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ephant shrew | UI 디자이너
Q. 소수점 프로젝트란 무엇인가요?
‘소소한 수다를 점화하다’라는 의미를 지닌 소수점 프로젝트는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플러스엑스에 대한 정보와 다양한 이야기에 초점을 맞춰보고자 시작된 프로젝트입니다.
Q. 소수점 프로젝트 - PlusX.002 : 플러스엑스 취미생활 탐구조사
소수점 프로젝트 두 번째 이야기의 주제는 ‘플러스엑스 취미생활 탐구조사’입니다.
"당신은 어떤 취미를 갖고 있나요?"
초등학교 때 부터 입사 면접 질문에서까지, 왜 사람들은 이렇게도 취미를 중요시 할까요?
왜?
굳이?!
없어도 잘살고 있는데!
필자 역시 1년 전까지만 해도 딱히 이렇다 할 취미 생활이 없던 사람으로서 이 모든 의문에 공감했습니다. 독서, 전시 감상, 명상(?) 어떤 고상해 보이는 취미로 이 질문을 무마할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으니까요. 입사 3개월 차가 되어가는 요즘, 제게 우연히 생긴 취미들은 업무 속의 단비로서 (물론 업무도 정말 정말 즐겁지만) 이제는 뗄 수 없는 친구가 되었습니다. 없어도 상관은 없지만 있으면 더할 나위 없는 그런 존재 말이에요.
잠시 이러한 의문을 뒤로한 채 가벼운 마음으로 플러스엑스 멤버들의 취미 데이터를 살펴볼까요?
소수점 프로젝트 - Plus.X.002 의 목표는 취미를 가져라! 가 아닌 플러스엑스 멤버들의 다양한 취미에 대해 들어 보세요. 보다가 끌리는 게 있으면 도전해보세요. 아니면 말고요! 딱 이정도니까요.
00. 설문 메일 전송
시작에 앞서 정확한 데이터 조사를 위해 플러스엑스 멤버들에게 설문 메일을 전송했으며, 총 51명 중 44명이 설문에 응했습니다.
01. "취미 생활이 있나요?"
네 : 33명
아니오 : 9명
전체 답변자의 79.5%인 33명은 취미 생활이 있다고 답변했으며, 나머지 9명은 없다고 답변했습니다. 꽤 높은 비율의 플러스엑스 멤버들이 취미 생활을 즐기고 있었네요!
다음은 "네"라고 답변한 33명을 대상으로 한 질문입니다.
02. "어떤 취미를 갖고 있나요?"
게임, 노래, 음주, 독서, 그림그리기, 코노가기, 헬스, 옛날영화다시보기, 풋살, 디자인, 맛집지도만들기, 멍하기 음악듣기, 모터사이클튜닝, 전시관람, 뭐든만들기, 사진촬영, 소풍가기, 수영, 유튜브채널관리, 음주가무, 자전거, 주짓수, 찻집가기, 다도, 목공, 캠핑, 플라워케이크 등
제 생각보다 훨씬 다양한 스펙트럼의 취미 생활들이 있었습니다. 이 중 몇 명을 대상으로 좀 더 구체적인 인터뷰를 진행해 봤는데요, 가벼운 마음으로 재밌게 읽어주세요!
* Our Inteviewee :
#01 목공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 | UX 팀
Q. 목공, 어떤 이유로 시작하게 되었나요?
평소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아서 주변 환경을 인테리어 할 때 사용할 만한 가구에 관심을 가지다가 시작하게 되었어요.
업무 시에는 매일 모니터 앞에만 있게 되니까.. 업무와 별개로 손으로 뭔가 하고 싶은 욕구가 생기더라고요. 이런 욕구와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 사이의 접점이 목공이라고 생각했어요.
정리하는 걸 좋아하는 성격인데 그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사무실에 어떤 요소를 배치하거나 덜어내는 것에 관심이 생겼어요. 물론 사무용품을 구매할 수도 있지만 그건 단편적으로 오브제를 구매하는 것에서 끝난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목공은 제가 근본적인 구조 자체를 설계하고 만들고 배치할 수 있으니까 제가 원하는 것을 전반적으로 충족하는 느낌이에요.
