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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주 Nov 22. 2021

드디어 D-Day! 가자 제주로.

이사는 원래 1박 2일이 제 맛이죠. 암요.

드디어 이삿날이 밝았다. 시간은 참 유수같이 흐른다.

이사할 집을 구한 후 시간이 너무 더디게만 가는 거 같았는데 집안 한 가득 쌓인 짐들을 바라보니 어느덧 이삿날이라는 게 실감이 든다. 잠시 시간을 되돌려 우리는 어떻게 이삿짐센터를 고르고 어떤 방식으로 이사를 하게 되었는지 살펴보자.

이사 전날까지 우리가 미리 싸놓은 짐들

먼저 이사업체 어플을 모두 다운받았다. 미소, 짐싸, 이사모아, 숨고까지 더 많은 어플들이 있지만 불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사실 저것도 많다. 개인적으로 미소, 짐싸, 이사모아면 충분하다고 본다.) 어플마다 견적 받는 방식이 다소 상이하지만 공통되는 것들이 있다. 큰 짐들 위주로 무엇이 있는지 기술하는 것이다. 상당히 귀찮은 일이지만 꼼꼼하게 적어 넣는다. 침대 킹사이즈, TV, 세탁기, 건조기, 냉장고 820L, 식탁, 옷장 기타 등등 큰 물건들부터 작은 것들까지 적어 넣으면 업체로부터 명함과 함께 문자가 날아온다. 그리고 간단한 통화로 방문 견적을 잡게 된다.


각 어플마다 대략 2~3군데로부터 견적을 받았고 먼저 2군데 정도 방문견적을 받아보니 답이 나왔다. 이대로는 "노답"이었다. 제일 저렴한 견적이 320만 원부터 최대 400만 원까지 나왔다. (320만 원은 이 금액엔 못하겠다고 미안하다고 연락이 왔다.) 견적상 현재 우리의 짐이 6톤이라고 한다. 미니멀리즘(?)을 지향하는 우리에게 참을 수 없는 수치와 같은 견적이었다. 진짜 안 산다고 생각했는데 우리 짐이 언제 이렇게 늘었지.. 우린 애도 없는데. 제주도 가선 짐 늘리지 말자.


제주도 이사는 크게 3가지로 나뉜다고 보면 된다.

첫 번째, 육지팀이 제주까지 간다.

두 번째, 제주팀이 올라와서 다시 제주로 간다.

세 번째, 육지팀이 보내고 제주팀이 받는다.

첫 번째, 두 번째는 비용이 비슷하게 비싸고, 세 번째가 가장 저렴하다.


우린 최대한 저렴하게 이사를 진행하고자 했기에 3번을 선택하고 짐을 줄이기로 결심했다. 좋아. 짐을 줄여보자. 짐을 2.5톤으로 줄였다고 가정을 하고 다시 견적을 받았다. 180만 원부터 250만 원까지 견적이 나왔다. 이번엔 2 군 데서 180만 원을 불렀기에 좀 더 상담이 친절하고 연락이 빠른 곳을 선택했다. 그리고 10월 한 달간 열심히 당근을 했다. 당근으로 불필요하거나 부피가 큰 짐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당근으로 번 돈이 무려 200만 원..) 우리가 가져가기로 결정한 짐들은 침대, TV, 냉장고, 세탁기, 건조기, 에어컨, 식탁, 책상 그 외 잡다구니였다. (잡다구니가 이렇게 많은 줄 몰랐다..) 그렇게 줄이고 줄인 짐이 2.5톤이 되었다. 는 사실 잘 모른다. 이사 당일날 짐이 다 들어가서 2.5톤이 안되는구나라고 생각했다.


제주도 이사는 시스템이 다소 특이했다. 업체에서는 사람이 오고 짐차는 따로 온다. 짐차가 엄청 크다. 이 짐차 안에 구획이 나뉘어있어서 2.5톤까지 실으면 되었다. 짐 량이 그 구획을 넘기면 추가금액을 내는 시스템이었다. 이건 무조건 된다라기보단 이사업체에서 짐을 줄이다가 혹 2.5톤이 넘으면 잘 얘기해서 금액을 좀 더 내고 나머지 짐은 가져가면 된다고 얘기했다. 이렇게 우리는 2.5톤. 반포장 이사. 견적 180만 원에 이사를 하기로 했다. (이사 가는 집에서 사다리를 한번 사용했고, 12만 원을 추가로 냈다. 해서 총 이사비용은 192만 원이 되었다.)

