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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플러스엑스 Jul 13. 2020

패션에 대한 플러스엑스의 해석, FIX NOTHING

두 번째 人(in)spiration | PX 호정/채아 디자이너님

Plus (in)spiration - 플러스엑스의 ‘’ 그리고 ‘사람’ 이야기

더하기를 기울여 곱하기로 변화하듯 플러스엑스는 다양한 사람이 모여 함께 일합니다. 변화하는 시대에 다양한 경험들을 새롭게 조합해 나가며 늘 최선의 결과를 만들어 내는 플러스엑스. 그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플러스엑스 디자인 영역의 확장, 그 시작 ‘FIX NOTHING’

저희는 작년부터 디자인 스펙트럼을 확장하고, 비즈니스를 다각화하기 위한 여러 가지 준비를 해왔습니다. 그중 가장 도전적인 프로젝트가 바로 FIX NOTHING입니다. 패션 브랜드지만 일반적인 패션 디자인의 시각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닌, 플러스엑스의 색다른 시각으로 디자인을 풀어내고자 했습니다. FIX NOTHING의 킥오프부터 지금까지 함께해온 제품 디자이너 호정님 그리고 FIX NOTHING의 다양한 그래픽을 만들어 주신 그래픽 디자이너 채아님과 이번 프로젝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았습니다.



제품 디자이너가 만든 모자, 그래픽 디자이너가 만든 티셔츠


두 분 모두 패션 디자인이 아닌 다른 분야의 디자인을 해오셨다고 들었어요.

호정 저는 제품 디자이너(Industrial Designer)입니다. 플러스엑스에 오기 전에는 제품 디자인 에이전시에서 일을 시작했어요. 패션 디자인과는 거리가 멀긴 한데, 아버지께서 섬유 제조업에 종사하셔서 어릴 때부터 어깨너머로 본 것들이 많긴 해요. 

계속 제품 디자인 위주로 작업하다가, Camper에서 진행했던 워크샵에서 섬유 재질을 처음 다뤄봤어요. 신발과 액세서리를 새롭게 디자인하는 워크샵이였는데,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오셔서 서포트를 해주셨어요. 전시를 진행해서 Camper CEO분께 직접 작품 설명을 하기도 했구요. 플러스엑스 입사 면접을 볼 때 디렉터님께서 그 프로젝트를 보시고 굉장히 좋아하시더라구요. 그렇게 입사를 하고, 첫 출근날이 FIX NOTHING의 킥오프 회의가 있는 날이었습니다. 그렇게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FIX NOTHING 프로젝트에 참여해왔네요.


채아 저도 호정님과 비슷한 에피소드가 있어요. 학교 다닐 때 에르메스 스카프에 꽂혀있었어요. 스카프에 있는 그래픽 요소가 아주 뛰어나거든요. 비슷한 걸 만들어보고 싶어서 졸업 전시회 때 실제 스카프를 만들고, 그래픽 영상과 스카프를 연계한 작품을 만들었어요. 그리고 플러스엑스 입사 면접을 볼 때 그 스카프를 직접 매고 왔거든요. (웃음) FIX NOTHING 디렉터님께서 실험적인 방향을 추구하다 보니 당시 아트웍이나 그래픽이 영상으로 잘 이어질 수 있게 스토리텔링 하는 디자이너를 필요로 하셨던 거 같아요. 제가 섬유를 다뤄본 적도 있고 지금까지 해왔던 것들이 맞아떨어져 지금 이 브랜드와 만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두 분 모두 이번 프로젝트가 개인적으로도 새로운 도전일 거 같아요. 유난히 어려웠던 부분이 있었을까요?

호정 제품 디자이너는 어떤 것의 형태를 만들어내는 것에 가까운데, 패션은 이미 있는 것들을 어떻게 조합할까에 대한 고민이 더 큰 거 같아요. 제품 에이전시에서 제가 경험한 제품 디자인은 샘플/시장조사 정도만 나가고, 책상 위에서 하는 작업이 많았어요. 그런데 패션 디자인은 부자재가 어떤 게 있는지 계속 나가서 봐야 하고, 업체들과 미팅도 해야 하고. 커뮤니케이션하는 일이 더 많아요. 특히, 처음에는 제조업체분들과 커뮤니케이션하는 게 많이 어려웠어요. 저희는 실험적인 소재를 사용해서 만들고 싶은데, 그게 현실에서는 어려운 것도 많았구요. 그래도 그렇게 계속 커뮤니케이션하며, 학교에서 배우지 못한 실무적인 것들을 제조업체 측 분들로부터 많이 배우기도 했어요.


채아 저도 외부 업체와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하는 게 제일 어려웠어요. 하루는 동대문 시장을 가야 하는데, 처음이라 유튜브에서 ‘동대문 사장님과 커뮤니케이션하는 방법’ 등 관련 있는 콘텐츠를 챙겨보고 갔어요. 처음 가는 날 긴장을 많이 했는데, 유튜브에서 본 팁들 덕분에 그날 원단 샘플을 엄청 많이 챙겨 올 수 있었어요. (웃음) 그 이후에도 여러 업체와 커뮤니케이션하면서 이 프로젝트를 위해 내부 팀원들끼리 협업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외부 업체와도 하나의 팀처럼 움직이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느꼈어요. 


우리 내부의 팀원들끼리 협업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외부 업체와도 하나의 팀처럼 움직이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느꼈어요.

