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명상하는 마케터 Jan 19. 2024

결혼보다 동거?!

결혼보다 중요한 건 건강한 관계

필자는 올해로 동거 10년차다. 얼마 전, 예능 프로그램 중 우연히 '결혼보다동거'를 잠깐 보게 되었다. '비혼주의자' 동거 커플의 이야기가 매우 흥미로웠다. 두 커플을 보면서 우리 두 사람의 관계를 생각하게 되었다. 나는 어릴 적에 결혼 생각은 없었으나 아이는 가지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주변 친구들이 하나, 둘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기르는 상황을 지켜보면서 '아이를 키우는 일은 정말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라는 생각을 가졌다. 



그리고 '연애는 하지만 결혼 생각이 없는' 생활을 줄곧 이어오다가 지금의 짝꿍을 만나게 된다. 이 사람을 만나고 처음으로 '결혼이라는 걸 한 번 해 볼까?' 생각했다. 짝꿍은 오히려 나와 반대다. 애초에 아이 생각이 없었고, 결혼은 할 생각이 있었다. 하지만 우리 둘은 곧 '아이를 가지지 않는 것'에 합의했고, 결혼은 하지 않은 채 같이 살기로 결정했다. 사실 지금 사람들이 내게 "왜 결혼하지 않고 동거를 하나요?"라고 물어보면 이렇게 대답한다.


"저한테 잔소리하는 사람의 수를 더 늘리고 싶지 않아요."



이기적인 생각일 수 있지만, 솔직한 나의 대답이다. 우리나라는 동거에 대해 좋지 않은 시선이 많은 편이다. 우리 엄마도 자주 말했지만, 동거하는 이성 커플 중 특히 여성에게 보내는 시선이 좋지 않다. '동거하면, 여자만 손해'라고 많이 생각한다. '피임과 임신'과 관련한 인식과 교육이 부족한 현 상황에서 이런 말이 충분히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는 성숙한 의식을 가진 성인 두 사람이 동거와 동거로 일어날 수 있는 상황에 대해 충분한 대화를 나누고 서로 맞추고 합의하며 살아간다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오늘 포스팅에서는 동거의 어원과 다른 나라에서는 동거를 어떤 식으로 법적으로 인정하고 있는지 알아보려고 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프랑스처럼 우리나라도 동거가 라이프 스타일의 한 형태 중 하나로 사회적 합의를 얻고 법적으로도 인정받을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되었으면 하고 바란다.


혹 이 포스팅을 '동거'를 할지 말지 고민하고 있는 상황에서 읽고 있다면, 이 말을 꼭 전하고 싶다.


"결혼보다 중요한 것은 건강한 관계입니다."



건강한 관계의 두 사람이 만난다면, 결혼이든 동거든 어떤 형태로 사느냐는 그리 중요하지 않은 문제인 것 같다. 오히려 두 사람이 합의한 삶의 목표나 지향에 있어서 결혼이 더 적합할지, 동거가 맞는지 결정하면 되는 것이다.


동거의 어원

동거, 라틴어 'cohabitare'에서 유래된 이 단어는 'co-'(함께)와 'habitare'(살다)의 합성으로, 문자 그대로 '함께 사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단순히 같은 공간을 공유하는 것을 넘어, 감정적, 경제적, 사회적 연결고리를 함께 나누는 삶의 방식을 상징한다.


지금의 짝꿍을 만나 '이 사람 참 잘 만났다'고 생각하는 여러 가지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삶의 가치관이 비슷하고, 서로가 유지해왔던 삶의 방식들을 공유하고 또 서로 잘 맞추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연애 초기에 '아이를 낳을지 말지' 결정했던 것부터 지금까지 10년간 크고 작은 결정을 합의하면서 싸운 적이 거의 없다.


결혼과 큰 차이가 없는 유럽의 동거

유럽에서 동거는 일상의 일부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북유럽 국가들에서는 이러한 관계가 결혼과 거의 동등한 법적 지위를 갖는다. 스웨덴과 덴마크에서의 동거 커플은 양육권, 상속권 등 결혼한 커플과 유사한 권리를 누리며 이는 사회적 인정과 법적 보호의 틀 안에서 동거가 어떻게 발전해왔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볼 수 있다.


특히 프랑스의 PACS(Pacte Civil de Solidarité) 제도가 유명하다. 1999년에 도입된 이 제도는 동거 관계에 법적 인정과 보호를 제공하며, 이는 동거가 단순한 생활 형태를 넘어 사회적으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역별 차이가 있는 미국의 동거

미국에서 동거의 형태는 주마다 다양하다. 일부 주에서는 동거 커플에게 법적 보호와 권리를 인정하는 반면, 다른 주에서는 이를 인정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는 미국 사회 내에서 동거에 대한 인식이 얼마나 다양한지를 반영하기도 한다.



국내 상황과 비슷한 아시아의 동거

아시아 국가들, 특히 인도와 중국에서는 동거가 여전히 비교적 드문 현상이다. 전통적인 결혼 관습과 강한 가족 가치관이 지배적인 이 지역에서, 동거는 종종 우리나라와 같이 사회적 타부로 여겨지기도 한다. 하지만 점차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이러한 인식이 변화하고 있음을 목격할 수 있다.


열정적인 사랑의 한 형태일뿐, 남미의 동거

라틴 아메리카에서는 동거가 종종 결혼의 대안으로 널리 퍼져 있다. 이 지역에서 동거는 종종 장기적인 관계의 형태로 인정되며, 일부 국가에서는 법적 보호도 제공한다. 특히 브라질의 해변가 마을에서는 이러한 관계가 자연스럽고 일상적인 일부로 받아들여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처럼 시야를 국내에서 세계로 조금만 넓혀 보면 '동거'에 대한 다른 시각을 발견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결혼을 이 생에 반드시 해내야 할 하나의 숙제'로 여기곤 한다. 결혼도 동거도 내 인생을 행복하게 해 주는 하나의 도구로 바라보고 나의 가치관과 목표나 지향에 맞게 결정할 수 있는 하나의 대안으로 생각했으면 좋겠다.



개인 티스토리에 함께 포스팅하였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