Q. 목공만의 매력을 말한다면?
지금 다니고 있는 목공방은 주변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서 엄청 고즈넉해요. 그래서 목공방이라는 공간 자체가 제게는 힐링의 장소에요. 이런 평화로운 공간 속에서 시간에 쫓기지 않고 자유롭게 목공을 하는 게 좋아요.
업무를 할 때면 매일 데드라인에 쫓기고 가만히 있을 기회가 거의 없잖아요. 하지만 목공을 하면 멍하니 있기도 하고 때로는 열심히 작업하기도 하면서 유연하게 시간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에요.
종종 커피를 마시는 경우도 있는데, 커피조차도 직접 원두를 갈아서 핸드드립으로 먹어요. 이렇게 여유로운 분위기가 너무 좋다 보니 목공 외에 개인 작업을 위해 가는 경우도 종종 있고요!
그냥 전반적으로 서두르지 않고 무언가를 한다는 게 가장 큰 매력인 것 같아요.
Q. 목공을 함으로써 어떤 것을 얻었나요?
원래 무던한 성격이긴 하지만 더 심신의 안정을 유지할 수 있게 됐어요. 마음의 균형이 잡히는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요?
평일 저녁에는 약속을 잡고 지인들과 선약을 갖는데, 공방에 가서는 평일과는 대비되는 조용한 시간을 보낼 수 있어요. 지금 다니고 있는 공방은 단체보다는 개인이 와서 작업하는 경우가 많아요. 덕분에 평소에 만나기 어려운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며 그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아요.
또 주말에 목공으로 시간을 보내게 되면서 이전보다 시간을 더 의미 있게 사용하게 됐다는 생각도 들어요. (웃음)
Q. 목공에 대한 앞으로의 목표가 있나요?
요즘에는 사무실에서 사용할 수 있는 간단한 소품들을 만들고 있어요. 좀 더 나아가서는 생활 속에서 필요한 가구들을 만들고 싶어요. 지금도 우산꽂이를 만들고 있기도 하고요.
좀 더 실력을 쌓게 되면 드립커피용 트롤리를 제작하고 싶어요. 사용하며 때로는 커피가 흘러 목재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물들게 되는, 커피의 흔적이 그대로 묻어나는 멋진 드립 커피용 트롤리요.
더 길게 보자면 아마도 20~30년 뒤에는 지금의 취미를 살려서 카페와 결합한 목공방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도 갖고 있어요.
아 갑자기 생각난 건데, 후에 친한 친구들이 결혼하게 되면 제가 직접 만든 그들만을 위한 맞춤형 가구도 선물해 주고 싶어요. 서로에게 의미 있는 선물이 될 것 같아요.
P.S. 이런 사람에게 추천해요.
1. 평소 손으로 뭔가 하는걸 좋아하는 사람
2. 취미 속에서 힐링 하고 싶은 사람
비용과 시간이 장벽이 될 수도 있지만 이런 리스크가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추천해요! 관심이 있다면 원데이 클래스부터 도전하는 걸 추천합니다.
#02 소풍
고양이 버스 | PX 팀
Q. 소풍, 어떤 이유로 시작하게 되었나요?
어렸을 때부터 평화롭고 고요한 걸 좋아했어요. 초등학교 진로 적성검사 종이에는 항상 1지망은 화가, 2지망에는 성직자를 적어내곤 했으니까요.
성인이 된 후에는 오토바이를 타게 됐는데, 오토바이를 타고 중장거리를 이동하게 되니까 여행에 대한 관심이 생기게 되더라고요.
아버지 취미가 캠핑이셔서 어렸을 때부터 종종 캠핑을 다니곤 했기 때문에 아웃도어 제품이 친근해요. 그래서 가벼운 아웃도어 제품을 챙겨서 오토바이를 타고 종종 소풍을 다니게 됐어요. 1박 이상이 되면 스트레스도 짐도 커지지만, 소풍은 간단히 싸가서 먹고 쉬고 오면 되니까요.
