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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여름 Jul 19. 2019

마케터가 경험해 본 업무용 협업 툴 본격 비교!

잔디를 버리고 플로우를 택했다.


나의 마케터 생활이 어언 6년 차에 접어들었다. 그동안 벌인 일과 마무리했던 일을 되돌아보면 흐뭇하게 웃음이 나기도 하고 눈이 질끈 감길 만큼 아찔하기도 하다. 그렇게 크고 작은 일들을 거치며 지금의 내가 됐다. 아직도 갈길이 한참 멀지만 그래도 이제는 좋고 싫음은 구별할 수 있는 레벨이 됐다. 그동안 이직의 여왕이라 불리며 겪은 숱한 일 중에 오늘은 업무용 협업 도구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마케터의 모든 일은 커뮤니케이션에서 시작하고 끝난다. 그렇기에 소통을 담당하는 메신저와 일정을 책임지는 캘린더, 업무 현황을 기록할 수 있는 게시판, 파일 공유 기능은 필수다. 대부분의 회사에서는 메신저+보드+캘린더의 형태로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것들이 연동은 된다지만 결과적으로는 각 채널에 들어가서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불편하기 그지없었다. 그런데 일개 마케터가 어쩌겠나. 회사가 쓰고자 하는 것을 쓰는 수밖에.


협업 툴을 꼭 써야 하냐? 고 물으면 무조건 써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그 이유는 첫째, 업무와 사생활의 분리다. 여전히 많은 회사가 카톡을 이용한다. 이유는 누구나 사용하고 언제든 대답할 수 있어서다. 하지만 카톡으로 업무를 하다 보면 방을 헷갈려 상사 욕을 회사 방에 했다가 난처한 상황에 놓이는 에피소드도 비일비재하다. 업무용 메신저를 쓴다고 해도 당신은 언제 어디서나 대답하기 위해 어차피 모바일에 업무용 메신저를 깔겠지만 카톡방을 헷갈려서 실수하는 거에 비하면 조금 불편하고 귀찮아도 업무용 메신저가 꼭 필요하다. 


둘째로는 스케줄 관리다. 스케줄 관리의 목적은 두 가지다. 나의 일정을 정리하기 위한 목적과 타인에게 내 일정을 알리는 목적이다. 공유 가능한 스케줄러를 이용하면 언제 어디서 무얼 하는지 모두에게 말하지 않아도 미팅 시간을 알아서 잡아준다. 가끔 수진님 어디 갔어요? 하고 물을 때도 스케줄러를 보면 나의 근원지를 찾을 수 있다. 


셋째로는 자료 공유다. 어떤 방식이든 문서 공유는 꼭 필요하다. 하루에 주고받는 문서가 적게는 1~2건 많게는 10건도 더 넘어가기도 하는데 메신저로 파일을 주고받다 자료가 만료되거나 검색이 어려웠던 점이 한두 번이 아니다. 또 내가 가진 자료를 이곳저곳에 공유하고 다운로드하느라 어느새 하드는 꽉 차고 컴퓨터는 살려달라 아우성이다. 


적어도 위 세 가지 문제는 협업 툴을 잘 사용하면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럼 이제부터는 내가 최근에 사용해 본 업무 관리 툴 두 가지에 대해 소개하고 장단점을 비교해보겠다. 주관적인 판단이 들어가 있으니 검증은 스스로 써보고 느껴보길 바란다.


먼저, 잔디는 이전 회사에서 사용했던 업무 메신저다. 메신저의 기능에 충실했고 직관적인 모양새로 누구나 처음 접하자마자 익숙하게 사용할 수 있었다. 잔디에서는 메신저 형과 보드형으로 토픽을 나누어 개설할 수 있게 해 뒀는데 막상 사용했던 건 메신저 형뿐이었다. 회사에서 잔디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보다 '무료'였기 때문일 것이다. 잔디는 팀 멤버 500명 이하면 무료로 사용이 가능하기에 진입 장벽이 낮아 접근하기가 쉽다는 장점이 있다. 아무튼 회사에서 쓰니까 쓰긴 했지만 메신저 자체가 느려 터진 데다가 가끔 메시지를 보냈는데도 잘 전송되지 않아서 답답해 죽을 뻔했다. 다행히 모바일에서는 푸시도 잘 오고 가볍게 구동도 잘 되었다. 무엇보다 귀여운 이모티콘이 있어 채팅할 때 주거니 받거니 하는 재미가 좋았다.

