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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선주 Jun 05. 2018

디자이너가 본 WWDC 2018

소프트웨어와 현실의 통합

이번 WWDC는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가 많이 소개된 행사였습니다. 대강 신문을 보니까 하드웨어가 없다는 것에 한계를 지적하고 있는데, 저는 소프트웨어와 디자인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행사를 지켜봤기 때문에 저의 기대에 맞춰서 소감을 적도록하겠습니다.


먼저 하드웨어의 이야기를 잠시 하자면, 이번 WWDC에서 하드웨어의 이야기를 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2013년 이래로 출시된 하드웨어들이 아직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몇 번의 OS 업데이트가 있었지만, 사용자들은 비교적 충실히 업데이트를 해왔고, 최근 iOS11의 만족도는 매우 높았습니다. 그래서 iOS12의 변화도 기존 사용자들을 위해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iOS12의 퍼포먼스 부분에서 많은 개선을 했고(아마도 별로 못 느끼겠지만...)



iOS12가 나와도, 사용자의 경험은 동일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iOS의 문제인 업그레이드 하면 느려지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하드웨어 자원을 알맞게 쓰는 것을 노력했고, 그 결과 키보드 튀어나오는 속도와 사진 불러오는 속도가 높아졌다고 말합니다. UX에 주목하시는 분들은 iPhone3Gs부터 키보드 튀어나오는 속도가 느리다는 불만이 있었던 것을 아실 겁니다.


신규 하드웨어는 없지만, 이러한 이번 발표의 통합은 기기간의 통합 뿐이 아니었습니다. 제가 기대한 것에 맞춰서 설명해 보겠습니다.


저의 예측은 이랬습니다.

- 빛과 그림자, 빛의 투과 등에 대한 새로운 관점이 있을 것이다.

- 새로운 디자인 '공간'을 보여줄 것이다.

- 전반적으로 미니멀하고, 그림자와 공간을 활용한 UI 디자인을 선보일 것이다.

- 질감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보일 것이다. 투명한 유리, 불투명한 유리, 반질반질한 표면, 무광택의 표면 등

- 현재 UI 컴포넌트들이 리디자인 되고, 관련된 가이드 혹은 규격이 재정비될 것이다.



1. 빛과 그림자, 빛의 투과 등에 대한 새로운 관점이 있을 것이다.




제 예측은 빛과 그림자라는 상징적인 주제가 UI의 비주얼 영역에서 표현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더 깊었습니다. 기존에 이어진 사용자 경험을 유지하기 때문에, 사용자의 영역인 모바일에서는 큰 변화가 없지만, 데스트탑 UI 프레임의 색상이 크게 바뀌었습니다. 선택 가능한 옵션처럼 보이기도 합니다만, 일단은 iOS를 기본으로한 모바일 영역은 밝게, MAC을 기반으로한 창작의 영역, 작업의 영역에는 다크 새도우 계열의 이미지를 보여줬습니다. 신형 맥의 표면 색상이기도 합니다.



이것은 단순한 영역과 색의 구분이 아니라 곧 있을 개발자 행사에서 보여줄 MAC의 소프트웨어 계층과 iOS의 소프트웨어 계층의 분리를 말해주는 것이었습니다. 이 부분은 WWDC18 후반부에 보여주는데 이전까지는 현실 공간과 디지털 공간, 앱간의 통합, 사용 전 영역과 사용 영역의 통합에 대해서 다루었는데, 이 부분에서 iOS와 MAC OS의 통합은 없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현실 세상의 시간을 반영하는 Dark Mode를 설명했습니다. 다이나믹 데스크탑이라고 합니다.(사족이지만, 제가 예전에 디자인한 TODO 앱에도 비슷한 기능을 넣어본 적이 있어서 흥미로웠습니다. 시간에 따라 해의 그림자와 환경을 은유한 디자인이었죠.)



일부 앱은 검은 배경을 사용하고, 일부 앱은 흰 배경을 사용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이 배경색과 글자색이 변하는 등의 변화를 이번 발표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2. 새로운 디자인 '공간'을 보여줄 것이다. & 전반적으로 미니멀하고, 그림자와 공간을 활용한 UI 디자인을 선보일 것이다.




많은 분들이 예상하지만, AR영역에 큰 개선과 변화가 있었습니다. 애플 발표에서 저렇게 둥근 사각 기둥으로 나오는 것은 앱 영역 이상의 계층적인 받침이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차후에 나올 하드웨어에 AR을 지원하기 위한 장비가 추가된다거나 OS레벨에서의 변화가 있다는 뜻입니다. AR영역에서는 다양한 비주얼 개선점이 있는데, 3D이모지는 거의 아바타를 만드는 수준으로 발전했습니다.


