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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철현 Apr 02. 2024

저에게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키 빼고.

얼룩소 인터뷰-편의점 직원은 왜 책을 썼을까

출판사를 통해 '얼룩소'라는 미디어 플랫폼으로부터 서면 인터뷰 요청이 왔다.

alookso, 얼룩소, a look at society

이름이 재밌다. 하핫.

어디서 들어 본  같은데 선뜻 아는 체 하기엔 실상 아는 것이 전현무해 그냥 모르는 곳이라고 해야 했다(이제부터 알아 가 볼게요ㅠ).

아무튼 얼룩소는 브런치와 달리 가입만 하면 누구나 글을 쓸 수 있는 곳이었다. 찬찬히 훑어보니 일반인부터 전문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각자의 반짝이는 관점으로 양질의 글들을 생성하며 집단 지성을 실현하고 있었다. 실례지만 제가 낄 곳이 맞나요?


나는 '질문받SO(Ask Me Anything)' 코너의 인터뷰이로 선정된 것이었다. 인터뷰어는 최근 <까다롭게 좋아하는 사람>이란 책을 내신 엄지혜 작가님이셨다. 질의서를 받았다. 총 13개의 질문. 작가 소개부터 책의 내용, 편의점 업계 전반에 걸쳐 기존 언론사 인터뷰와는 사뭇 다른 매거진 톤의 질문들이 가지런히 정렬되어 있었다. '책을 쓰게 된 이유나 계기는 무엇인가요?'란 질문이 없어서 반가웠다. 이미 이전 인터뷰에서 충분히 그에 대한 답을 했었기에 엄작가님도 아마 이를 아시고 일부러 생략해 주신 것 같았다. 비록 서면 인터뷰였지만 세심하게 준비해 주셔서 작가로서 존중받는 느낌이 들었다. 질문들에 하나씩 달다 보니 나란 사람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감칠맛이 났다. 


도통 주간엔 짬이 나지 않아 데드라인 새벽 3시까지 열심히 답변을 작성했다. 보내주신 샘플 기사들이 어마어마한 퀄리티라 가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막상 쓰다 보니 나 키보드 워리어였네. 그리고 회신 메일에

'제가 3살 된 딸이 있는데 '얼룩말'을 좋아하는 2021년생 '소'띠입니다. 얼룩+소! 이런 연결고리가 있네요 ㅎㅎ'

라고 마른 수건 친근감을 쥐어짰는데 보내놓고는 바로 후회했다. 너무 주책바가지인가ㅠㅠ

4월 1일부터 3일까지 독자분들이 나에 대해 궁금한 점을 댓글로 질문을 해주면 내가 다시 댓글로 답을 하는 재밌는 방식이다. 예전 싸이월드, 세이클럽의 백문백답 이후 누군가로부터 이렇게 좌표 찍힌 관심을 받아본 적이 있던가. 수줍음이 많은 성격이기에 아무 댓글도 안 달렸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사실 요만큼 했다. 하지만 이렇게 귀한 자리를 내어주신 얼룩소에 대한 고마움으로 그 어떤 질문(단, 키는 묻지 말아 주세요)에도 성심을 다하자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근데 나 같은 무명 작가를 사람들이 궁금해 하기는 할까? 무명이라 무플 콘텐츠가 되면 어쩌지? 얼룩소의 신기록 수립인가? 소심한 마음에 나는 내가 먼저 댓글을 다는 초강수를 두었다. 아마도 얼룩소가 이 코너를 운영한 이래 작가가 먼저 자기 자신한테 질문을 한 사람은 내가 최초가 아니었을까? 얼룩소 관계자분이 '이 사람 보통 또라이가 아니군'이라고 했을 수도..



아무쪼록 많관부. 얼마 전, 편의점 업계 상반기 공채도 시작되었으니 지원자 분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 같아요.


https://alook.page.link/eNB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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