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여행을 앞두고 이번만큼은 무계획으로 떠날 거라고 남편이 몇 번이나 다짐을 했어요.
남편은 여행을 떠날 때마다 여행사 수준의 일정표를 만들어내고는 했는데요.
예상 이동 시간 기준으로 네비를 돌려서 만든 일정표는 아주 꼼꼼했어요. 우천 시를 대비한 플랜 B까지 있어서 돈 주고 팔아도 될 수준이었죠.
힘들지 않느냐고 몇 번 물어보았는데요.
남편은 여행 계획을 세우며 더 즐겁고 좋다고 대답했었어요.
그랬던 남편이 이번에는 무계획으로 가겠다니 저도 흔쾌히 그러자고 했어요.
그냥 푹 쉬었다만 와도 좋겠더라고요.
하지만, 현실은 현실이었어요.
차는 밀리고,
비는 엄청 쏟아지고,
첫날은 아무것도 못 했네요.
둘째 날이 되어서야 날은 맑게 개었고,
남편은 타고 싶었던 루지와 케이블카를 열심히 설명했어요.
맑은 공기 마시고 풍경을 봐도 좋겠다고 하던 찰나에, 딸아이가 갑자기 어디론가 달려갔어요.
대형 에어바운스로 구성된 큰 놀이터였어요. 한참을 넋을 잃고 보더니 큰 눈망울을 굴리며 들어가서 놀고 싶다고 하더군요.
이미 예매했던 케이블카도 환불하고, 딸아이를 따라 큰 놀이터로 들어왔어요.
들어와 보니 딸아이 또래 큰 친구들부터 아장아장 걷는 아기들까지... 모두들 신이 났네요.
루지도 케이블카도 못 탄 남편도 딸아이가 즐거워하는 걸 보니 기분이 좋은가 봐요.
무계획 여행이 아니라 알고 보니 딸아이 플랜이었네요. 세 식구 즐거우면 된 거죠. ㅎㅎ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아쉬워할 남편이 마음에 걸려 놀이터 이용 시간이 끝나고 루지도 함께 탔어요.
이제야 맘이 놓이네요.
오늘도 마음을 잇는 여정에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음을 잇다 : 마잇 윤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