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별더하기 Apr 14. 2020

T-분포의 발견, 윌리엄 고셋

정규분포를 따를 만한 충분한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한 조건을 들자면 아마도 시간과 비용, 사람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근대 통계학의 연구가 활발히 시작된 19세기에는 데이터 수집이 지금보다 훨씬 어려웠다.


윌리엄 고셋은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수학과 화학을 전공했다. 특정 학문에서 공로를 인정받은 대부분 사람이 학자의 삶을 살아온 것에 비추어 보면 그는 매우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고셋은 대학교 졸업 후 일반 기업에 입사해 평범한 직장인의 삶을 선택했다. 그가 취업한 기업은 지금도 흑맥주의 대명사로 유명한 아일랜드의 맥주회사 기네스Guinness였다.

고셋이 근무했던 1900년대 초반의 기네스는 그들의 장인정신, 즉 양조 기술자가 가진 최고의 경험을 통해 맥주를 생산하는 회사였다. 그런데 고셋에게는 이 맥주 맛이 일정하지 않아서 불만이었다. 그는 일정한 맛을 내기 위한 연구를 결심했다. 맥주 맛을 결정하는 효모를 분석해 일정한 맛을 유지할 수 있도록 효모의 양을 결정하는 데 통계 기법을 활용했다.

하지만 그에게는 충분한 시간도 비용도 더 중요한 인력도 없었다. 데이터 수집을 위한 3대 요소가 결핍된 그의 표본은 역시나 작았다. 그는 어떻게든 작은 표본으로 모집단을 추론해야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표본이 작아 정규분포를 벗어나면 인정할 수없는 오차가 나온다는 것이 정설이었다. 고셋도 이 점을 잘 알았기에 그의 연구는 고난의 연속이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고셋은 작은표본도 정규분포를 따를 거라고 가정하고 자유도라는 개념을 통해새로운 분포를 만드는데 이게 바로 T-분포다. 현대 통계 분석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T-분포가 맥주 맛을 위해 탄생했다니 매우 놀랍지 않은가?

고셋은 맥주의 맛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한 효모량을 알아내는 과정에서 우여곡절 끝에 발견한 T-분포 이론을 당연히 세상에 발표하고 싶었다. 회사에 허락을 구했지만 맥주 맛의 비밀을 세상에 공개하는 것은 너무 위험한 일이라며 반대했다. 회사의 반대로 묻힐 뻔했던 T-분포는 고셋의 기지로 세상의 빛을 보게 됐다.

고셋은 논문을 발표하며 저자 이름에 실명 대신 학생student이라고 적어 제출했다. 그 이론이 유명한 스튜던트 t 분포다. 이후로도 고셋은 student라는 평범한 가명으로 20여 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그가 작고한 뒤 학회에서 그를 기념하기 위한 모금의 일환으로 기네스를 방문해 student가 고셋이라는 사실을 알리기 전까지 회사는 이 사실을 까마득히 몰랐다


http://www.yes24.com/Product/Goods/71859635?scode=032&OzSrank=1


매거진의 이전글 그때는 맞고,지금은 틀리다 #3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