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는 몰랐겠지만, 엄마도 그랬단다.

by 마잇 윤쌤

딸아이가 초등 4학년, 과학 시간에 식물의 한살이를 배우고 있어요.


조별로 강낭콩 씨앗을 받아 화분에 심고, 학교 화단에 놓아두었다고 하더군요. 아이들이 돌아가며 물도 주고 잘 크는지 살펴보고 있다고 했어요.


열띤 토론 끝에 선정된 딸아이 조의 화분 이름은

'강낭이'라고 했어요. 이름이 귀엽지 않냐며 저에게 몇 번이나 물어봤어요.


딸아이는 주말 사이 다른 화분은 모두 싹이 났는데,

'강낭이'만 조용했다네요.



딸아이는 "왜 강낭이만 안 나는 거야?" 하며 한참을 속상해했어요. 이대로 싹이 안 나오면 어쩌냐며, 심각하게 걱정했지요.



그리고 지난주 드디어 '강낭이'도 싹이 났다며,

작고 조그만 잎이 얼마나 귀여운지 모른다며 한참 자랑을 하더라고요.


반 아이들이 화분에 얼마나 애착을 갖고 있는지 보여주는 웃지 못할 에피소드가 있었어요.


과학 선생님이 새싹에 햇빛을 많이 쪼이거나,

물을 너무 많이 주면 어떻게 되는지를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서 한 조별 화분으로 실험을 하려고 했답니다.


아이들이 모두 자기들의 조별 화분은 절대!! 안된다고 강하게 반대를 했고, 선생님은 그 실험을 영상으로 대체해서 보여주셨다고 해요.


조별 화분을 정말 동생처럼, 아기처럼 보살피는 아이들의 마음도 순수하고 귀엽고,


그 의견을 수렴해 주신 과학 선생님도 참 멋지시더라고요.


엊그제는 딸아이가 등굣길에 '강낭이'가 쑥쑥 컸는지 보러 가야겠다며 이야기를 하고 있었어요. 그러다 엄마와 손 잡고 걸어가는 아가를 보며 이렇게 말했어요.



"엄마, 아가 어린이집 가나 봐. 정말 귀엽다."



그리고 저도 말해줬지요.



"그러게, 아가 귀엽다. 너도 그랬어."



딸아이는 알려나요.

너도 그랬어. 정말 귀엽고 사랑스러웠단다.


지금 네가 강낭이를 바라보는 것처럼,

엄마도 너를 그렇게 바라보며 하루하루 행복했어.








딸과 함께 크는 엄마의 이야기,

우리의 하루에도 다정한 순간이 깃들기를 바랍니다.


마음을 잇다 : 마잇 윤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