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과 여름을 넘나드는 더운 공기가 내려온 오후였어요. 딸아이가 하굣길에 전화가 와서는 한참을 이야기했어요.
"작년 담임 선생님께
연휴 잘 보내시라고
인사를 드리려고 교실로 갔는데,
안 계시더라고...
어디 가셨나 보다 하고 집에 가려는데,
선생님 목소리가 들렸어!
나한테 인사를 해주시는 거야!
연휴 잘 보내고 와!
하시는데 네! 대답한 거야!!
네, 선생님도요! 라도 할걸,
네 가 뭐야 네 가... ㅠ "
- 초등 4학년 딸
딸아이에게 초등 3학년, 4학년 담임 선생님은 딸아이에게 아이돌 같은 존재예요.
선생님들은 어쩜 예쁘고 똑똑하고 상냥하고 다 하냐고, 딸아이에게는 워너비 모델들이시죠.
긴 연휴를 앞두고 하교하는 날이라 3학년 담임 선생님께도 인사를 드리고 싶었나 봐요.
3학년 담임 선생님은 올해 5학년 담임이라, 언니 오빠들 있을 때는 찾아가기 쑥스러워하더니, 오늘은 용기 내어 가봤나 봐요.
교실에 안 계셔서 인사 못하는구나 했는데, 때마침 선생님이 오시면서 복도에서 인사를 했다네요.
너무 좋은 나머지, 네 라고 대답 밖에 못 했다며, 집에 와서 내내 아쉬워 하더군요.
너무 좋으면, 사람이 버벅거리더라고요.
네, 말고 다른 더 많은 말이 하고 싶었을 텐데...
집에 와서 아쉬워하는 딸아이가 참 귀여웠네요.
딸아이가 말하지 못한 마음,
선생님은 아셨겠죠?!
딸과 함께 크는 엄마의 이야기,
우리의 하루에도 다정한 순간이 깃들기를 바랍니다.
마음을 잇다 : 마잇 윤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