업무를 위한 팀 커뮤니케이션,  잔디


그리고 퇴사 후 우연히 접하게 된 게 플로우다. 과연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었다. 하긴 시장에 나와있는 업무 협업 도구가 한두 개도 아니고.. 아무튼 못 들어본 서비스라 호기심 반 기대감 반으로 접속했다. 프로젝트별로 생성된 방에 들어가 보니 페이스북 피드가 펼쳐져있는 것 같았다. 타임라인 형식으로 보이고 댓글을 달 수 있으며 무엇보다 특별했던 건 일의 진행 사항을 담당자가 체크할 수 있어 모두가 일의 진척도를 파악할 수 있었다. 메신저, 일정관리, 피드처럼 보이는 게시판, 파일 공유까지 한 번에 가능하니 단번에 이 설루션 대박 나겠는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기업용 무료 체험판이 30일이 제공되긴 하지만 결국엔 유료로 이용해야 된다는 점, 다양한 기능이 한 데 들어있긴 하나 초반에 기능을 익히는 데 시간이 좀 걸릴 수도 있다는 점 등이 단점으로 보인다. 아 하나 신박한 기능으로 플로우에서는 외부인을 게스트로 초대해서 업무 프로젝트에 조인을 시킬 수 있다. 외부인을 위해 메일이나 메신저를 별도로 쓰지 않아도 되는 게 단점을 커버하는 장점이다.


프로젝트 중심 쉬운 협업 툴, 플로우



잔디 vs 플로우 장단점 비교



잔디 장점

직관적인 UI/UX로 진입 장벽이 낮다.

연령대에 상관없이 누구나 쉽게 사용이 가능하다.

가끔 잔디에서 고객 관리 차원의 메일이 와서 관리받는 기분이 든다.

직장에서 쓸 만한 귀여운 이모티콘을 제공해 이모티콘 쓰는 재미가 쏠쏠하다.


잔디 단점

체감할 수 있을 만큼 속도가 느리다.

메신저 형태로 대화가 흘러가버리기 때문에 원하는 주제의 내용을 찾아보기가 어렵다.

토픽 내 공유한 파일이 검색되지만 정작 원하는 파일을 찾기가 어렵다.

외부인과는 다른 채널로 소통해야 한다.



플로우 장점

담당자 지정 및 개인별 업무 관리 기능이 있어서 업무가 누락되지 않는다.

프로젝트별 타임라인 구성으로 업무 파악이 명확하여 소통하는데 시간 절감 효과가 있다.

필요한 기능이 모여있기 때문에 전사 협업 채널 단일화가 가능하다.

담당자 별로 스케줄 체크가 가능해 일정 관리가 빠르고 확실해진다.

외부인과의 소통도 자유롭다.

태그별로 게시글을 분류할 수 있다.

자료함을 폴더처럼 사용해 파일을 금방 찾을 수 있다.


플로우 단점

이메일은 별도의 채널을 사용해야 한다.

이모티콘의 종류가 기본적인 버전으로 한정적이다.

팀에서 사용하려면 한 달 후에는 결제를 해야 한다.

아직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마케터, 아니 직장인이라면 모두 공감할 것이다. 아침에 출근해서 스케줄러를 확인하고, 미처 확인하지 못한 이메일에 답장을 보내고, 유관 부서에 협조 요청을 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키보드를 두드려야 하는지. 채널별로 목적에 맞게 예의를 갖춰서 상대의 답변을 기다리며 허비하는 시간이 얼마나 길고 긴 지.


업무 협업 도구를 사용하는 이유는 보다 명확하고 빠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자 함이다. 나는 여태까지 Google Suite, 트렐로, 슬랙, 아사나, 지라, 잔디, 플로우, 네이트온, 자체 제작 그룹웨어 등을 사용해봤는데 그중 가장 손이 많이 가는 것은 슬랙, 아사나, 플로우다. 각각 장단점이 있지만 한국형 업무 스타일에 미루어보자면 플로우 만한 업무 협업 툴이 없어 보인다. 지금까지 사용해 본 어떤 협업 툴보다 간결하고 기능이 협업에 최적화돼있어 이것저것 다운로드하지 않아도 되는 편리함 때문이다. 모두 내로라하는 기업들에서 출시한 업무 협업 도구이므로 각자 선택하고 믹스하여 활용하기 나름이겠다. 아무리 좋은 협업 도구라도 어떤 방식으로 활용하느냐는 스스로의 몫이니 말이다.


Ps. 혹시 플로우를 써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편한 방법으로 연락 바란다. 게스트도 게스트를 초대할 수 있다! 당신에게 플로우라는 신세계를 꼭 보여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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