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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ilbert Yang Jun 25. 2022

중국의 세계관과 한국의 생존

중국의 전통적인 세계관 "사천자관(四天子观)"으로 한국의 생존법을 모색


안녕하세요, 양한수입니다. 


그동안 여러모로 바쁜 일이 있어서 제 브런치를 갱신하지 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이번에는 중국이 바라보는 세계의 모습과 그에 관련된 한국의 생존방안을 간단하게 기술하고자 합니다.


대다수의 한국인들은 중국이 중화사상을 근거로 지구촌을 지배하려 한다고 인식합니다. 이러한 인식은 중국이 한국 바로 옆에 있기 때문에 중국의 힘을 직접 느끼기 때문에 생겼습니다. 저도 지금까지 그렇게 생각해왔습니다. 그런데, 저의 이러한 인식을 깨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저는 중국 명문대에서 인문학 박사학위를 받은 친구가 있습니다. 그가 말하기를, 과거 중국인들은 삼국시대 이후 위진남북조 시대에 북방이민족들의 침략을 받으면서 세계관이 바뀌었다고 합니다. 자신들이 침략을 받으면서 비로소 '중화' 세계 외에 다른 세상도 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지요. 그래서 다음과 같은 세계관이 등장합니다.


이 새로운 세계관은 바로 '사천자관(四天子观)'입니다. 사천자관이란, 월지왕(유목제국), 로마황제(서방제국), 인도 대왕 그리고 중국 황제가 전 세계를 동서남북 네 개로 나누어 각각 다스리는 형태를 의미합니다. 사천자관은 고대 중국 왕조가 가장 팽창했던 당나라 시대에 널리 받아들여졌다고 합니다. 이를 달리 표현하면, 중국 왕조들도 인도와 유목제국(원나라 등) 그리고 서방 세력들을 자신과 대등한 제국으로 인정했다는 뜻입니다.


고대 중국 왕조들의 체제와 사상을 실질적으로 이어받은 중국공산당도 국제관계학에서 말하는 '다극체제'에 대한 이해도가 미국보다 높은 편이라고 합니다. 즉, 중국은 미국, 러시아, 인도처럼 자신과 체급이 같은 국가들과 외교관계를 유지하고 조율하는데 능숙합니다. 따라서, 중국은 미국을 대신해서 전 세계 패권을 차지하는 것을 부담스러워 할 수 있습니다. 자신만의 영향권이 확보된다면 더 이상 팽창을 멈추고 미국과 화해를 하려고 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이야기는 미중관계에 해당되는 이야기이지 한중관계에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오히려 한반도도 중국의 영향권에 포함된 이상, 중국의 거친 행보에 휩쓸릴 위험도 있지요. 그나마 한국이 중국과의 외교관계에서 한 가지 돌파구를 찾을 수 있습니다. 중국은 자기와 대등한 국가인 미국과 교섭하기 위해 일종의 중개인을 찾고 싶어합니다. 스위스처럼 말이지요. 만일 한국이 북한 문제를 해결 내지 대폭 완화할 수만 있다면, 미중 관계를 이어주는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홍콩의 역할을 이어받아 미중 양국의 자본이 이동하는 창구 역할도 가능합니다. 한 가지 보완점은 한중 간에 군사적 적대 조치를 하지 않는다는 신뢰를 쌓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중국은 오래 전부터 이런 점에 착안하여 한국을 주목해왔으며, 2010년대에 중국의 어느 학자가 한중동맹론을 주장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3줄 요약

1. 중국은 오래 전부터 다극체제에 익숙했다. 그 증거가 바로 '사천자관'이다.

2. 중국은 미국을 대신하여 세계를 지배할 생각이 없다. 너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3. 중국은 미국과 소통할 '아시아의 스위스'를 원한다. 한국이 북한 문제를 해결 내지 완화하고 한중 불가침 조약을 맺는다면 이런 역할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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