 파트너인 호스트에게 받는 것이 사업에 더 큰 의미가 있겠다는 판단도 했고.
앞서 말했듯이 쿨리지코너는 우리가 만난 첫 VC다. 투자유치를 하려고 만났다기 보다는 우리 서비스에 대한 발전적 조언을 해주기에 만난 부분이 크다. 사실 우리한테 쿨리지코너가 투자를 할거란 생각을 안 했었다. (웃음) 그런데 그쪽의 조언을 하나하나 행동으로 실행하다보니 투자유치까지 이어졌다.
정 이사 : 실리콘밸리에서 진행했던 프로그램에 참여했을 때도 외국계 VC에게 부족한 점 위주로 많은 조언을 요청했었다. 좋은 말보다는 약점에 대한 지적이 더 중요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정 대표 : 몸으로 움직이는 것은 바로 할 수 있잖나. 교육 사업을 할 때부터 우리가 가장 잘하는 것은 몸으로 뛰는 거였다. 그리고 그렇게 발로 뛰어 체득하고 모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미스터멘션을 고도화하고 있다.
장단기 목표나 마일스톤은 뭔가?
정 이사 : 할 것이 많다. 우선 올해 지역별 1000개씩 3천 개 숙소를 확보하는 것, 컨시어지 서비스를 위한 챗봇 개발 및 유관 데이터 취합, 컨시어지 서비스 제휴사 확보와 스마트 도어락 기술개발 및 설치 등 마일스톤이 있다. 5월에는 숙소용 키트를 제공할 예정이다. 또 2018년에는 제주도, 부산, 서울 외 전국지역 확장 및 글로벌 진출 계획이 있다.
하려는 것도 많고, 자신감도 많아 보인다.
정 이사 : 우리 스스로도 놀라는 것이, 우리가 말한 것 중에 안 이루어진 것이 없다. VC가 누구인지, 투자가 뭔지도 잘 모르던 상황에서 ‘2016년에 투자를 받아보자’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리고 정 대표는 2년 전 서른이 되기 전에 투자를 받겠다고 말했었다. 그런데 거짓말처럼 서른이 되기 보름 전에 투자유치를 하게 되었다. 말하는 대로 됐다.
자동차 애프터 마켓이나 규모있는 숙박 서비스들은 플랫폼에서 더 나아가 오프라인 직영점을 내는등 브랜드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스터멘션도 가능할거라 보는데, 계획이 있나?
정 대표 : 있다. 다만 오프라인 공간에 대한 니즈는 없다. 게스트가 어느 숙소에 가도 미스터멘션이 제공하는 동일한 서비스를 받게 하는 것에 주안점을 두는 방향이다.
정 이사 : 굳이 공간을 만들 필요는 없다고 본다. 시설적으로 호텔보다 좋은 숙소는 많다. 일반숙소와 호텔의 차이는 서비스에 있다. 우리가 컨시어지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이유다. 미스터멘션 숙소 어디를 가나 관련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정 대표 : 우리가 실제 가진 방은 없지만, 알고보면 수천, 수만층짜리 호텔 빌딩을 가진것과 같은 효과인거다.
에너지 넘치는 두 사람이지만 늘 업되어 있을 순 없다. 사업과 삶의 균형은 어떻게 맞추나?
정 대표 : 그간 둘 다 사업에 100%의 에너지를 쏟아 왔다. 다만 팀원이 많아지면서 관리 포인트도 생겨나고, 휴식도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는 중이다. 쉬는 방법을 공부하며 익히려 노력중이다. 에너지 분산, 스트레스 분산을 하고있다.
정 이사 : 성격상 사업하는 부분에 에너지를 100% 쏟고, 나머지 부분은 정말 대충 산다. (웃음)
창업자에게 이런 질문은 처음인데, 사업에 성공해 돈을 많이 벌면 뭘 할건가?
정 대표 : 계속 사업을 할거다. 그리고 어떤 형태로든 후배들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아가는 것을 도우려 한다. 내가 사업을 한 이유와 일맥상통한다.
정 이사 : 입버릇 처럼 주변에 서른 다섯, 마흔까지 돈 벌 생각 없다고 말하곤 한다. 돈보다는 비전을 보며 가려한다. 그러다보면 회사는 자연스레 커질거고 돈도 따라오리라 본다. 사업을 통해 나 스스로 성장하고 있음이 느껴진다. 5년, 10년 뒤 내가 어떻게 성장했을지 기대되고 설렌다.
돈을 많이 번다면, 사회 복지쪽에 관심을 가지려 한다. 사실 이전까지 복지에 대해 반감이 다소 있었다. 그런데 생활을 이어가느라 꿈꿀 여력조차 없는 지인을 보고 생각이 달라졌다. 그는 일하는 것 자체가 불행하다고 하더라. 그런 여건에서는 창의적인 뭔가가 나올리 만무하다. 그래서 최소한의 의식주를 제공하는 사회사업을 할 것 같다.
하고 싶은 말, 강조하고 싶은 말로 마무리 부탁한다.
정 이사 : 자타공인 에어비앤비가 숙박 공유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그리고 거의 대다수 플랫폼이 에어비앤비의 모델을 따라가는 중이고. 에어비앤비의 약점은 숙박비의 15%를 수수료로 받는거다. 누구는 그걸 안정적이라 평가하지만, 그게 그들의 한계이기도 하다. 에어비앤비를 따라하는 다수의 플랫폼들 역시 같은 약점을 가져가는 중이고. 치기어린 말로 들릴 수 있지만, 미스터멘션이 그 한계를 깨고 세계시장에서 에어비앤비를 잡을 수 있다고 자신한다. 우리의 실행력, 기획력이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본다. 먼 이야기지만 지켜봐 달라.
정 대표 : 사업은 사람이 중요하다. 내가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사람은 우리 직원들이다. 게스트와 호스트를 만족시키려면 직원의 역할이 중요하고, 직원을 만족시키려면 임원의 역할이 중요하다. 좋은 회사를 만들어 그들이 행복하다고 느끼게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