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ay] 로버트 훅 (1635–1703)
뉴턴이 지우려 했던 천재, 용수철 속에 숨은 규칙을 찾다
[Today's Scientist] 로버트 훅은 “영국의 레오나르도 다빈치”로 불릴 만큼 호기심이 많은 천재였습니다. 물리학, 천문학, 생물학, 건축학까지 손대지 않은 분야가 없었죠. 그는 용수철이 당겨진 길이만큼 힘이 커진다는 ‘훅의 법칙’을 발견해 탄성력의 기초를 세웠습니다. 하지만 동시대의 라이벌이었던 뉴턴과의 불화로 인해 업적이 가려졌고, 초상화조차 남지 못한 비운의 과학자이기도 합니다.
[교과과정 연계]
중학교 1학년 [여러 가지 힘] 변형된 물체가 원래대로 돌아가려는 힘 (탄성력)
고등학교 물리학Ⅰ [힘과 평형] 탄성력의 크기와 방향
고무줄을 당겼다 놓으면 제자리로 돌아갑니다. 장대높이뛰기 선수의 장대는 휘어졌다가 펴지면서 사람을 하늘로 쏘아 올립니다. 우리는 이것을 당연하게 여기지만, 훅은 이 현상에서 수학적인 규칙을 찾아냈습니다.
“1cm 당길 때 힘이 1 든다면, 2cm 당길 때는 힘이 2가 든다.”
즉, 변형된 길이에 비례해서 되돌아가려는 힘도 커진다는 ‘훅의 법칙(F=kx)’입니다. 이 단순한 발견 덕분에 인류는 정확한 저울을 만들고, 자동차의 충격을 흡수하는 스프링(서스펜션)을 설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훅은 힘만 연구한 게 아닙니다. 그는 당대 최고의 손재주꾼이었습니다. 직접 개량한 현미경으로 코르크 마개를 들여다보던 그는, 벌집처럼 생긴 작은 방들을 발견하고 ‘세포(Cell)’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수도사들이 사는 작은 방(Cell)처럼 보였기 때문이죠. 이 발견은 훗날 생물학의 시작점이 되었습니다. (이 현미경 이야기는 14일 차 레이우엔훅 편에서 더 깊이 이어집니다.)
훅은 뉴턴에게 편지를 보내 “중력은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한다”는 아이디어를 제안했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뉴턴이 이 아이디어로 《프린키피아》를 썼을 때, 훅은 “내 생각을 훔쳤다”며 격렬하게 항의했습니다. 자존심 강한 뉴턴은 훅을 철저히 무시했고, 훅이 죽은 뒤 영국 왕립학회 회장이 되자마자 훅의 실험 도구와 초상화를 모두 치워버렸다는 소문이 돌았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위대한 과학자 로버트 훅의 진짜 얼굴을 알지 못합니다.
용수철을 적당히 당기면 놓았을 때 원래대로 돌아오지만(탄성), 너무 세게 당기면 늘어난 채로 영영 돌아오지 않거나 끊어집니다. 이 경계선을 ‘탄성 한계점’이라고 합니다. 건축물이나 다리를 지을 때 재료가 이 한계점을 넘지 않도록 계산하는 것이 안전의 핵심입니다. 우리 마음도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으면 ‘탄성 한계’를 넘어버릴지 모릅니다. 훅의 법칙은 재료에게도, 사람에게도 적당한 휴식이 필요함을 알려줍니다.
[그림 1: 훅의 법칙] 천장에 매달린 용수철에 추를 하나씩 늘릴 때마다, 늘어나는 길이가 일정하게(직선 그래프로) 증가하는 실험 모습.
[그림 2: 마이크로그래피아의 벼룩] 로버트 훅이 현미경으로 관찰하고 직접 그린, 털 하나하나가 정교하게 묘사된 거대한 벼룩 그림.
거인의 어깨: 뉴턴은 “내가 멀리 볼 수 있었던 건 거인의 어깨 위에 서 있었기 때문이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습니다. 멋진 말 같지만, 사실은 등이 굽고 키가 작았던 훅을 “난 너 따위 도움 없어도 돼”라고 비꼬기 위해 쓴 표현이라는 설이 유력합니다.
용수철 시계: 흔들리는 배 위에서는 추시계를 쓸 수 없었습니다. 훅은 자신의 탄성 법칙을 이용해 용수철(태엽)의 힘으로 가는 휴대용 시계를 고안했습니다. 이것이 오늘날 손목시계의 조상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