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혼자 지내시는 아빠와 전화 통화를 하고 있었어요. 아빠가 혼자 지내시며 제일 걱정되었던 건 식사와 무료한 일상이었는데요.
엄마가 돌아가신 후, 아빠의 젊은 시절부터 함께 했던 친구분들이 자주 놀러 오셔요. 오후 내내 시간을 함께 보내며 이야기도 나눈다고 하셨죠.
엄마 장례 때 오셔서 딸아이에게 용돈도 챙겨주셨던 분들이라, 아빠께 커피 쿠폰을 보내드리겠다 했어요. 친구들 오시면 딸이 보내드렸다 하고 같이 드시라고요. 아빠도 아주 좋아하시더군요.
통화를 마치고 아빠에게 카카* 선물하기로 커피 쿠폰을 보내드리려고 창을 열었는데 갑자기 눈물이 차올랐어요.
아빠의 선물하기 위시리스트에는
꽃바구니가 담아져 있더군요.
엄마에게 선물하려고 담아두신 것 같았어요.
아빠는 엄마에게 꽃 선물을 잘 해주셨었어요.
제가 딸아이보다 어렸던 시절 1990년대 초반이네요. 엄마의 생일날 아빠가 집으로 꽃배달을 시켰었죠.
집으로 꽃배달이 된다는 것을 저는 그때 처음 알았네요.
엄마는 생일이 아주 중요했던 사람이었거든요.
생일파티와 식사, 선물까지요.
가족이 다 함께 저녁을 먹고, 케이크로 파티를 할 때까지 꽃바구니가 오지 않자 아빠가 선물 준비를 못 해서 꽃바구니를 보냈다는 농담을 한다며 다 같이 웃었어요.
가족들 모두 아빠의 이야기가 농담인 줄 알았죠.
아빠는 빙글빙글 웃으시며 분명히 오늘 안에 올 거라 했죠. 뭘 믿고 저러시나 했는데, 거짓말처럼
밤 11시 반이 되었을 때 초인종이 울렸어요.
현관문을 열어보니, 배달 기사님이 한 아름 큰 꽃바구니를 들고 서계셨죠.
차가 너무 밀려 늦었다며 연신 죄송하다고 했던 배달 기사님의 목소리가 지금도 기억이 납니다.
도착한 꽃바구니를 받은 엄마의 얼굴에는 함박 미소가 가득했어요.
평소 꽃 같은 건 비싸고 먹지도 못한다며, 실용적이지 못하다고 말하던 엄마와는 다른 사람 같아 보일 정도로 행복해하는 얼굴이었어요.
그 뒤로도 아빠는 엄마에게 축하할 일이 있을 때면, 예쁜 꽃다발이나 꽃바구니를 한 아름 준비해 주셨었죠.
아빠의 선물하기 위시리스트에 담겨 있던 꽃바구니는 아마도 엄마가 항암 치료를 마치는 날이나 퇴원해서 집에 오는 날, 선물해 주고 싶으셨던 것 같아요.
직접 꽃을 받을 수 없는 곳으로 떠난 엄마처럼,
위시리스트에 담겨 있던 꽃바구니도 지금은 더 이상 판매하지 않더군요.
아쉽고 슬픈 마음을 더해 아빠에게 기프티콘을 넉넉하게 보내드렸어요.
이제 엄마는 곁에 없지만,
지금부터 아빠의 인생이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으로요.
친구분들과 식사하시고, 우리 딸이 커피 쿠폰을 보내줬다고 같이 커피 마시러 가자고 하시면서, 아빠도 기분 좋게 어깨 으쓱하시면 좋겠네요.
오늘도 마음을 잇는 글,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음을 잇다 : 마잇 윤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