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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더하기 May 02. 2021

스피어만 상관계수 2

근대 수리통계학의 아버지 칼 피어슨 입장에서 보면 스피어만이 그리 달갑지 않았을 것입니다.

상관분석은 피어슨 상관분석만으로 설명돼야 하는데, 통계학자도 수학자도 아닌 심리학자가 또 다른 상관분석 기법을 고안했으니 얼마나 얄미웠을지 상상이 갑니다.

실제로 같은 시대를 살았던 둘의 관계는 그리 좋지 않았다고 합니다.

일부 문헌에서도 피어슨이 스피어만의 성과를 인정하지 않았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둘의 관계야 어찌 되었든 스피어만은 비모수적 검정 기법인 스피어만 상관분석을 정립했고 지금도 여러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스피어만 상관 분석의 예


스피어만은 그가 근무하던 학교의 학생들을 상대로 인간의 능력을 몇 개의 범주로 나누고 이를 측정하고 검사했습니다.

그 범주는 언어 능력, 수리능력, 공간지각 능력, 시간인지 능력 등이었죠.

그의 검사는 매우 세밀하고 깊이가 있었습니다.

각각의 범주를 세분화해 능력치를 측정하고 등급을 부여하는 작업을 꽤 많은 집단을 대상으로 수행했죠.

적지 않은 집단을 조사한 스피어만은 결과가 충분히 누적되자 범주별 인간의 능력을 비교하기 시작했습니다.

비교를 거듭하던 스피어만은 그다지 새롭지 않지만 명백하게 설명할 만한 연관성을 발견했습니다.

특정 범주에 속한 인간의 세부 능력 간에는 연관성이 매우 높다는 사실 이었습니다.

쉬운 예로, 언어 능력이 뛰어난 사람의 세부 능력을 보면 어휘 능력치가 높은 사람은 같은 범주 내에 있는 작문 능력도 독해 능력도 뛰어났던 것이죠.

사실 이 부분은 프랜시스 골턴으로부터 발전해온 우생학의 연장선에서 좀 더 세분화된 결과를 도출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스피어만은 골턴의 이론에 많은 영향을 받았고 관련한 많은 연구도 진행했습니다.

여기까지는 쉽게 이해되는 부분이지만 다른 범주와의 비교에서 특이점이 발견됐습니다.

언어 능력치가 높은 사람들은 수리 능력이나 그 외의 범주에 속하는 능력치가 높지 않은 점이었죠.

그런데 잘 생각해 보면 한 가지 의구심이 듭니다.

같은 범주 내에서의 비교는 같은 환경이라할 수 있지만, 다른 범주 간의 비교를 같은 환경이라 가정할 수 있을까요?

즉, 언어 능력과 수리 능력의 상관관계가 같은 환경이라 할 수 있느냐 하는 문제입니다.

그래서 스피어만은 언어 능력의 순위를 정하고 다시 수리 능력의 순위를 정해 서로를 비교함으로써 상관관계가 존재하는지를 파악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G 요인(general factor, 인간이 어떠한 문제를 해결할 때 공통으로 작용하는 능력)을 발견하는 과정에서 비모수적 상관관계를 검정하는 스피어만 상관분석의 시작이었습니다.


스피어만이 1904년 발표한  두 가지 관계의 증명과 측정 논문


스피어만이 상관분석 기법을 정립하는 과정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로 볼 수 있습니다.

회귀의 개념을 처음으로 접근한 프랜시스 골턴은 회귀의 개념을 정립하기 위해 상관관계의 개념과 의미에 많은 관심과 연구를 집중했습니다.

앞서 언급한 대로 스피어만은 이런 골턴의 연구에 많은영향을 받았죠.

또한 그는 심리학을 연구하며 다양한 실험을 통해 많은 연구 결과를 남기고 후대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습니다.

인간의 지능과 심리를 연구할 때 결과 비교를 통해 상관관계는 물론 G 요인과 요인분석factor analysis 등의 분석 방법을 고안해 냈습니다.

특히 요인 분석은 확증적 요인 분석으로 확장돼 구조 방정식 모델을 통해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는 매우 중요한 데이터 분석 기법의 하나로 발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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