Q. 소풍 만의 매력을 말한다면?
제일 큰 매력 중 하나는 시간의 제약을 많이 받지 않는 거에요. 주말 아침에 일어나서 “오늘 날씨 좋은데?” 싶으면 혼자 간단히 짐을 챙겨서 떠나기 좋아요.
그리고 짐이 많이 필요 없으니까 장소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는 점도 큰 매력이에요. 그러다 보면 마음에 드는 장소들을 찾아낼 때도 많아요.
예전에 즉흥적으로 북서울꿈의숲에 소풍 갔던 적이 있어요. 높은 언덕에 돗자리를 펴고 누웠는데, 지형이 높아서 저도 사람이 안 보이고 사람들도 제가 안 보이고.. 맑은 하늘 아래에서 아이들 뛰어노는 소리만 들리는데 좋더라고요. 그 상태에서 책도 읽고.. 낮잠도 자고.
또 한강 당산 철교 아래도 좋아하는 장소에요. 보통 한강 하면 깨끗하게 포장된 공원 느낌을 많이 떠올리잖아요. 근데 여기는 나무그늘도 있고 울퉁불퉁하고 덜 포장된 느낌인데 그런 분위기가 새로워요.
맞다! 종종 게스트도 초대해요. 저한테 장비가 다 있기 때문에 제가 모든 걸 준비해요. 게스트들이 맨 몸으로 오기는 미안하니까 자기가 잘하는 걸 하나씩 챙겨오는데 되게 재미있어요. 음악 하는 친구는 기타를 가져와서 연주해주고, 사진 찍는 친구는 카메라를 가져오고, 요리 하는 친구는 요리를 해주고.. 서로 재능을 쉐어하는 느낌이에요.
계획 세우는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이에요. 장소를 예약하고 스케줄을 미리 세우거나.. 쉬려고 하는 건데 오히려 뭔가에 얽매여 있다는 느낌이라서요. 그래서 소풍 갈 때 미리 정하기보다는 장소만 대략 정하고 게스트에 따라 즉흥적으로 놀아요!
Q. 소풍을 함으로써 어떤 것을 얻었나요?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생긴다는 게 좋은것 같아요. 생각이 복잡한 시기가 있었는데 그걸 계기로 맨 처음 소풍을 다니게 된 거거든요.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해서 집에서 가만히 있으니까 햇빛도 못 쐬고 오히려 우울해지는 느낌이 들더라구요. 글램핑도 생각해봤는데 결국에는 사람들 사이에서 해야 하는거니까 애매했구요. 그런데 소풍은 혼자 생각을 정리할 시간도 가질 수 있고, 가만히 주변 풍경도 구경할 수 있고 우울하게 축 늘어지지 않게 돼서 딱이었어요.
주위 풍경을 즐기면서 조용히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생겨서 다행인 것 같아요.
Q. 소풍에 대한 앞으로의 목표가 있나요?
오토바이를 더 큰 거로 바꾸고 장비도 좋은걸 사서 더 멀리 더 오래 소풍을 가고 싶어요. 언젠가는 1박 2일로 소풍을 가보고 싶기도 하고요. 백팩킹 장비를 오토바이에 싣고 최소한의 짐으로 떠나보고 싶기도 해요. 간소한 캠핑, 거창한 소풍 느낌으로! 너무 가볍지도, 너무 품을 많이 들이지도 않는 소풍을 즐기고 싶어요.
나중에 노안이 오면 오토바이 타고 가는 소풍이 어려워질 수는 있겠다는 생각이 들긴 해요.(?) 그래도 노안이 오기 전까지는 계속 소풍을 다니고 싶어요.
또 저만의 새로운 장소들을 찾고 싶어요.
밤에 친구랑 둘이 계곡에 간 적이 있었는데 밤이 되니까 별의별 소리가 다 들리더라고요. 고라니, 새, 물소리.. 춥고 무섭고 내가 죽으면 언제 발견될까.. 많은 생각이 들었어요. 근데 하늘이 너무 예뻤어요. 집에 안 가고 버틸 수 있을 정도로 너무 예쁘더라구요.
말씀 드렸던 북서울꿈의숲 언덕, 당산 철교 아래, 산속 계곡 같이 나만 아는 장소들을 계속해서 찾아보고 싶어요.
