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우주 Nov 29. 2021

자동차 공매(오토마트)로 돈을 벌어보자! 1부.

시작은 창대했으나 그 끝은 창ㄹ..했다라는 전설 같은 이야기.

제주도로 이사를 결정한 우리 부부는 차가 한대 더 필요할 거라는 생각을 했다. 김포에 살 때도 차가 한대인 게 불편해서 두대를 끌다 둘 다 집에서 일을 하게 되며 한대로 생활하였지만 이따금 불편함을 느꼈다.


제주살이의 첫 시작을 시내가 아닌 애월에서 살기로 결정한 터라 아무래도 차가 한 대 더 있어야 하지 않겠냐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그렇게 조금이라도 더 저렴하게 차를 엎어오기 위해 시작된 공매 입찰. 애보다 배꼽이 더 커진 대환장 파티로 마감하게 되었다.


지금부터 "BMW 5GT" 낙찰기를 시작합니다.


때는 바야흐로 9월 말. 차가 한대 더 필요하다란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라고 쓰고 남편의 사심 충족이라 읽는다. 열심히 엔카와 오토마트를 검색하고 있었다.


엔카엔 상당히 많은 매물들이 있었으나 매도비에 상사 수수료 등을 내면 항상 60만 원 이상을 더 내야 했다. 이 돈도 아까우니 공매로 좀 더 저렴하게 받아서 수리를 하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시작된 입찰 그리고 이어진 패찰.


패찰 및 입찰 내역

크루즈를 시작으로, A4, K5, 320d, 말리부 1.5 터보, 말리부 2.0, 535i GT까지. 7번의 시도 끝에 GT를 낙찰받았다. 사실 나는 저렴하고 연비 좋은 차량을 낙찰받아 편하게 타고 다닐 계획이었으나 계속 이어지는 패찰에 이성의 끈을 놓은 채 GT에 입찰을 하고 단독 낙찰받고 말았다. 이때부터 싸했지..


차를 타면 와이프님과 둘이 또는 혼자 타고 다니던 내가 언젠가부터 패밀리 세단의 왕(?)이라는 GT에 꼽혀서 침을 흘리고 있었다. 아기도 없는데.. 이때 정신 차렸어야.. 연식이 된 A4나 C클래스, 3 시리즈 정도를 낙찰받아 수입차 세단에 입문해 보고 싶었던 건데 무언가에 홀린 듯 눈을 떠보니 GT를 단독 낙찰받았다. 하아..


다리가 달달 떨리고, 심장이 빠운스 빠운스 요동치기 시작했다. 왜지? 왜 아무도 입찰을 하지 않은 걸까? 이 차 정말 큰 하자가 있는 걸까? 온갖 생각들에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았다.


입찰을 하기 위해선 현재 최저 입찰가(890만 원)의 10%(89만 원)를 보증금으로 이체해야 했고 지금 이 차를 포기하면 입찰 보증금을 날려야 했다. 어쩔 수 없지 이미 낙찰은 받았으니 와이프님께 보고를 한다.


나 - "마뉨. 지가 GT를 낙찰받았구먼요. 어허허허."

와이프님 - "GT 그게 뭔데?"

나 - "BMW 사의 그란투리스모 or 그랜드 투어링이라 불리며 7 시리즈 플랫폼 기반에 5 시리즈 인터페이스와 파노라마 선루프를 장착한 신차 출고가가 무려 8,000만 원이 넘어가는 중대형 패밀리 세단의 최강자, 강철 같이 튼튼한 몸체로 우리 가족(너와 나)을 완벽하게 지켜줄 5GT라는 겁니다. 세단이지만 뒷좌석이 리클라이닝도 되기에 차박도 가능합니다. 마뉨. 에헤헤헤"

와이프님 - "어후. 미쳤어. 뭔 소리야. 철썩." 어흑..


그렇게 허락보다 용서가 빠르다는 지고의 불편의 진리에 따라 GT를 낙찰받았다. 차량이 대전에 있어서 컨디션을 전혀 보지 못하고 입찰을 했다. 입찰 전 미리 알아본 바로는 이 차는 몇 가지 고질병들이 있었다.


에어 서스펜션이 나간다라거나 선루프 천 말림 현상이라거나 워터 펌프 사망 등등이 있고 이 차도 역시 선루프가 사망하셨고 에어 서스펜션이 나갔지 않았을까 의심이 되는 상태였다.


대략적인 수리 금액을 찾아본 결과 그래도 수리해서 타는 게 훨씬 싸다는 결론에 도달하여 입찰을 한 건데. 이게 뭔 일. 아무도 입찰을 하지 않았다..


때늦은 후회를 해봐야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불행 중 다행으로 낙찰을 금요일에 받았기에 잔금 납부는 주말을 보내고 다음 주 월요일 오전 11시까지 하면 된다는 안내를 받았다. 다행히도 이틀의 시간을 벌었다.


차량이 대전에 있기에 주말에 가서 차를 확인해야 한다. 오토마트는 주말은 휴무라 차량을 확인할 수 없기에 일요일 미리 내려가서 월요일 오전에 문을 열자마자 차량 상태를 확인할 계획이었다.


다행히 직업 특성상 오후에 일을 시작하기에 빠르게 올라오면 일 시작 전에 도착해서 업무를 볼 수 있었다. 일요일 내려가기로 하고 가서 정확히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 인터넷과 유튜브를 검색하여 정보를 찾기 시작한다.


그렇게 일요일이 되었고 나는 대전으로 향했다.

낙찰받은 5GT 차량



1부 끝.

2부로 이어집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부동산 도대체 언제까지 오를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