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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재성 작가 May 03. 2019

[일상 속 완결]

반복은 초보자를 전문가로 만든다


약간만 진지하게 이야기를 하면,
난 아주 어릴 적 부터 내가 ‘그림을 잘 못 그린다’ 라고 스스로 인정하고 살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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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교육을 받았을 때 누나와 비교해서 그림 그리는 실력이 잘 늘지 않았고, 살면서 그림을 굳이 잘 그릴 필요도 없어서 글씨 쓰는 연습과는 달리 노력을 투입해 보지도 않았다. 그림 그리는 일 말고도 다른 일 중 남들에게 칭찬 받을 만한 수준에 오른 일들이 있기는 했기에, 그림 그리는 일에 대해서 딱히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없었다 (이는 행동의 완결에 나오는 ‘중요도 선정’ 측면으로 생각해봐도당연한 일이었다. 이익정도는 없다시피 하고, 이걸 못해도 내가 피해를 볼 일도 없거니와 전혀 시급하지도 않았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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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최근 아이패드 위에 ‘종이 질감 필름’을 붙인 이후로 아주 우연찮게 그림을 한번 그려보기로 했다. 역시나, 형편없는 그림을 소셜 미디어에 올리니 사람들이 많이 웃는다. 웃기거든. 내가 생각해도 웃겼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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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렸던 첫 캐릭터가 왼쪽의 라이언이다.
나름 열심히 그린다고 그려봤는데 최선을 다 했는데도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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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얼마 안 되는 시간이 지났고, 그 사이에 나름 열개가 넘는 그림을 배껴 그리고 보고 그리고 상상해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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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시간이 거의 지나지 않았지만 궁금했다.
‘지금 다시 라이언을 그리면 그때보다 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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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오늘 그린 것이, 오른쪽의 라이언이다.
여전히 실제 캐릭터와 비교하면 쭈글쭈글 우스꽝 스럽다
하지만 누가 보더라도 왼쪽보다는 오른쪽이 낫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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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는 나와 있지 않지만 행동의 완결 관련 강의
‘일상 속 완결’을 강의할 때 내 프레젠테이션 슬라이드와 지금껏 내가 프레젠테이션으로 얻은 명성에 대해 약간의 자랑을 하는 듯 하다가 결국 내가 최초로 만들었던 파워포인트 슬라이드를 보여준다. 그 우스꽝스러운 슬라이드. 내가 지금 보더라도 정말 심각한 수준으로 못 만든 그 슬라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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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지금 나에게 누가 슬라이드를 못 만든다고 이야기 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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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강의 바로 보기: https://youtu.be/QhBs_KVpPz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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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림에 대단한 재능을 가졌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은 지금도 같다. 하지만 나는 지금껏 무언가를 ‘대단한 재능을 가졌기에’ 시작한 적이 없었다. 오히려 현재의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시작했고, 끝내 극복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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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그림은 나에게 우선 순위에서 많이 밀려 있는 일이다. 하지만, 일주일도 안 되는 시간동안 투자를 했는데도 이렇게 조금씩 나아지는게 보인다면, 내가 더 노력을 기울인다면 나는 주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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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못하는게 뭐에요?’

라고 물어볼 때 ‘저 그림 못그려요’ 라는 말을 더 이상 할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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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그린 그림에 대해 웃음이 쏟아지는 상황도 이미 익숙하다. 내가 무언가를 못 하는 상황에서 하겠다고 선언했을 때 늘 나는 비웃음을 받아왔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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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내가 그린 그림이 웃기다는 사실을 알고 그렇게 웃어주신 분들께서 나를 조롱하시려는 의도가 없다는 사실은 누구보다 잘 안다. 조롱 받았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오해 없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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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내가 다른 일에 투입했던 것처럼 정말 노력을 기울였을 때, 그리고 몇년이 그렇게 지났을 때 오늘 내 그림을 보며 웃음을 터뜨리신 분들 중 과연 그때도 웃으실 수 있는 분이 많이 계실까?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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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늘 모자르고, 부족하고 때로 우스꽝스럽다.
모자를지언정 하나씩 완결해 나가는 사람은 반드시 성취하고 발전한다.
..
내가 책에서 그렇게 부르짖었던 그 일을,
나는 일상 속에서 ‘취미’라는 이름으로 소소하게 완결해 가는 중이다.

‘나는 그림을 잘 못 그리지 않는다. 지금껏 시도하지 않았을 뿐이다.’

#행동의완결
#일상속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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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김재성 

서울대학교 컴퓨터 공학부를 졸업하고 맥킨지 앤 컴퍼니 (McKinsey & Company) 컨설턴트로 재직했다.

현재 제일기획에서 디지털 미디어 전략을 짜고 있다.

저서로는 행동의 완결, 퍼펙트 프리젠테이션 시즌 I, 퍼펙트 프리젠테이션 시즌 II 가 있다.



#행동의완결
#행동과성취를완전히달라지게만들단한권의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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