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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선주 Jan 15. 2017

당신의 취향은?

'취향의 탄생'을 읽고

'당신의 취향은 어떤가요?' 일상에서 쉽게 듣기는 힘든 말이다. 누구나 취향이 있지만, 쉽게 이야기하지 못한다. 그래서 이 책이 더 매력적이었는지 모른다. 하지만 '취향의 탄생'은 다른 탄생 시리즈와 달리 취향의 기원이나 의미나 학술적인 의의를 따르지 않는다. 책은 솔직하게 '취향'은 잘 알 수 없는 것이다. 라고 밝히고 시작한다. 이것이 이 책의 매력이다. 저자인 톰 밴더빌트(Tom Vanderbilt)는 심리와 과학에 대한 글을 쓰는 저널리스트이다.


읽기 쉽고, 최신의 이야기이며, 재미있다. 가볍지만, 결고 가볍지 않은 내용들을 다루고 있다. 인용이 많기 때문에 관련 전문지식 도서를 쉽게 확장시킬 수도 있다. 


차례는 다음과 같다.


들어가며 | 수많은 색깔 중 파란색을 좋아하는 이유 

1. 가장 분명한 취향, 음식 
2. 우주보다 광활한 온라인 평가의 세계 
3. 재생목록으로 취향을 예측하다 
4. 예술이 안겨주는 황홀과 불안 
5. 취향은 왜, 어떻게 변하는가 
6. 좋은 취향의 기준 


내가 추천하는 부분은 '들어가며' 부분이다. 이 부분을 통해서 독자로 하여금 취향이라는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한다. 사실 대부분의 사람은 취향에 대해서 별로 고민하지 않는다. 아마 이런 책에 관심을 가질만한 사람은 UX 디자이너나 기획자 아니면 책을 선택하는 취향이 아주 복잡하거나, '~의 탄생' 시리즈를 모으고 싶은 사람일 것이다. 다른 '~의 탄생'보다는 훨씬 재미있다. '들어가며' 부분을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어떤 음식을 먹는가?


먹는 것은 아주 단순한 일이지만, 모든 면에서 설명하기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도 매일 몇 번씩이나 일어나고 있다. 사람이 어떤 음식을 먹고, 좋아하게 되고, 계속 먹지만, 매일 먹었던 것을 두고 다른 것을 선택하게 되는 일관성 없고, 즉흥적이면서, 전반적으로 규칙이 있는 식성은 본격적으로 취향을 설명하기 가장 좋은 소재이다. 생각보다 많은 사례와 연구와 경험이 이어지기 때문에 어디가 쉽고, 재미있냐? 라고 의문을 품을 수 있겠지만, 실제로 읽으면 재미있다. 


생물이 살아있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취향을, 해부학, 유전 등으로 시작해서  심리, 문화를 지나, 경험적인 부분을 첨부하여, 상업 광고의 영향까지 단숨에 설명한다.



어떤 평가를 내리나?


음식 부분은 오래된 취향이고, 각기 다양한 방법으로 설명하긴 하지만, 정확하게 정량화되지는 않았다 음식은 매번 다른 경험을 주고, 매번 다른 사람이 그 경험을 겪기 때문이다. 취향에 대해서 좀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좀 더 쉬운 사례를 들어본다. 이 부분의 핵심 평가다. 온라인 평가는 다양한 서비스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많이 일어나는데,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생각과 행동이 다르다는 것이다. 실제 별점이나 댓글 등의 다양한 평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통해서 어떻게 평가하고, 평가가 어떻게 취향을 바꾸는가에 대해서 이야기된다.


"넷플릭스는 이용자가 무엇을 좋아할지 보여줄 뿐 아니라 그것이 어떤 종류인지도 말해준다." 이 두 가지가 서로에게 영향을 준다는 사실은 추천 시스템의 빅데이터 덕분에 놀랍게 복잡해진 정보가 만들어낸 흥미로운 형태가 아니라 인간의 취향 자체를 보여준다.


 넷플릭스, 스포티파이, OK큐피드, 트립어드바이저, 옐프 등 최근 영향력 있는 서비스들을 취재하여 얻은 부분을 설명하기 때문에 해당 서비스에 별 관심이 없다면, 받아들이기 힘들 수 있다. 전반적인 내용은 현재의 온라인 평가 시스템과 평가 결과 그리고 사용자들의 행동에 대해서 많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이다. 

과거에는 믿을 수 있는 친구나 공신력을 가진 전문가의 평가를 믿고 선택했다. 하지만 갑자기 그 문이 수많은 사람에게 열려버렸다. 각 목소리에는 전에 보던 공신력이나 사회적인 신뢰가 없다. 비평은 언제나 편향이나 편견을 지닌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인터넷에는 비평 수천 건이 넘쳐난다. 복잡하고, 혼란스럽고, 가끔은 숨겨진 역동성을 갖고 있다. 갑자기 우리 눈앞에 이들의 전투가 펼쳐진다.



그럼 취향을 예측할 수 있을까? 좋은 취향은 무엇일까?


3장의 내용은 취향의 예측에 대한 내용이다. 정확히는 어떤 것은 좋아하게 되는 이유와 좋아하게 만들려면, 이라는 부분이다. 역시 먼저 2장의 내용처럼 다소 다양한 내용이 속도감 있게 쓰여 있다.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취향에서 드러나는 사회적 지위와 소득이 취향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야기를 잠깐 한다. 그리고 4장은 예술품에 대한 이야기다. 어떤 예술품에서 사람들은 감동을 얻는 반면, 어떤 사람들은 사치나 기만이라고 평가한다.


미학적인 관점에서 취향은 정말 어려운 문제다. 사람들은 아름답다고 여기는 것들을 아름답다고 여기지만, 아름답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아름다움을 느낀다고 말한다. 이유가 무엇인지는 모른다. 하지만 몇 가지 이론들과 연구들을 통해서 인간이 예술품을 대하는 태도와 그 태도를 표현하는 방식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부분이 취향이라는 것에 대해서 글을 쓸 때, 가장 민감한 부분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5장과 6장 역시 흥미로운 부분이 많은데, 전하려고 하는 바가 매우 분명하기 때문에, 직접 읽어보는 것이 좋겠다. 이는 현대 사회에 대한 비판이 될 수 있고, 빠르게 변하고 발전하는 과정에서 올바른 생각과 선택, 행동을 할 수 있는 도움말이 될 수도 있다. 



결론


'취향의 탄생'은 대단히 속도감이 있는 책이다. 그리고 지금에 대한 고민이 많이 담겨 있다. 다나와에서 컴퓨터 부분 하나를 살 때도, 영화표를 예매할 때도, SNS에서 의견 하나를 표현할 때도 우리는 취향의 영향을 받는다. 하지만, 그 취향은 대체 어디서 온 것이고, 난 왜 그렇게 행동할까에 대해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이야기는 파란색을 왜 좋아하는지에서 시작해서 우리 모두의 공감대, 누구나 하는 영역에서 결국 한 사람의 개인에 대한 이야기로 돌아온다. 말속에 뼈가 있다고 다 읽고 나면, 자신의 취향이나 선택에 대해서 돌아보게 될 것이다. 인문학 책 읽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그렇게 되겠지만, 직업적으로 다른 사람의 선택을 받거나 환경을 만들어야 하는 사람들이라면(예를 들어, UX 디자이너 라든지...) 상황에 따라 많은 것을 고민하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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