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어엑스 컨퍼런스 2023, 첫 번째 이야기
어릴 때부터 숱하게 들어왔던 이 말. 디자인계에서는 진실입니다. 사람들은 디자이너가 작업한 멋진 결과물이 디자인의 전부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디자인에서는 과정이 더 중요합니다. 프로젝트를 하면서 마주했던 고민과 그를 해결하고자 노력한 순간이야말로 디자인이며, 그 경험이 쌓여서 디자이너의 실력이 됩니다.
그래서 플러스엑스는 과정의 공유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한 디자이너의 고민과 노력은 다른 디자이너에게 영감이 될 수 있습니다. 플러스엑스의 디자인 과정을 상세히 공유하는 '쉐어엑스 세미나'를 2016년부터 꾸준히 열어온 이유이기도 합니다(쉐어엑스 세미나에 관해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이곳에서!).
디자인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하자는 생각은 디자인 교육 플랫폼 론칭까지 이어졌습니다. 플러스엑스의 노하우를 전공자와 비전공자에게 공유해서 실무 교육에 목말라 있는 그들의 니즈를 시원하게 풀어주자! 라는 마음에서였죠.
디자인 교육 플랫폼 '쉐어엑스Share X'는 론칭한 이래로 많은 수강생이 듣고 있습니다. 이 사실은 디자인 전문회사의 노하우를 궁금해하며 배우고 싶어 하는 디자이너가 많다는 걸 입증합니다. 그래서 플러스엑스는 우리를 포함, 다른 디자인 전문회사의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디자인 업계의 흐름을 살펴보는 컨퍼런스를 기획했습니다.
이름하야 '쉐어엑스 컨퍼런스 2023(Share X Conference 2023)'은 9월 9일, 서울 강남구의 슈피겐 홀에서 열렸습니다. 쉐어엑스 컨퍼런스는 기존의 쉐어엑스 세미나가 확장한 형태이지만, 내용을 더 탄탄하게 구성했습니다.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한다면 일반인에게 공개했다는 점입니다. 쉐어엑스 컨퍼런스는 쉐어엑스 홈페이지를 통해 참가 신청을 받았습니다.
사실, 컨퍼런스를 준비하면서 걱정이 앞섰습니다. '과연 비용을 지불하고 올 만큼 우리의 컨퍼런스에 관심 있는 사람이 있을까?' 하고요. 세미나 당일,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로비와 꽉 찬 좌석을 보고 기우일 뿐임을 깨달았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디자이너들이 전문회사의 작업 과정을 궁금해했고, 더 많은 것을 배우려는 열정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쉐어엑스 컨퍼런스는 온라인에 실시간으로 중계되었는데요(당연히 컨퍼런스를 구매한 분들만 참석할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서울과 먼 지역에 살거나, 시간적 여유가 부족한 사람들도 자신이 있는 곳에서 편하게 컨퍼런스를 볼 수 있었습니다.
쉐어엑스 컨퍼런스 2023은 우리의 경험이 누군가에게는 실무 능력을,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성장의 동력이 된다는 믿음 아래 열렸습니다. 그렇기에 컨퍼런스 구성을 알차고 흥미롭게 짜는데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컨퍼런스는 4개의 세션으로 이뤄졌습니다. 오프닝 세션에서는 플러스엑스의 과거-현재-미래를 소개하고, 온라인 교육 플랫폼 쉐어엑스의 목표와 비전을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히든카드처럼 모션 스튜디오 '코스믹레이Cosmic Ray'의 프로젝트와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었습니다.
