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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디자인은 끝나지 않았다. 새로운 길을 찾았을 뿐

인사이트 아웃 2nd에서 찾은 산업 디자인의 미래

by 플러스엑스


디자이너는 천재적인 창의성으로 눈에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내놓는 존재처럼 여겨지지만, 실은 한발 앞서 나가는 결과물을 보여주기 위해 누구보다 배움을 갈망하는 존재입니다. 그래서 쉐어엑스는 월간 <디자인>과 손잡고 디자이너에게 인사이트를 전달하는 콘퍼런스 ‘인사이트 아웃’을 기획했습니다. 지난 9월, 그래픽 디자인을 주제로 열린 첫 번째 인사이트 아웃에서는 현업 디자이너의 생생한 작업 과정을 들을 수 있어 큰 도움이 받았다는 후기가 많았습니다.



"활발히 활동하며 트렌디한 작업을 하는 연사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좋았어요."

"제작 과정과 함께 스토리와 이념 형성 과정을 들을 수 있어 도움 되었습니다."

"포트폴리오만으로 알지 못하는 아웃풋 도출 프로세스를 알 수 있었습니다."



뿌듯한 후기를 등에 업고 쉐어엑스는 다시 힘을 내서 두 번째 인사이트 아웃을 준비했습니다. 이번에는 공동 주최자인 월간 <디자인>과 더 긴밀하게 협력하여 서울 코엑스에서 11월 12일부터 16일까지 열린 ‘서울디자인페스티벌’에서 선보였는데요. 행사 첫째 날이었던 11월 12일에 진행되어 행사장을 찾은 분들에게도 디자이너의 포트폴리오와 고민, 어려움을 헤쳐나간 지혜를 전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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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인사이트 아웃이 그래픽 디자인 신을 다뤘다면, 두 번째는 디자인 사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 산업 디자인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최근 부상하는 디자인 분야가 아니라, 정점을 찍고 서서히 내려오는 산업 디자인을 다룬다는 점에 의아하겠지만, 우리는 바로 그 점에 집중했습니다.


아이폰이 등장하기 전, 기능에 따라 개별 디바이스가 존재하고 분기마다 새로운 디자인과 기능성을 탑재한 휴대폰이 등장하던 시기에는 산업 디자인은 전성기를 맞이했습니다. 이때의 산업 디자이너는 매출까지 좌지우지하는 핵심 동력으로 여겨졌고, 기업이나 제품이 가진 문제를 디자인으로 풀어내는 해결사였습니다. 하지만 스마트폰의 등장 이후로 모든 기기는 하나로 통합되었고, 새로운 시도와 도전은 멈췄으며, 각 대학의 산업디자인과는 사라지거나 타 디자인학과와 합쳐지는 등 서서히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도 모르게 이런 질문이 떠오를 때가 있죠.



산업 디자인의 전성기는 끝났는가?




하지만 여전히 우리 주변에는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산업 디자이너가 있고, 사용성과 미감을 모두 잡은 제품이 출시됩니다. 그래서 이 질문에 관한 답을 한 번은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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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BOP-Stena-Arkitek.jpg © BEBOP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서 현재 자기만의 길을 찾아 활발하게 활동하는 5팀의 스튜디오를 초청했습니다. 콘퍼런스의 시작을 열어준 팀은 사람과 사물 사이의 감성적 연결을 만드는 비밥(BEBOP)이었습니다. 테크 스타트업 붐과 함께 스튜디오를 시작한 비밥은 신기술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제품을 디자인했습니다. 스튜디오 초창기엔 웹사이트, 영상 등 다른 분야에도 도전하며 차근차근 포트폴리오를 쌓았죠. 지금은 가전과 리빙 제품까지 디자인하며 크게 성장했습니다. 시대의 변화를 함께 겪은 비밥의 생존 전략은 ‘오직 사랑하는 이들만이 살아남는다’였습니다. 외부 변화에 흔들리지 않고 좋아하는 일을 계속해 온 것이죠. 그래서 비밥은 지금도 멤버들과 재미있게 내부 프로젝트를 진행해서 아이디어를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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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efulworkshop.jpg © USEFUL WORKSHOP


좋아하는 마음에는 능동적인 태도가 필요합니다. ABP(A Better Place)라는 브랜드를 운영하는 유즈풀 워크샵(USEFUL WORKSHOP)은 그 사실을 잘 보여주는 스튜디오입니다. 과거의 산업 디자이너는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자신의 디자인을 세상에 내보냈지만, 지금은 스스로 브랜드를 만들고 제품을 출시하면서 자신의 취향과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특히 유즈풀 워크샵은 호텔이라는 공간을 통해 그들의 디자인을 직접 경험하는 기회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산업 디자인의 또 다른 발전 가능성을 제시합니다. 이제 산업 디자이너는 제품, 공간, 브랜드가 연결되는 실천적인 디자인을 통해 라이프스타일까지 설계하는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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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디자인의 영역이 확장될수록 디자이너의 정체성은 더 중요해집니다. 산업의 한 부분이었던 디자이너는 기업이 세운 규칙과 단계에 맞춰 제품을 디자인하고, 양산 단계로 인한 한계를 받아들이며 자신의 개성을 덜어내야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산업 디자이너는 누구보다 자신의 디자인 철학과 정체성을 담아내고 새로움에 도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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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UO DUO


