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순례길을 위한 짐을 싸보자

배낭의 무게는 인생의 무게

by crescent

이렇게 늘어놓고 보니 새삼 많기도 하다.

이것은 산티아고 순례길 중 프랑스길을 걷는 45일 동안 내가 이고 지고 걸을 모든 짐들이다.

전체 무게는 9.5kg, 배낭은 28+5리터 확장형.

이쪽은 출발 당일에 입고 들고 신고 다닐 것들이다.


아이더 고어텍스 트레킹화(색이 예뻐서 삼ㅋㅋㅋㅋ 물론 가벼움)

아크테릭스 멘티스 1 가방(가볍고 수납이 잘됨. 여권, 크레덴셜, 지갑 보관용)

아이더 컨버터블 팬츠(반바지 분리 가능)

젝시믹스 운동용 반팔티(헐렁하고 금방 마름)

블랙야크 등산모자(챙이 넓고 가볍고 잘 접혀서 보관도 용이하며 목을 가려주는 그물 차양막이 달려있음)

블랙야크 여름용 등산장갑.. 바람이 슝슝 잘 통함

검은 점무늬 천 마스크. 목까지 가려주고 코 부분이 뚫려서 공기 엄청 잘 통함.

인진지 에코울 세트

등산 스틱 2개

윗 사진처럼 당일날 착용할 것을 제외하면 이만큼이다.


킬리 글래시어 에어

NH 침낭

등산용 깔개

네파 고어텍스 점퍼(2L)

크록스 샌들

일회용 마스크(KF94 2개, 일반 일회용 3개)

물티슈 2종과 휴대용 크리넥스

각종 양념류와 주전부리, 도시락통과 수저

세면도구와 위생용품

패커블 경량패딩

긴팔 1, 반팔 1, 냉장고바지 1, 레깅스 1, 인진지 에코울 1세트, 빨래망

운동용 브라 2, 팬티 2, 손수건 1, 팔토시 1, 무릎보호대 2

가방 커버, 김장비닐 2, 우산, 비치마(레인스커트), 패커블 보조가방(30g), 스포츠타월(큰데 72g)

비상약, 빨래용품, 충전기 및 전자제품, 화장품 및 각종 소품, 셀카봉까지.


소장하고 있는 품목이라면 일일이 저울 달아보고 가장 가벼운 것을 골랐고, 마땅치 않은 경우에는 새로 구입한 것들 중에서도 가장 적합한 것만을 골라 구성한 라인업이다. 정말 가지고 가고 싶었지만 끝내 제외할 수밖에 없었던 223g의 원피스가 슬픈.


이 무게만 7.3kg... 온전히 내가 지고 걸어가야 할 것들이다.

그런데 여기에도 함정이 있었으니...

정말 정말 간단하게 챙긴다고 추리고 추려서 정예부대만 남긴 양념 및 먹거리들.

그리고 젤리와 초코바는 비행기가 저녁에 프랑스 도착인데, 다음날 새벽에 기차로 파리를 출발하여 오후에 생장에서 바로 순례길에 올라 보르다까지 도보로 이동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챙긴 것.

아주 아주 가볍고 작은 반찬 통. 큰 통에 작은 통을 넣어 뚜껑을 닫아서 보관할 수 있다.(생각보다 이 조건을 만족하는 반찬통이 많지 않음)

그리고 진짜 가벼운 숟가락, 젓가락... 까지 해서 총 960g이다...


이걸 뺀다면 내 짐은 6.3kg이 될 텐데. 그래도 일반적으로 권장되는 체중의 10%를 초과한다.

일단 가지고 출발은 해보고... 도저히 안 되겠으면 하나둘씩 헨젤과 그레텔마냥 지나가는 알베르게마다 기부를.

아니면 한꺼번에 요리해서 순례객들과 파티를 열든지.

출처: 킬리 아웃피터스 https://kili.co.kr/?idx=263

가방은 이것이다. 선택한 이유는 딱 두 가지,

첫째, 30리터 이하일 것- 맥시멀리스트답게 이것저것 다 챙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용량을 빠듯하게 마련.

둘째, 허리끈이 넓고 폭신하여 잘 받쳐줄 것.

두 가지 모두 만족하는 것이 (내가 찾기로는) 이것밖에 없었다.

세세한 짐들은 이렇다.

핑크색 파우치에는 화장품과 자주 사용할 물품들.

선크림은 다 떨어지면 현지조달.

기타 페이셜 제품은 다 쓰면 바디로션 대신 챙긴 알로에젤 100ml를 범용으로 사용.

면봉은 하루 한 개씩 꼭 필요하고 치실도... 없으면 꿉꿉해 쥬금.

이것은 빨래할 때 필요한 물품들이다. 세제는 시트형을 쓰기 좋도록 잘라 준비했다.

