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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선주 Sep 18. 2022

다이내믹 아일랜드

실행하지 않고, 사용하는 앱의 시대


어쩌면,

새로운 UX의 시작


아이폰 14 Pro 버전이 소개되면서, 애플은 기존의 노치를 화면 안쪽으로 이동시킨 후, 둥근 사각형으로 만들었다. 다이내믹 아일랜드라고 불리는 이 검은 부분 안에는 카메라 렌즈와 센서가 모여 있다. 다이내믹 아일랜드가 손에 닿지 영역이라 사용성이 떨어진다는 의견도 있고, 화면을 활용할 수 있는 영역이 오히려 줄어든다는 의견이 있다.


애플이 시도한 AssistiveTouch,  3D Touch 같은 UI가 항상 성공하지는 않지만, 다이내믹 아일랜드는 자동화된 애니메이션과 변형되는 UI라서 눈여겨볼만하다. 대부분 동적(Dynamic)인 UI는 사용자 경험을 해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모션을 UI에서 분리하고, 정보를 표시하는 UI 프레임이나 UI 자체가 변하는 것을 거북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다이내믹 아일랜드를 포함한 아이폰 14 Pro와 iOS 16에서 엄지 손가락이 닿거나, 화면이 줄어드는 것 이상의 용도를 발견할 수 있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다이내믹 아일랜드는 실행하지 않고, 앱을 사용하는 시대에 적합한 UI다.



둥근 노치인가,

펀치 홀인가.



첫 공개 당시, 후면 카메라와 함께 전면 카메라를 비교해서 보여주는 이미지를 보여줬다. 그래서 전면 카메라를 표시하는 형태라고 생각할 수 있다.



iOS16 노치 모델과 펀치  모델에 적용된 모습 비교해보면, 시각적으로  차이는 없어 보이지만, 기능적으로는 생각보다  차이가 있다. 아이폰 14 Pro 모델의 펀치 홀은 다이내믹 아일랜드라는 기능이 추가되어 있다. OS 결합되어 있기 때문에 단순한 펀치 홀이라고   없게 된다.



형태에 기능이
추가되어 있다.



그냥 노치를 부드럽게 바꾼 디자인 같지만, 기능과 상태가 추가되어 있다. iOS 16 UI 키트를 받아서 iOS 15와 비교해보면, 다이내믹 아일랜드의 형태와 애니메이션을 볼 수 있다. 변형되는 애니메이션은 A16 Bionic의 디스플레이 엔진이 직접 안티 에일리어싱을 처리하여 둥근 사각형의 곡률을 통제한다고 한다.



형태가 변하는 모습에 따라서 다이내믹 아일랜드는 정보를 인터랙티브 하게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iOS 16 전반에 통합되어 있으며 모든 종류의 앱과 연동되어 앱의 정보를 표시한다. 표시되는 앱은 백그라운드 기능이 있으며 다이내믹 아일랜드를 지원해야 한다.


세부적으로는 이런 순서를 가진다.

다이내믹 아일랜드를 지원하는 백그라운드 앱을 쓸어 올렸을 때 Dynamic Island로 이동한다.

앱은 최대 2개까지 앱을 다이내믹 아일랜드로 옮길 수 있다.
2번째 앱은 Separated 상태의 점으로 이동한다.

다이내믹 아일랜드를 탭 하면 해당 앱이 활성화된다.

다이내믹 아일랜드를 길게 누르면 위젯 형식의 팝업이 표시된다.


머티리얼 디자인의 카드 UI 가이드를 보면, 보관하는 정보의 양에 따라 카드의 형태가 유연하게 바뀐다고 되어 있는데, 다이내믹 아일랜드는 아직 작은 형태의 카드를 더 납작하게 만든 후, 디바이스와 더 긴밀하게 연결한 형태라고 볼 수 있다. iOS에서 제공된다는 점에서 카드보다 약간 더 개선된 기능이라고 판단된다.



실행하지 않고

사용하는 앱의 시대



애플은 펀치 홀 영역을 교묘하게 감싸서 디바이스의 컨트롤에 대한 정보와 백그라운드에서 동작하는 앱의 정보를 보여주는 영역으로 만들어냈다.


UI 디자인이 UI의 컴포넌트를 배치하는 게 아니라 기능과 정보를 사용자에게 전달하는 디자인 영역이라고 했을 때, 다이내믹 아일랜드는 흥미로운 결과물이다. 이 기능의 효과를 사용자의 인지와 행동으로 구분해 볼 수 있다.


다이내믹 아일랜드를 사용할 경우, 사용자는 단계적으로 앱의 정보를 인지하게 된다. 백그라운드로 동작하고 있는 앱의 정보가 간략하게 표시되면서 시작된 단계가 사용자의 행동에 따라 확장된다. 백그라운드 앱의 상태 혹은 정보가 사용자의 선택에 의해 더 많이 전달되는 과정을 크게 3단계로 생각할 수 있다.


1. 다이내믹 아일랜드가 Large 상태로 변해서 정보를 알려준다.

2. 사용자가 관심을 갖게 되면, XLarge 상태로 확장된다.