이 부분의 키노트에서 증강현실 파트가 강조되었기 때문에, 당장은 아니어도, 3D 기반의 이모지가 많아지지 않을까 합니다. 우리나라는 카툰 기반의 카톡 이모티콘이 많은데, 지금까지 2D와 3D의 관계로 보면, 머리 좋은 누군가가 2D의 감성을 살린 3D 이모지 혹은 그와 비슷한 것을 준비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미 MS의 XBOX나, Wii의 사례에서 3D 아바타가 좋은 반응이 있었기 때문에 기대해볼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동시에 공유하기 위한 파일의 사이즈나 포맷도 정리를 한 것 같습니다. 그리하여 전화의 영역과 페이스타임의 영역이 조금 더 가까워졌습니다. 통화의 영역에서 페이스타임으로 쉽게 넘어갈 수 있고, 페이스타임에서는 3D 애니메이션의 아바타나 이모지를 즐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와 함께, 다자간 통화가 2.5D 환경에서 이루어지는 것을 시연으로 보여주었습니다.


지금은 좀 먼 이야기지만, 우리의 입체적인 현실의 어떤 사건이나, 사물을 2D로 전송하거나 공유하고 있습니다. 키노트의 레고의 사례를 보면, 제품이나 서비스를 3D로 확인할 수 있는 기기라는 것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큰 효용이 있을 것 같습니다. 요리 재료를 비추면, 3D로 다듬는 것이나, 영양정보를 볼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언젠간 입체적인 공간에서 디자인하기란 과제가 생길지도 모르겠습니다.



3. 질감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보일 것이다. 투명한 유리, 불투명한 유리, 반질반질한 표면, 무광택의 표면 등



비주얼 영역에서 큰 변화는 없었지만, 사용 전 영역과, 실제 앱의 사용 영역에 개선이 많이 있었습니다. 아이폰은 앱을 사용하기 전의 영역에 대한 UI가 있습니다. 화면의 잠금을 해제하고, 앱을 실행시키기 전에 앱의 일부 기능을 위젯화면이나 대시보드, 시리로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합니다.



앱을 실행하기 전에 사용하는 경우는 투명한 바탕에서 앱의 콘텐츠나 기능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iOS기능에서는 이 부분의 개선이 많이 있어서, 불투명하거나 투명한 배경 위에 콘텐츠나 기능이 표시됩니다. 많고 작은 알림들이 앱별로 많이 쌓이게 되기 때문에,



해당되는 UI와 비주얼이 개선되었습니다.



그리고 시리를 강화시켜서, 앱의 기능 일부를 시리로 통제할 수 있게 했습니다. 그리고 그걸 음성매크로로 묶어서 효율적으로 사용하게 하는 Shortcuts를 만들었습니다. 이제 iOS 플랫폼을 기반으로 사용하는 사용자경험에서 글로벌 시장을 노리는 분이 있다면, 손가락으로 앱을 실행하기 전단계에서 음성 경험에 대한 설계와 음성에 대해서 위젯이나 기타 방법으로 눈으로 볼 수 있는 결과를 설계해야 하셔야 할듯 합니다.



4. 현재 UI 컴포넌트들이 리디자인 되고, 관련된 가이드 혹은 규격이 재정비될 것이다.




앱의 연결이 강화되었습니다. 연결이라는고 하는데 저는 통합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저는 통합이라는 것은 기능과 콘텐츠가 서로 다른 앱에서 함께 쓰이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싶습니다. 통합을 하려면, 디자인 상으로 2가지가 필요한데,


첫번째로 표준이 있어야 합니다. 디자인의 표준없이 두 앱을 합치게 되면, 보기도 좋지 않고, 사용도 힘들게 됩니다. 사진의 크기, 글자의 크기, 색상, 레이아웃의 유사성이 있어야 하고, 이 두 가지가 좁고, 넓은 영역에서 잘 보여야 합니다.



뉴스와 주식 정보가 합쳐진 화면입니다. 대대로 애플의 뉴스앱은 검은 바탕에 흰 글씨를 사용하는 디자인이었습니다. 뉴스와 주식을 함께 볼 때는 주식의 디자인이 변경됩니다.


두번째는 개성이 있어야 합니다. 서로 다른 앱은 보통 서로 다른 콘텐츠를 다루기 때문에 같은 비주얼 컴포넌트를 사용하더라도 서로 달라보여야 합니다.



리디자인된 Apple Books 입니다. 전반적으로 앱스토어와 비슷한 디자인이지만, 책을 읽는 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서 몇몇 디자인 요소들이 앱스토어와는 다릅니다.



결론



대부분의 언론에서는 하드웨어가 없다고 하는데, 그건 우리나라가 하드웨어에 너무 집착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듭니다. 모바일 기기를 만들고 있는 대기업이 있기 때문에 그에 맞춰서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은데, 실제로 사용자와 점면이 가장 넓은 것은 하드웨어가 아니라 소프트웨어입니다. 하드웨어는 2년에 한 번만 사지만, 소프트웨어는 1년 내내 구매와 사용이 이루어집니다. 구매와 사용하는 가운데 발생하는 트래픽으로 광고 시장도 활발하게 돌아갑니다.


더구나 애플처럼 수많은 앱들과 콘텐츠, 사용자가 집중되는 환경에 처한 회사라면, 사용자와 앱 개발사들을 위한 길도 고민해봐야 합니다. 하드웨어 제조사는 몇 개의 거대 기업이지만, 그 위에 활동하는 사용자와 회사들은 수없이 많습니다. 그래서 소프트웨어의 변화는 매우 중요합니다.


애플의 이번 변화가 어떤 결과를 낳을지, 그리고 변화의 폭이 얼마나 될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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