각종 비상약과 여성용품 하루분(시작하면 바로 근처에서 구입 예정)

세면 용품과 위생 용품

타월, 폼클렌저, 샴푸, 트리트먼트, 치약 2, 칫솔, 미니비누, 손소독제, 비오킬, 신기패, 고리 달린 가방.


먹을 것 빼고도 6.3kg이나 되는 짐을 가지고 가면서 팁을 쓰는 것이 부끄럽지만...

샴푸와 치약은 사용 전후의 무게를 측정하여 1회 사용량을 구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총기간인 45일간 필요한 양을 계산했다.

샴푸가 1회 2g 정도 소요되므로 전 기간 90g가량이 필요한데, 저 샘플은 미개봉이 50g 정도 된다. 그런데 새 샘플통 안에 빈 공간이 많이 남아있어서 그 부분을 동일한 샴푸로 채웠더니 용기까지 100g이 넘는다... 이는 대략적으로 순례길 전 기간을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폼클렌저도 30g이라고 적혀있는데, 빈 공간 동일 제품으로 적당히 채웠더니 용기까지 50g이 넘는다. 액상만 감안하면 40g 정도로 추정되는데, 이 정도면 계획한 양인 세면과 바디(선크림 지우는 용)에 모두 사용할 수 있다. 거품이 잘 나는 제품이라.

치약은 20g 용량 샘플인데, 새 제품을 그냥 만져도 속이 텅텅 비어있다. 점성 때문에 통통~ 두드려가면서 내용량이 30g 정도 되도록 채웠는데, 문제는 치약 1회 사용량이 0.6g 정도이고, 하루 최소 두 번은 사용하기 때문에 챙긴 양으로는 부족할 거라는 계산이다. 그래서 대부분 용품들을 1개만 가져가는데도 치약만 두 개를 챙기게 되었으며, 그래도 부족한 부분은 현지에서 조달할 생각이다.

통을 채울 때 주의할 점은 너무 꾸역꾸역 꽉 채우면 이동 중에 터지거나 새는 참사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적당히.


손소독제는 벌레, 특히 빈대(베드버그가 빈대류이다)들이 싫어하는 아로마오일을 첨가하고 글리세린과 알코올을 넣어 직접 만들어서 손뿐 아니라 각종 용품을 소독할 때도 용이하도록 했다.

비오킬은 98g들이 시판제품이 있지만, 무게를 감안하여 80ml 용량이면서 통 자체도 가벼운 것으로 준비했다. 대롱까지 꽉꽉 넣었더니 액체만 83g 들어갔다.

신기패는 7g인데, 벌레가 밟으면 바로 죽는 신통한 분필형 살충제라고 해서 준비했다. 침대에 결계를 치고 잘 것이다.


칫솔은 분리형보다 오히려 저게 조금이나마 가벼워서 챙겼는데 그냥 분리형 가지고 갈까 고민 중.

아이패드나 노트북, 고프로 등을 가지고 가지 않는 대신, 핸드폰 용량을 반이나 비우는 대작업을 감행했고, 매일의 기록을 남기기 위해서 가벼운 접이식 키보드(128g)를 구입했다.

셀카봉은 오래 사용하던 것이라 잃어버려도 아쉽지 않은 것.

헤드랜턴은 캡 부착형으로 18g인가... 아주 가벼운 제품이며 납작한 건전지 여분도 챙겼다.

충전 플러그는 2개 슬롯, 충전선은 짧은 건 마이크로 5핀과 라이트닝 하나씩, 긴 선은 겸용 가능한 제품으로 챙겼다.

이런 필수품들이 은근히 현지 조달이 곤란한 경우가 있어서 신경 써서 준비했다.

그런데 지금 보니까 애플워치 충전기와 보조배터리가 빠졌네.

꽃무늬 우산은 UV 차단기능이 있어 양산 겸용으로 사용하려고 준비했다. 가볍고 튼튼한 제품인데, 손으로 들지 않고 가방 어깨끈에 매어 간편하게 사용할 예정이다.

배낭 커버는 필수품이고 김장비닐은 동키나 수하물 부칠 때 쓸 생각인데 버릴 수도...?

네이비색 주머니에 담긴 비치마는 넓게 천처럼 펼쳐지는 제품으로 베드버그 방지용이나 피크닉용 기타 다양하게 사용하다가 우천 시에 우산 쓰고 상의는 고어텍스 점퍼, 하의는 비치마 두르고 다니려고 샀는데 과연 생각만큼 잘 될지.

비닐 몇 장과 고무줄도 스패츠 대용으로 챙겼다.

대부분의 순례자들이 챙기는 판초우의는 출발 직전 일기예보를 보고 생각하기로 했다.


이제 출발까지 열흘 남았다.

할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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