첫 번째 세션 <SHARE X PROJECT>는 각 분야에서 최고 회사들의 프로젝트와 작업 과정을 들을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멋진 결과물 뒤에 어떤 노력이 있었는지, 회사가 추구하는 디자인 방향성은 무엇인지를 알 수 있었습니다. 브랜드, 그래픽, 폰트, 프로덕트, 사이니지 등 회사들의 분야가 각기 달라서 듣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두 번째 세션 <SHARE X WORKSHOP>은 여름에 쉐어엑스에서 진행한 BX 워크숍의 결과를 발표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워크숍에 참여한 3팀은 각자 진행한 가상의 BX 프로젝트를 보여줬습니다. 세 번째 세션 <SHARE X ISSUE>는 생성형 AI와 같이 새로운 기술의 등장으로 변화하는 디자이너의 역할에 대해 다뤘습니다. 유튜브 광고 디자인팀의 데이비드 박David Park과 미국 모션그래픽 회사 Elastic.tv의 디렉터 제프 한Jeff Han이 발표자로 나왔습니다.
플러스엑스를 포함한 디자인 전문회사 7팀과 예비 디자이너 3팀, 디자이너 2명의 이야기로 꽉꽉 채운 컨퍼런스는 전문적인 디자인 노하우는 물론, 디자인의 미래까지 전망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컨퍼런스가 열린 5+α 시간 동안 디자인 수혈을 받은 느낌이었습니다(부디 참석자들에게도 유익한 시간이었기를 바라요!).
두 번째 세션 <SHARE X PROJECT>에서는 디자인 전문회사 5팀이 대표적인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완성도 높은 결과물 뒤에 숨어있던 치열한 고민과 노력에 대해서 발표했습니다. 디자이너는 디자인으로 자신의 철학을 보여줍니다. 그처럼 디자인 전문회사 역시 프로젝트를 통해 회사가 추구하는 디자인과 방향성을 보여줍니다. 즉, 두 번째 세션에서는 국내 최고의 디자인 회사들이 추구하는 디자인과 철학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시간상 각 프로젝트의 과정을 자세히 보여줄 수 없었지만, 충분히 그들의 경험치와 노하우는 알 수 있었습니다.
디파이 | 디지털 공간에서의 브랜딩 경험을 디자인하는 디파이DFY는 오랫동안 협업했던 삼성전자와의 프로젝트와 현대백화점 웹사이트 리뉴얼, SBS 라디오 고릴라 서비스 리디자인 등을 소개했습니다. 디지털환경에서도 얼마든지 고객과의 감성적인 연결은 이뤄질 수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또한, 그를 공간으로 풀어내는 디파이의 색다른 프로젝트도 소개했습니다.
허스키폭스 | 브랜딩 디자인 스튜디오 허스키폭스Huskyfox는 집중할 것에 집중한다는 스튜디오만의 디자인 원칙과 그를 따르는 과정을 설명했습니다. BTS, 르세라핌 등, 가장 수용력이 넓으면서도 까다로운 K-pop 팬덤의 마음을 사로잡은 허스키폭스는 브랜딩 전략은 타겟에 따라 변화해야 함을 강조했습니다.
BKID | 프로덕트 디자인 회사 BKID는 기술, 스케일, 재료라는 기준에 따라 프로젝트를 보여주고, 디자인 과정을 설명했습니다. Low tech부터 High tech까지 다루고, 작은 오브제는 물론 건물처럼 큰 오브제도 디자인하며, 공예와 결합한 주물부터 업사이클링 자재와 신소재까지 아우르는 프로덕트 디자인의 크나큰 영향력을 알 수 있었습니다.
폰트릭스 | 타입 디자인 전문회사 폰트릭스Fontrix는 서체가 전달하는 메시지에 관해 이야기했습니다. 같은 고딕체여도 세밀한 디자인에 따라 전달하는 분위기와 메시지가 다르다는 점, 컨셉에 맞는 서체를 선택하는 법 등 오랫동안 쌓아온 폰트릭스의 노하우는 디자인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서체를 더 잘 다룰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아뜰리에동가 | 사이니지Signage & 웨이파인딩Wayfinding 분야에서 활약하는 아뜰리에동가는 왜 공간과 브랜딩에서 사이니지 디자인이 중요한지를 설명했습니다. 제일 중요한 정보를 전달하는 디자인임에도 눈에 띄지 말아야 하는 이유, 공간과 브랜딩 컨셉에 맞추면서 동시에 개성을 살리는 디자인 방법 등 그동안 수많은 사이니지를 보며 궁금했던 내용들을 대표 프로젝트들을 통해 설명했습니다.