이 차 안에 모든 짐들을 다 집어넣는다. 우린 2.5톤까지.

견적상으론 남성 2분 + 기사님이 오시기로 했는데 일정이 다소 늦어져서인지 남성 3분 + 기사님, 사다리차 기사님까지 총 다섯 분이 오셨다. 실제로 일은 남성 3분과 사다리차 기사님만 하셨다. 이렇게 모든 짐을 차에 싣고 나면 육지팀은 끝! 기사님만 목포항으로 내려가신다. 그리고 다음날 새벽 1시 배를 타고 제주도로 간다. 제주도에 도착하면 대략 6시쯤 된다. 우리도 차를 가지고 내려가야 했기에 배를 알아보기로 했다.

배편은 이 유튜브를 보고 모든 정보를 얻었다. 거의 이거 하나면 끝이다.

제주 배 타고 가는 법

https://youtu.be/k5W48wu-h8U


배를 가장 짧게 탈 수 있는 걸 알아봤더니 완도에서 출발하는 블루나래였다. 이건 속도가 빠른 대신 크기가 작다. 그만큼 차량을 적게 선적할 수 있으므로 우린 예약에 실패했다. 다음으론 역시 완도에서 출발하는 실버클라우드 2시간 40분이면 제주도에 도착한다. 새벽 2시 30분에 배를 타고 제주도에 도착하면 대략 새벽 5시가 넘는다. 우린 배에서 잠을 자기 위해 돈을 좀 주고 1등석 침실을 예약을 했다. 비용은 1인당 49,300원. 차량 선적 비용이 137,560원 합쳐서 236,160원이 들었다. 차는 완도까지 운전해서 가야 한다. 와이프와 번갈아 가며 5시간을 운전해서 완도에 도착했다. (난 나중에 이 짓을 한번 더 하게 되는데.. 이건 다음 글에서 쓰도록 하겠습니다.)


배에 차를 싣고 우린 선실에 들어가서 그렇게 2시간 40분을 뻗어서 잤다. 잠자리 옮기면 잠이 안 온다는 분들은 어디 가시고 머리를 대자마자 잤다. 아주 잘 잤다. 제주도에 도착하면 선원 한분이 열심히 깨워주신다. 일어나 좀비처럼 다시 우리 차로 간다. 차를 끌고 제주항을 벗어나 집으로 간다. 한번 본 적도 없는 우리 집이다.

제주 도착. 집에 가즈아아ㅏㅏ

집에 도착해 커튼도 없는 방에서 이불만 깔고 다시 잠을 잤다. 이삿짐이 오려면 아직 시간이 남았으니 최대한 자 둬야 한다. 차는 대략 아침 10시쯤 오기로 했다. 9시쯤 일어나 아침을 먹고 오니 차가 도착해있다. 남성 2분과 기사님 한분이 오셨다. 2분이 열심히 짐을 날라주신다. 우리도 도와 짐을 나르니 금방 끝이 났다. 이사는 끝났으나 우리가 정리해야 할 짐이 한가득이다. 반포장 이사를 선택한 우리의 짐이다. 비용을 아꼈으니 몸이 좀 고생하고 맛난 거 사 먹자.



이렇게 우리의 행복한 제주도 이사(만) 완료되었다. 옷장도 책장도 가져오지 않았기에 필요한 것들을 다시 사느라 짐 정리에 일주일 이상이 더 걸렸다.

그래도 저렴한 비용으로 이사를 아주 잘 마쳤다고 생각한다. 이사를 하며 가장 아까웠던 비용은 보지도 않고 집을 구한 중개수수료가 아니라 중도상환 수수료였다. 정말 은행들은 날로 돈을 버는 거 같다. 나도 꼭 은행을 이용(?)해서 돈을 많이 벌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제주도 이사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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