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day] 로버트 보일 (1627–1691)
연금술의 시대를 끝내고 화학의 문을 연 귀족 과학자
[Today's Scientist] 로버트 보일은 "공기는 아무것도 없는 텅 빈 공간(무)"이라는 고정관념을 깬 사람입니다. 그는 공기 펌프를 이용해 진공 상태를 만들고, 공기가 물체를 누르는 힘(압력)과 부피 사이에 명확한 관계가 있음을 실험으로 증명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저서 《회의적인 화학자》를 통해, 느낌과 신비에 의존하던 연금술을 버리고 실험과 증명을 중시하는 현대 화학의 기초를 닦았습니다.
[교과과정 연계]
중학교 1학년 [기체의 성질] 기체의 압력과 부피 관계 (보일 법칙)
고등학교 화학Ⅰ [물질의 세 가지 상태] 기체 분자 운동론
보일은 유리관을 J자 모양으로 구부리고, 한쪽을 막은 뒤 수은을 부었습니다. 관 속에 갇힌 공기는 수은이 누르는 무게(압력)가 커질수록 점점 쪼그라들었습니다. “수은을 더 부어서 압력을 2배로 높이니, 공기의 부피가 거의 절반에 가깝게 줄어드는구나!” 그는 이 실험을 통해 “온도가 일정할 때, 기체의 부피는 압력에 반비례한다”는 ‘보일의 법칙(PV=k)’을 발견했습니다.
당시 사람들은 공기를 그저 '가만히 있는 허공'이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보일은 생각했습니다. “왜 누르면 줄어들고, 놓으면 다시 튀어 오를까?” 그는 공기 입자들이 마치 용수철처럼 탄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는 공기 입자들이 벽에 부딪히며 밀어내는 힘입니다.) 우리가 빈 주사기의 입구를 막고 피스톤을 눌렀다 놓으면 튕겨 나오는 것도 바로 이 원리 때문입니다.
{추가, 보일은 공기를 하나의 덩어리가 아니라 ‘작은 입자들이 떨어져 있는 상태’라고 상상했습니다. 압력을 가하면 입자 사이의 간격이 줄어들고, 다시 원래 간격으로 돌아가려는 성질을 ‘용수철 같은 탄성’으로 이해했습니다. (오늘날에는 이것을 기체 분자의 운동과 충돌로 설명합니다.)}
이 법칙은 물속에서도 적용됩니다. 물 깊은 곳은 수압이 높습니다. 잠수부가 깊은 물속에서 숨을 들이마신 채 수면으로 급하게 올라오면 어떻게 될까요? 압력이 갑자기 낮아지면서 폐 속에 있던 공기의 부피가 급격히 커집니다. 자칫하면 폐가 풍선처럼 터질 수도 있죠. 그래서 잠수부들은 물 위로 올라올 때 계속 숨을 내쉬어야 합니다. {이 현상은 잠수 의학에서 ‘폐 과팽창(barotrauma)’으로 불리며, 실제 잠수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안전 수칙입니다.} 보일의 법칙은 생존과 직결된 법칙이기도 합니다.
보일은 공기가 줄어드는 것을 보고 상상했습니다. “공기가 솜사탕 같은 덩어리라면 줄어드는 데 한계가 있을 거야. 하지만 서로 떨어진 작은 알갱이(입자)들이라면? 빈 공간이 좁혀지면서 부피가 줄어드는 게 아닐까?” 이는 “세상은 연속적인 물질인가, 아니면 작은 입자의 집합인가?”라는 고대 철학 이후의 오래된 질문과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이 생각은 나중에 돌턴의 원자설(12day)로 이어지는 중요한 단서가 되었습니다.
[그림 1: J자관 실험] J자 유리관에 수은을 부을수록 갇힌 공기의 부피가 줄어드는 과정을 보여주는 단계별 그림.
[그림 2: 물속의 공기방울] 물고기나 잠수부가 내뿜은 공기 방울이 수면으로 올라갈수록 수압이 낮아져 점점 커지는 모습.
최고의 조수, 로버트 훅: 사실 보일의 실험을 도운 조수가 바로 3일 차에 만난 ‘로버트 훅’입니다. 손재주가 좋았던 훅이 진공 펌프를 직접 만들어준 덕분에 보일은 실험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천재 옆에 천재가 있었네요!) 훅이 만든 공기 펌프가 없었다면 보일의 실험은 성공하지 못했을지도 모릅니다. 많은 과학적 발견은 한 사람의 천재가 아니라, 서로 다른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만든 결과였습니다.
보이지 않는 대학: 그는 과학자들의 모임인 ‘보이지 않는 대학’을 주도했고, 이것이 나중에 세계 최고의 과학 단체인 ‘영국 왕립학회’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