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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민케이 Apr 27. 2016

40대 중반, 은퇴 고민을 시작했다

외국계 글로벌 회사에서는 언제까지 일할 수 있을까

예전 다니던 미국 회사에서 보스였던 분이 은퇴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아직 55세 이전.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구루로서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전파하던 분이었는데. 본사에서 좋은 ERP (Early Retirement Program) 프로그램을 돌려서 이번이 좋은 기회라 결정했다고. 충격을 받았다. 그러면서 든 생각.

"내 코가 석자구나..."


무릇 회사를 다니는 직장인이라면 다양한 걱정거리를 달고 산다. 연봉, 직급, 출세, 저녁 있는 삶...

그 중에서 마치 내 등에 항상 매달려 있는 원숭이같은 걱정이 있다.

은퇴. 회사를 떠나야 하는 나이. 

다른 우선순위에 밀려, 혹은 현재 성공에 도취하여 항상 생각나지는 않는다. 몸과 마음이 경험한 세월과 앞으로 남은 세월이 갑작스럽게 느껴질 때 은퇴라는 원숭이가 느껴진다.

 밤늦게까지 야근을 하거나 술자리를 가진 후 아침에 쉽게 못일어나는 자신을 볼 때, 딸아이의 초등학교 운동회에서 호기롭게 학부모 이어달리기에 나섰다가 저 멀리 가 있는 마음을 따라잡지 못하는 다리가 뒤엉켜 자빠질 때, 그리고 예전에 나를 이끌어주었던 선배가 오랜만에 전화해서 보험을 부탁할 때.


글로벌  CEO의 평균 나이

2015년에 FT에서 조사한 자료를 보면 글로벌 CEO들의 평균 나이는 55세라고 한다. 생각보다 많은 걸까? 적은 걸까? 60세라는 정년을 생각해보면 적고 최근의 젊어지는 평균 나이와 우리 나라의 은퇴 나이에 비해선 많아 보인다. 현재 우리 나라에 들어와 있는 외국계 회사들도 이 분포와 거의 비슷한 경향을 띤다.

뭐, 어쨌든 이건 CEO들의 나이니 대다수의 직장인들과는 사실 크게 관련은 없다. 그럼 일반적으로 주위에서 볼 수 있는 동료들은 어떨까.


외국 글로벌 회사들의 평균 나이도 산업 따라서 크게 다르다. 흔히 말하는 전통적인 굴뚝 산업의 경우는 숙련된 기술과 경험이 중요하니 좀 더 나이가 많은 사람들이 많다. IT의 경우는 좀 더 젊은 경향은 있다. 

대체적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이나 글로벌 본사의 동료들을 보면 갓 대학을 졸업한 친구부터 50대 중반에 가있는 아저씨/아줌마까지 다양하다. 

사실 평균 나이보다 은퇴 나이가 중요한데 워낙 회사간에 이직하는 것이 보편화되었기 때문에 언제 은퇴를 하는 지는 사실 정확히 알 수 없다. 주위에서 볼 수 있는 나이 많은 사람들의 분포로 미루어 짐작해볼 수 밖에 없다. 같이 일한 사람 중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사람들이 대략적으로 50초반, 52, 53 정도. 간혹가다가 50 중반을 넘긴 경우도 있었는데 그럴 경우는 대부분 자기 분야에서 구루라고 불릴 정도로 전문가인 사람들이었다 - 특정 기술 개발자 혹은 특정 산업의 구루.


대부분의 사람들은 55세 이전에 은퇴를 하는 거다. 공식 은퇴 나이는 우리 나라와 크게 다른 것 같지는 않다. 최근 주위에서 보면 대부분 공식 은퇴나이와 상관없이 강제은퇴를 당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큰 의미가 있을까 싶긴 하다.  다만 유럽 선진국 사람들의 경우는 복지가 잘되어 있기에 크게 은퇴 이후에 대해서 걱정을 하는 것 같지 않다. 그에 비해 우리는...


업계에서 꽤 유명한 헤드헌터 Searching Firm  대표님이 항상 입에 달고 다니는 말이 있다. 40중반 넘어서 회사에서 돈 받고 회사의 돈 쓰면서 살고 있으면 무지 행복한 줄 알라고. 감사하며 열심히 다니라고. 

열심히 다니는 건 좋고 당연히 그렇게 할 건데 과연 그 다음엔 과연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


회사 은퇴 나이 50대 초중반. 이제 40대 중반을 넘어선 사람들에게는 얼마 남지 않은 기간이다. 그리고 그 후에 기다리고 있는 건 늘어난 평균연령 덕분에 더욱 길어진 시간들. 


고민을 시작할 때다.

갖 중학교에 입학한 딸아이가 새로 나온 캡틴 아메리카 Civir War를 보러가자며 보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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