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남방항공타고 네팔로 떠나기
설레이는 마음을 캐리어 가득 담아 들고 등산배낭을 메고 집을 나섰다. 오전 11시반 쯤 공항에 도착했는데 공항이 상당히 여유롭다. 12월초가 비수기이긴 한가보다. 이미 중국남방항공 웹페이지를 통해 웹체크인을 마친 상태여서 수속을 기다리는 내 마음도 여유롭다. 남방항공 카운터에 가니 직원들이 키오스크를 통한 체크인으로 손님들을 가이드하고 있어서 카운터도 여유로운 상황이다. 줄을 서 있을 필요가 없어 뒷편 의자에 앉아서 친구들을 기다린다. 화장품은 캐리어에, 보조배터리는 배낭에 잘 담겨있는지 다시 한번 확인한다. 곧이어 친구들이 도착하고 우리는 바로 짐을 부치러 갔다. 인당 23kg까지 위탁수화물 서비스가 가능하니 이렇게 편할 수가 없다. 매년 에어아시아를 타고 방콕을 가는 우리는 위탁수화물 7kg을 맞추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던가.
공항에 들어오면 우리가 항상 하는 일, 신라면세점 카운터에서 임직원전용 쿠폰받기. 당일만 사용가능한 화장품 1만원, 주류 1만원 쿠폰을 받아 마스크팩과 Oneglass 팩와인을 야무지게 구입했다. Oneglass 팩와인은 개인적으로 샹그리아가 달달하니 가장 부담없이 마실 수 있다. 쿠폰미션을 클리어한 후 마티니 라운지로 향했다. 까르보나라 떡볶이와 매운 떡볶이가 너무 맛있었다. 낮맥주까지 깔끔하게 먹고났더니 벌써 오후 2시가 다 되어간다. 탑승동으로 이동하여야 하기에 탑승마감까지 시간이 촉박해졌다. 부랴부랴 탑승동으로 이동하는데 탑승구는 또 왜이렇게 먼거야. 아직 네팔에 발도 안디뎠는데 땀흘리게 뛰어서 간신히 비행기에 탑승했다.
올레 TV 모바일 앱에 열심히 영화를 다운로드 받았는데 비행기모드를 하니 어플이 실행이 안된다. 인터넷이 터져야지만 사용할 수 있는 어플인가보다. 넷플릭스 영화를 다운받았어야 하는데 보지도 못하는 영화 다운받는다고 괜한 고생을 했다. 영화를 못보면 다음은 웹툰이지. 네이버 웹툰의 '호랑이 형님'은 여행때만 보게 되는 것 같다. 지난 방콕여행때 봤던 다음화부터 보기시작했다. 그러다가 잠이 들었고 금새 광저우에 도착했다. 광저우에서의 환승시간도 1시간 정도로 매우 부족했다.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카트만두행 환승하는 여행자를 기다리는 직원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녹색 스티커를 팔에 하나씩 붙여주며 빨리 가라고 했다. 급박한 분위기에 심취되어 우리는 또 땀나게 뛰었다. 이번 여행컨셉이런거였어? 계속 땀나는거? 광저우 공항이 매우 깨끗하고 매우 크다고 생각하며 환승 표지판의 화살표를 따라 계속 뛰었다. 다행히 늦지 않게 비행기에 탑승했다. 비행기는 중국 항공사 최초의 가장 큰 여객기인 A380 여객기였다. 카트만두 도착하면 밤이라서 바로 자야하기 때문에 비행하는 동안 자면 안된다고 한 뇽은 금새 잠이 들어버렸다.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과 '히든 피겨스' 영화를 재미지게 보고나니 금새 카트만두에 도착했다. 네팔 공항은 처음부터 신기한 경험이었다. 비행기에서 바로 계단으로 내려 공항으로 걸어들어간다. WELCOME TO NEPAL, 네팔이 우리를 반겨주었다.
네팔과 한국은 3시간 15분의 시차가 있다. 15분 차이나는 나라도 있구나. 네팔과 인도는 같은 시간대를 사용해야 하나 네팔이 인도의 속국이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인도보다 15분 빠르게 시간을 조정했다고 한다. 원래 인접한 나라들끼리는 사이가 좋을 수가 없는 법이지.
비자 발급받는 줄이 엄청 길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해서 비자 발급 서류를 한국에서 미리 프린트해와서 비행기에서 작성해왔다. 밤늦은 시각이어서 그런지 비수기여서 그런지 줄은 길지 않았다. 비자 발급서류, 증명사진, 비자Fee를 달러로 계산하고 영수증을 받아 입국신고서와 함께 이미그레이션을 통과하면 카트만두 입국 완료다. 수화물을 찾고 유심구입을 위해 200달러만 환전을 했다. 환전소에 111.9 라고 씌여져 있길래 공항인데도 환율이 좋다고 생각했는데 그대로 주는 것이 아니라 수수료를 비싸게 받고 환전해주었다. 그럼 그렇지, 어딜가도 공항환전소가 쌀리 없잖아.
산에서 NCell보다 NTC가 더 잘 터진다는 이야기를 듣고 NTC 유심을 구매했다. 그동안의 해외여행에서는 서로 전화할 일이 거의 없어서 카톡으로 연락을 다 했었는데 이번 여행은 위급상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전화하는 법도 배우고 서로의 네팔 전화번호를 저장하며 철두철미하게 트레킹을 준비했다. 한국 유심칩은 잃어버리지 않도록 유심카드에 테이프로 붙여 여권지갑안에 잘 보관해두었다. 이제는 해외로밍이 아니라 그 나라 유심을 사서 유심칩을 갈아끼는 편이라서 여권지갑에 유심칩을 뺄 수 있는 핀도 잘 챙겨두었다.
거의 자정이 다 되어 도착하고 내일 아침 7시 비행기를 타야하기 때문에 공항 바로 앞에 있는 Regal Airport Hotel을 예약했다. 공항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는 호텔이다. 공항 밖으로 나오니 택시기사들이 본인 택시를 타라며 계속해서 쫓아온다. 택시기사들을 뿌리치고 맵스미가 알려주는 대로 캐리어를 끌고 당당하게 걸어나왔다. 가로등이 거의 없어서 카트만두의 밤거리는 매우 어두웠다. 그리고 우리가 걸어나온 길은 차도였다. 인도를 찾을 수 없어서 그냥 맵스미가 알려주는대로 따라갔을 뿐. 큰길로 나와 길만 건너니 바로 앞에 호텔이 있었다. 체크인을 하고 내일 아침 조식시간을 물어보니 7시라고 한다. 우리는 내일 6시에는 출발을 해야한다고 하니 아침을 포장해주겠다고 했다. 시설은 낡았으나 방이 꽤 컸다. 아직 트레킹을 시작도 안했는데, 아직 포카라는 가지도 않았는데 너무너무 피곤했다. '트레킹하기로 한 걸 과연 잘한 일일까?'라고 생각하며 네팔에 머무는 동안 가장 좋은 숙소일 호텔에서 잠자리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