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통이 이틀째 이어졌다.
딱히 약 먹을 생각은 하지 않았다.
두통의 원인은
나의 짜증 즉 스트레스가 원인일터…
9월은 유독 화가 많았다
지인과도 다투고
타인과도 싸우며
나 자신에게도 짜증을 쏟아냈다.
뭔가 뜻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생각한 대로 내 삶이 설계되질 않는다.
이건 분명 나의 게으름 탓이 크다.
부유해지고 싶단 욕심도
나를 알리고 싶단 관종끼도
그리고 명예욕도
두통 앞에선 소용없나 보다.
지금 바라는 건 샘(?) 솟는 짜증과 두통을 마녀의 화형식처럼 꽁꽁 묶은 뒤 맨 앞에서 횃불을 던지고 환호성을 지르고 싶다.
불길 속에 이글거리다 새까맣게 타들어가는 재 마냥
두어 걸음 뒤에서 소멸하는 그것들을 목도하고 싶을 뿐이다.
하지만 결국 태워지는 건 나 자신뿐이겠지.
불현듯 궁금해진다.
도대체 난 뭘로 구성되어 있는 걸까?
이 세상의 이치 속에서 난 삐그덕 거리는 이 빠진 톱니바퀴인 건 아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