구오듀오(KUO DUO)는 졸업 작품부터 그들의 정체성을 담아내며 주목받았습니다. 중력에 구애받지 않는 듯한 자유로운 선으로 디자인한 바스켓과 북앤드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널리 알려졌고, 이는 해외 유명 브랜드와 협업하고 밀라노 디자인 위크와 같은 세계적인 디자인 페어에서 전시하는 등 놀라운 기회로 이어졌습니다. 이후 구오듀오는 두 대표가 지닌 재료와 형태에 대한 관심을 꾸준히 보여주고 실험적인 작품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덕분에 구오듀는 누구보다 정체성이 강한 팀으로 인식되어 한국, 일본, 스위스, 이탈리아 등 세계를 무대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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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youn Kim Studio™_x2_005.jpg © Jiyoun Kim Studio™


디자이너의 독특한 철학을 보여주는 것만이 변화에 적응하는 길이 아닙니다. 오랫동안 디자인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기본’을 중시해야 합니다. 팬택에서 인하우스 디자이너로 산업 디자인의 부흥기를 경험하고, 제품 기획부터 제작까지 전 단계에 참여했던 김지윤 스튜디오의 김지윤 대표는 제품 제작 단계의 아이러니에 대해 꼬집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의 산업 디자이너는 단순히 아름다운 형태, 색, CMF만을 말하는 사람이 아니라 브랜드가 전달하고자 하는 이미지와 메시지를 전달하는 사람으로서 초기 기획 단계부터 함께 움직여야 하는 리더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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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디자인이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발전하고 또 다른 길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디자이너뿐만 아니라, 산업 디자인이라는 영역에 대한 정의도 다시 해야 합니다.





BK01-C_lifestyle_2500.jpg © BKID


콘퍼런스 마지막을 장식한 BKID의 송봉규 대표는 포트폴리오를 통해 시대와 기술의 변화에 따라 달라지는 산업 디자인의 영역을 설명했습니다. 역시나 산업 디자인의 황금기부터 시작했던 BKID는 이제 로보틱스, 전기 자동차와 같이 기술 발전으로 새롭게 등장한 제품을 디자인하고, 공예와 결합하여 소재와 방법론을 연구하며, 나사와 야쿠르트 전동차처럼 우리 일상에서 볼 수 있는 제품들을 디자인합니다. 또한 해외 지사를 설립하여 더 많은 해외 기업과 협업함으로써 스튜디오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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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KID의 행보에서 눈에 띄는 점 중 하나는 산업 디자인을 하나의 콘텐츠로서 바라본다는 점입니다. 송봉규 대표는 의자를 시작으로 국내 디자이너들이 작업한 제품을 소개하는 전시를 열고, 책을 출시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BKID의 노력은 산업 디자인의 존재 방식이 단순히 제품을 디자인하는 것에 있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이렇게 디자인은 아예 새로운 방식으로 확장될 수 있습니다.







연사로 참여한 스튜디오 5팀의 행보는 현재 산업 디자이너들이 변화의 중심에서 어떻게 새로운 질서를 만들고,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 가고 있는지를 알려줍니다. 다방면으로 확장하고 도전하는 그들의 모습에서 “산업 디자인의 시대는 끝났는가?”라는 질문의 답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산업 디자인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다만, 이전과 다른 규칙과 방법으로 나아가고 있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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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디자인의 경계를 재편하는 5팀의 강연이 끝날 때마다 청중들은 궁금한 점을 물어봤습니다. 주로 산업 디자인에 종사하는 디자이너와 지망생으로 그동안 활동하면서 들었던 의문을 물어봤다는 점에서 정말 많은 디자이너가 현재 상황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었습니다. 개인의 정체성부터 산업 디자인이라는 업계까지 재정의하고자 하는 연사들의 이야기가 분야에 상관없이, 모든 디자이너에게 인사이트를 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현 디자인 신을 돌아보고, 디자이너에게 인사이트와 새로운 지식을 전달하고자 하는 인사이트 아웃은 앞으로 계속 열릴 예정입니다. 세 번째도 열심히 준비하여 앞선 두 번의 콘퍼런스처럼 현재 디자인 신이 고민하는 부분에 대해서 모두가 나누는 기회가 될 수 있게 하겠습니다. 다음도 많이 기대해 주세요!






자기만의 길을 만들고 있는 산업 디자이너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1. 5팀의 스튜디오의 대담을 읽어보세요!

2. 쉐어엑스에서 인사이트 아웃 콘퍼런스를 다시 볼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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