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04) 밖으로 나서기가 힘들더라...

by 헤엄치는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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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하루가 시작하면 하려고 했던 게 참 많았다.

도서관에 가서 에세이의 초고를 작성하고

그에 맞는 그림을 구상하고,


될 확률은 적지만 이모티콘을 그려보는 걸로...


하지만

하루의 시간이 그렇게 넉넉함에도 난 도서관을 가지 않았고,

그림을 구상하지 않았으며, 이모티콘은 어차피 떨어질 거 할 필요가 있을까?라는 패배의식으로 하루를 그냥 보내기 일쑤였다.


그런 내가 오늘은 무슨 바람이 불어서인지

자전거를 타고 시내 일대를 돌아다녔다.

도넛을 2개 사서는 전철 근처 벤치에 자전거를 세워두고 우걱우걱 먹었다.

많은 사람들을 보고 있자니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이 일렁였다.


부러움도 질투도 아닌

저 사람들은 참 부지런하게 하루를 보내고 있구나라는 그럼 마음이었으리라...


그렇게 자전거는 물금의 황산공원으로 향했다.

그곳은 양산 국화 축제로 많은 사람들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저기 건너편엔 어머니 연세의 분들이 게이트 볼을 치며 여가를 보내고 있었고,

국화축제 역시 꽃을 어여삐 보는 시선으로 가득 찼다.


삶은 참 부지런하구나...

모두가 눈부셔서 눈이 시릴 정도다...


나는 번잡한 그곳을 지나 물금정수장 근처의 흐르는 강물에 눈을 맞췄다.

고요한 물결을 바라보고 있자니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다.

괴로움, 번뇌, 즐거움 그 모든 게 나를 잠시 내려놓게 되더라.


새로운 다짐은 없다.

어떤 내가 되겠다 그런 것도 없다.


그냥 하루가 참 충만할 뿐이었다.

그게 전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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