3. XLarge에서 Ultar로 변하게 된 후, 앱을 활성화시킬 수 있다.



다이내믹 아일랜드는 정보를 표시하는 것이 아니라 작은 패널로 작동하기도 한다. 사용자가 앱을 표시해두면 행동이 미리 예약되고, 최대 3개의 앱을 동시에 사용하는 멀티 태스킹 효과를 낼 수 있다.


공개 당시의 영상을 보면, 음악과 타이머를 동시에 사용하거나, 채팅 대화 중에 비행기 정보를 더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한다. 또 상태와 상태가 이어지는 행동을 통해서 파일을 받거나, 블루투스 이어폰을 연결하는 상태도 한 번에 합쳐서 전달한다.


직접 앱을 실행하지 않고 사용할 수 있는 부분이 중요하다. 다이내믹 아일랜드를 사용하게 되면, 사용자의 행동은 크게 확장된다. 애플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용자의 인지와 행동이 중단되는 시점에 대해 많이 연구한 것 같다.


음악을 듣다가 전화가 올 수 있기 때문에, iOS 16에서 전화도 다이내믹 아일랜드로 구분되었다.



인지의 1단계가 상단 스테이터스 바에서 이루어지면서 세로 화면의 효율성이 높아지고 상단과 하단의 영역 구분도 분명해졌다.



여기에 잠금 영역에서 위젯이 강화되면, 궁극적으로는 실행하지 않고 앱을 사용하는 시대가 왔다고 할 수 있다. 특히 한두 시간의 짧은 시간 혹은 단계적으로 진행되어야 하는 절차가 있는 앱에서 유용하다.


노티피케이션과 다른 점은 이벤트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진행과정을 보여준다'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배달의민족 앱으로 주문을 한다고 했을 때, 앱의 노티가 시시각각 표시된다 하지만, 중요한 포인트에 백그라운드로 배송 단계를 보여줄 수 있다. 토스 앱에서 주식을 샀을 경우나, 주가가 떨어지거나 오를 때 상태를 표시해서 빠르게 대응할 수 있게 할 수도 있다. 커뮤니티 앱에서 글에 댓글이 달리거나, 이벤트 소식을 확인할 수 있고, 업무 앱에서 빠르게 응답할 수 있다.


이러한 사례의 사용이 가능하다면, 여러 가지 앱을 동시에 사용하면서 인지 부하를 줄 일 수 있고, 탐욕스러운 앱이 매인 페이지부터 쏟아내는 광고와 노티, 프로모션으로부터 사용자를 보호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앱의 경우도 여러 이점이 있을 수 있는데, 효과적인 기능을 제공하는 앱이라면, 3D Touch와 결합하여, 더 자주 더 많이 사용할 수 있는 경로를 사용할 수도 있다. 새로운 사용 패턴이 생길 수 있고, 이 패턴이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들 수도 있다. 운동과 건강 관련된 앱이나 확장된 디바이스를 사용하는 서비스가 더 좋은 사용자 경험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앱에 머무르는 시간보다는 핵심 기능을 사용 빈도가 높은 앱이 살아남는 시장이 올 거라는 예측도 해본다.



좁은 영역에 많은 정보와

인터렉션 넣기


좁은 영역에 정보를 표시하고 인터렉션이 일어나게 하는 일은 가전제품에서 쉽게 볼 수 있다. 다이내믹 아일랜드를 처음 봤을 때, 하만 카돈 사이테이션(Harman Kardon Citation)의 UI 디자인이 생각났다.



하만 카돈 사이테이션은 스피커의 상태를 보여주고, 기기를 통제할 수 있는 작은 액정 UI가 있다. 사이테이션의 UI는 기기의 정보 구조와 사용자의 행동을 고려하여 설계되어 있어서 좁은 공간에서도 효율적인 사용성을 제공한다.



제한된 공간에 다양한 기능을 보여주기 위해서 각 화면의 정의와 역할이 촘촘하게 엮여 있는데, 디바이스부터 콘텐츠, UX까지 다룬다는 점에 있어서 다이내믹 아일랜드에 사용될 UI를 디자인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이내믹 아일랜드의 UI는 융통성 있게 확장되기 때문에 사이테이션의 UI처럼 복잡하게 만들 필요는 없지만, 작은 공간 안에 효과적으로 정보를 넣기 위해서 기울여야 하는 노력에 대해서는 배울 점이 많아 보인다.



결론


애플의 이번 광고를 보면,


모양을 바꾸고, 기능을 바꾸고,
시각을 바꾸고, 판도를 바꾸는
iPhone의 새로운 사용법.


이런 말을 하고 있다. 문구가 다이내믹 아일랜드가 어떤 목적과 역할을 갖고 있는지를 잘 표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모양과 기능을 바꾸는 것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말을 했다.


하지만 시각과 판도를 바꾸는 점에 대해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래서 시각과 판도에 대한 글을 써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시각은 사용자, 판도는 앱 시장의 흐름을 바꾼다는 점을 UI 분석 과정에서 알게 되었다.


애플은 항상 목적을 고객과 함께 공유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스크린타임, 사용자 정보 제한처럼 사용자가 정보를 통제하고 보호할 수 있는 도구를 제품에 꾸준히 추가하고 있다.


애플이 일으킨 변화는 느리지만 다이내믹한 변화를 만들어내기 때문에 다이내믹 아일랜드 이후 애플의 행보와 환경 변화를 기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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