아 소풍 가고싶다. 이번 주는 비와서 못가요. (눈물을 흘리신다)
P.S. 이런 사람에게 추천해요.
1. 도시의 삶에 지친 사람들
2. 디자이너들을 포함한 생각을 많이 하는 직군의 사람들
3. 관계에 지친 사람들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어요)
4. 흘러가는 강물을 보면서 가만히 있고 싶은 사람들
#03 주짓수
코끼리땃쥐 | UI 팀
Q. 주짓수, 어떤 이유로 시작하게 되었나요?
이렇다 할 취미도 없고 운동도 정말 싫어하는 편이었어요. 그런데 취업 준비 동안 포트폴리오 외에 하는 것 없이 매일 집에 있다 보니까 무기력해지더라고요. 취업준비를 위해서라도 어느 정도의 체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이대로 있다가는 너무 우울해질 것 같았거든요.
그리고 문득 예전에 우연히 주짓수 관련 영상을 보고 잠시 관심이 생겼던 게 생각났어요.
평소 충동적인 성격이기에 그 길로 바로 집 근처 도장으로 가서 주짓수 3달 치를 등록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무모했지만, 결과적으로는 대만족이에요. 그 무모함이 제 인생의 첫번째 취미 생활을 만들어 줬으니까요.
Q. 주짓수만의 매력을 말한다면?
음.. 일단 스트레스를 마주하는 것에 유연해졌다는 것이 제일 큰 매력인 것 같아요.
이전에는 스트레스가 쌓인다는 것 자체를 두려워했는데, 이제는 스트레스받아도 “빨리 체육관 가서 운동해야지”라는 생각 먼저 들어요. 해소 할 창구가 있으니까 이전 보다는 덜 두려운 느낌이라고 해야할까요?
그리고 내 몸을 내가 지킬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겨요. 생각보다 간단한 동작들로 상대방을 제압할 수 있거든요. 기술을 사용할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게 제일 좋긴 하지만, 혹시 또 모르니까요.
맨 처음 도장을 등록했을 때는 마냥 무섭고 어색하고 집으로 가고 싶었어요. 솔직히 등록하면서도 한 달 버티면 다행이겠군 생각했거든요. (웃음) 지금은 꾸준히 다닌 지 벌써 1년이 다 되어가네요.
Q. 주짓수를 함으로써 어떤 것을 얻었나요?
체력이 늘면서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됐어요.
도장을 다니기 전에는 러닝 10분 하는 것조차 가빴어요. 주짓수를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다른 운동도 병행하게 되면서 근지구력이 많이 향상됐어요. 체력이 늘어나니까 피로함을 덜 느끼게 되고, 자기계발을 하거나 업무를 할 수 있는 시간을 더 투자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또, 이전에는 디자인이라는 하나의 목표만을 위해 달려왔다면 주짓수를 다닌 후부터는 좀 더 다양한 도전을 하면서 사는 것도 나쁘지 않구나 싶어요.
뻔한 말이긴 한데.. 안정적인 걸 좋아하고 끈기가 부족한 성격이었는데, 이제는 새로운 시도를 추구하고 끈기를 갖는 법을 알게 된 것 같아요.
Q. 주짓수에 대한 앞으로의 목표가 있나요?
국내 여행을 다니며 다양한 지역의 주짓수 도장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겨뤄보고 싶어요. 누구와 겨뤄서 이기고 지는 개념을 떠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지역에서는 어떤 룰과 규칙을 갖고 있는지 등 다양한 것들을 경험하고 싶어요.
이런 과정에서 겪게 되는 경험들이 단순히 운동을 떠나서, 제가 단편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걸 경계할 수 있게 해 줄 것이라고 생각해요.
나중에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 주짓수 도장도 방문해보고 싶어요. 언어의 장벽도 있고 환경도 많이 다르겠지만 주짓수라는 근본적인 언어로 소통할 수 있을 테니까요.
P.S. 이런 사람에게 추천해요.
1. 튼튼해지고 싶은 사람
2. 재미있게 호신술을 배우고 싶은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