새로운 소식을 전해드리면, 컨퍼런스에서 발표한 디자인 전문회사 6곳은 2023년 하반기, 쉐어엑스를 통해 디자인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할 계획입니다. 이제 쉐어엑스에서 디지털, 브랜딩, 모션, 프로덕트, 서체, 사이니지 디자인에 관한 수업을 들을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쉐어엑스는 실무 중심의 교육으로 국내 디자인 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디자인은 머릿속의 아이디어와 이미지를 실제로 그려내는 일이기에 무엇보다 디자인의 핵심은 '실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디자인계를 이끄는 디자인 전문회사들은 실무의 중심에서 좋은 결과물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실무 중심의 교육에는 반드시 좋은 디자인 전문회사들이 그들의 노하우를 공유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어야 합니다. 플러스엑스와 패스트캠퍼스가 함께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66%의 응답자가 디자인 전문회사의 강의를 신뢰한다고 답했습니다.
이에 쉐어엑스는 '디자인 업계에서 인정받는 최고의 전문회사', '글로벌 기업과의 풍부한 경험', '시대를 이끄는 기술로 프로젝트를 진행한 경험'이라는 명확한 기준을 바탕으로 쉐어엑스에서 노하우를 공유해 줄 전문회사를 찾고 있습니다. 그 결과, 컨퍼런스에 참여한 전문회사 6곳이 2023년 하반기에 새로운 강의를 오픈하게 되었습니다.
이를 시작으로 쉐어엑스는 더 큰 그림을 그려 나가고자 합니다. 가장 효과적인 실무 디자인 교육 플랫폼이 되기 위해 2024년까지 노하우를 공유하는 디자인 분야를 확대할 계획입니다. 인테리어, 패션, 광고, 영상 등 디자인과 연관 있는 분야라면 최대한 다루고자 합니다. 또한, 올해 여름에 열린 워크숍처럼 오프라인 프로그램도 확대할 것입니다. 온라인 교육은 누구나, 언제, 어디서나 디자인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멘토에게 직접 코칭을 받고, 동료끼리의 협업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오프라인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준비하여 개인의 성장을 돕고 채용까지 연결되는 시스템을 만들고자 합니다.
여기서 멈추면 플러스엑스가 아니죠! 우리의 꿈은 더 큽니다. 양질의 디자인 교육을 제공함으로써 선택의 폭을 넓히는 것입니다. 그래서 2025년에는 미국, 유럽, 일본 등 해외의 디자인 전문회사의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유학과 해외에서의 활동을 꿈꾸는 전공생이 많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그것이 쉽지 않다는 것도 잘 알고, 꼭 해외에 나가서 활동하는 것이 실력을 인정받는 일이 아니라는 것도 경험을 통해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쉐어엑스에서 해외 디자인 전문회사들의 노하우를 배우게 된다면, 한국 디자이너들의 능력을 활짝 펼 기회가 생길 것입니다. 어쩌면 다른 나라에서 쉐어엑스의 강연을 들을 수도 있겠죠.
경험을 공유한다는 작은 생각에서 시작한 쉐어엑스는 이제 개인의 성장을 돕고, 더 나아가 디자인 업계의 발전을 도모하는 장을 꿈꾸고 있습니다. 쉐어엑스 컨퍼런스 2023은 쉐어엑스의 뉴 비전과 포부를 밝히는 자리였습니다.
컨퍼런스의 두 번째 세션 <SHARE X WORKSHOP>은 여름에 열린 쉐어엑스 워크숍의 결과를 발표하는 시간으로 쉐어엑스가 꿈꾸는 비전의 일부를 실제로 볼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또, 마지막 세션인 <SHARE X ISSUE>에서는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끊임없이 연구해야 하는 디자이너의 숙명을 깨닫는 시간이었습니다. 매 순간 끊임없이 성장해야 하는 디자이너들의 이야기는 2편에서 펼쳐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