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락칸트 Day 38.

멋진 기분

by 쾌락칸트

멋진 기분이 드는 것- 뭔가 스스로의 고유성을 발견했을 때의 기분 같은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자주 찾아오지 않는다. 대부분의 시간은 그 어떤 기분도 들지 않는 무중력 상태일 경우가 많다. 이 상태가 제로라면 여기서 약간 좋거나 약간 나쁘거나가 오락가락하는 것이 일상의 기본적인 기분일 것이다.


그러다 어느 날 선물처럼 멋진 기분이 찾아온다. 의도하지 않았는데도 말이다. 하나의 요소가 아니라 여러 복합적 요소가 조화롭게 맞아 들어가는 그 순간에 찾아온다. 한 마디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굉장히 청량하고 벅차고 아름다운 느낌의 순간이다.


어제 그런 멋진 기분을 느꼈다. 생일 밤이었다. 서촌에서 저녁을 먹고 집으로 돌아와서 와인 한 잔을 하려고 했다. 샤워를 마치고 부엌으로 나갔는데 테이블에 생각지도 못했던 굉장한 케이크가 있었다. 피규어 케이크였다. 역동적인 형상의 피규어가 아름다운 케이크 위에 올려져 있었다. 케이크의 비주얼은 가히 충격적으로 아름다웠다.


뭔가 비가 오고 쳐졌던 오전, 그리고 처짐의 바닥이었던 오후였다. 하지만 반동의 작용이었는지 약간 기분이 좋아졌던 서촌 저녁 식사로 무드는 다시 올라갔다. 그러다 밤의 서프라이즈로 도파민이 폭발했다. 완벽한 기승전결이었다. 서촌으로 이동하던 길에 읽었던 하루키의 글은 복선이었을까.


아무튼 사랑하는 사람들의 관심과 애정 그리고 작용 반작용의 물리적 화학적 요소가 한 번에 모두 조화롭게 어우러진 창조적 순간이었다. 그것은 굉장히 멋진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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