내부 협업 이야기가 나왔는데, PX팀은 MD, 제품 개발, 마케터, 디자이너 등 다양한 직군이 함께 모여 일하는 팀이어서, 함께 일하며 배울 기회가 많을거 같아요.

호정 네, 맞아요. 저희 팀은 유기적으로 업무가 얽혀있어서, 모두가 영역을 넘나들며 일하고 있어요. 저는 플러스엑스에 오기 전까지 제품 디자이너들과 자주 협업했는데, PX팀에서 다른 직군의 분들의 일하는 방식, 논리를 쌓아가는 방식을 보면 정말 새롭고, 많이 배우고 있어요. 우물 밖을 나오니 또 다른 우물이 너무 많은 걸 최근에 경험했습니다.



초연하고 담담하게 디테일을 표현하는, FIX NOTHING


제품/그래픽 디자이너가 만든 제품은 좀 다를 거 같은데요. 제품의 좀 더 디테일한 부분에 대해 소개해주실 수 있나요?

호정 FIX NOTHING 자체가 엄청 화려한 브랜드는 아니에요. 대신 저희의 시각에서 여러 가지 디테일을 많이 신경 쓰려고 했어요. 모자의 경우, 평소 접할 수 있는 익숙한 소재가 아닌, 헬멧 등 다양한 곳에서 쓰이는 부자재를 활용했어요.  실험적이고, 인더스트리얼 한 게 FIX NOTHING이 추구하는 아이덴티티인데, 그걸 부자재를 통해 표현해보려고 했어요. 이런 부자재가 인더스트리얼 한 디자인을 극대화하기 위해 쓰인 것도 있지만 실제로 더 실용적이기도 해요.

여러 가지 부자재를 실험한 흔적

그리고 모자의 챙을 전부 커스터마이징 해서 시중에서 볼 수 없는 쉐입을 만들었어요. 일반적으로 모자의 챙은 이미 만들어진 모양 위에 새로운 디자인만 씌워서 만드는 경우가 많거든요. 챙의 모양에 여러 가지 변화를 주어서, 길이가 짧은 숏챙 그리고 모자의 라인에 따라 좁게 떨어지는 챙을 만들었어요. 그리고 저희가 제시하는 FIX NOTHING의 여섯 가지 라이프 스타일에 따라 모자의 디자인을 매칭시켰습니다. 


예를 들어, 새로운 도전을 선두하는 의미의 ‘알파’와 도심 속을 달리는 ‘러너’의 조합인 ‘알파 러너’ 라인은 햇빛을 가리기 위한 최소한의 챙의 길이로 승마모의 클래식한 느낌과 액티브함을 동시에 강조한 모델이에요. 


캠퍼라인의 ‘스트리트 캠퍼’ 는 캐쥬얼하지만 좀 더 현대적인 디자인을 가미해 도심 속의 라이프 스타일과 어울리도록 하였고, ‘로드 캠퍼’는 좀 더 자연과 가까운 형태와 기능을 더했습니다. 


이처럼 저희가 제안하는 여섯 가지 라이프 스타일과 이에 매칭되는 각 라인별 디자인을 보는 재미도 있어요. 

여섯 가지 라이프 스타일에서 착안한 모자 컨셉



채아 티셔츠는 주머니의 사이즈와 위치로 여러 가지 실험을 해봤는데요. 일반적으로 티셔츠의 주머니 크기가 다 비슷한데, 저희가 가지고 다니는 물건의 크기는 다양하잖아요. 핸드폰도 있고, 라이터도 있고. 거기서 착안해 다채로운 주머니가 함께 있는 디자인을 생각했어요. 


그다음으로 신경을 많이 쓴 건 라벨이에요. 라벨에 그래픽 요소를 적용하고 싶었고, 라벨 이상의 기능을 하길 바랬거든요. 아마 제품을 사신 분들은 이미 눈치챘을 수도 있지만, 제품에 재미로 숨겨 놓은 요소가 있어요. 하지만 숨겨 둔 거라 말씀드릴 순 없고, 힌트를 드리자면 플러스엑스가 항상 중요하게 생각하는 온/오프라인 통합 경험과 관련된 거예요! (웃음)


FIX NOTHING은 어떤 사람들을 위한 브랜드인가요?

채아 사회에서 일반적으로 수긍되는 기준들이 있잖아요. 좋은 대학/직장이라던지, 일정한 나이대가 되면 해야 할 것들이라던지. 그런 기준을 당연하게 대하거나 타협하기보다 자신만의 길을 계속 개척해나가고, 실험적인 것을 시도하는 사람들을 생각하고 만들었어요. 그래서 이번 룩북은 바로 서 있는 모델과 약간 기울어진 배경을 더한 23.5도를 주제로 조기석 작가님과 함께 작업했는데, ‘일반적인 기준을 벗어나 자신만의 각도로 세상을 본다’라는 메시지를 시각적으로 전달하고 싶었어요.


호정 비슷한 맥락에서 한 가지 더 추가하자면, 만들어진 기준에 적극적으로 반항하는 사람들이라기보단 자신의 가치관을 묵묵히 그리고 초연하게 지켜나가는 사람들을 생각했어요. 앞으로도 그런 사람들을 응원하고 함께하는 브랜드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FIX NOTHING 공식 홈페이지: https://www.fixnothing.com/


Plus 人(in)nspiration 릴레이 인터뷰는 

매달 플러스엑스 브런치를 통해 발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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