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문학상을 받다!!??
최근 일본의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 중 하나인 아쿠타가와 상(Akutagawa Prize)을 수상한 일본 작가 쿠단 리에(Kudan Rie)가 자신의 작품에 챗GPT를 활용했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제170회 아쿠타가와 상 수상작 중 하나는 소설 <도쿄 동정 타워(Sympathy Tower Tokyo)>이다. 이 소설은 미래 도쿄를 배경으로 범죄자를 위한 재활 타워를 짓고 있는 건축가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문제는 그녀가 수상 소감을 밝히는 자리에서 소설을 쓰는데 챗GPT를 사용했다고 언급한 것이다. 소설의 대화 장면 중 약 5%는 AI가 만든 문장을 그대로 인용했다고 밝히고 있다. 아래는 그녀가 기자회견에서 한 이야기이다.
"나는 이 책을 쓸 때 챗GPT와 같은 생성 AI를 적극적으로 사용했다"
"나는 책의 약 5%가 AI에 의해 생성된 문장을 그대로 인용했다고 말하고 싶다."
소설에 직접 AI를 활용한 것을 넘어, 그녀는 창의적인 활동을 위해 AI를 활용하고 있다고도 이야기한다. 개인적인 문제를 챗GPT와 이야기하며 교감을 나눴고, "AI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공존하며 창의력을 더욱 발휘하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업계는 논란에 휩싸인다. AI가 등장한 이후, 많은 창작자들은 생계가 기술에 의해 위협을 받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 2023년 존 그리샴, 조디 피콜트, 조지 R. R. 마틴 등 유명 작가들은 저작권 침해로 챗GPT를 만든 오픈AI를 상대로 집단 소송을 제기하며 AI가 글쓰기 직업을 "피살"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런 와중에 AI를 "직접" 활용한 작품이 정통 문학상을 받으니 이미 불붙어있던 논란에 기름을 부은 격. 소셜 미디어에는 글쓰기에 대한 쿠단의 비정통적인 접근 방식에 대한 비난 의견이 쏟아진다.
회의론자들은 그녀의 작품이 도덕적으로 의심스럽고, 그녀는 상을 받을 자격이 없다고 이야기한다. CNN 보도에서 인용한 한 소셜 미디어 유저는 그녀의 작품이 기술의 도움 없이 글을 쓴 다른 작가들에게 "무례하다"는 비난까지 한다. 또 다른 X(트위터의 새로운 이름)의 유저는 "그녀는 AI를 능숙하게 사용하여 책을 썼지만 재능이 있는지는 모르겠다"라고 이야기한다.
아쿠타가와 시상위원회는 그녀의 작업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작가이자 시상위원인 히라노 케이이치로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리에 쿠단의 수상 경력에 빛나는 작품이 생성 AI를 사용하여 쓰였다는 이야기에는 오해가 있다. 당신이 그것을 읽으면, 생성 AI가 작품에서 언급되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라고 그는 이야기한다. "미래에 그런 종류의 사용에 문제가 있을 것이지만, '도쿄 동정 타워'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
즉, 소설에는 생성 AI가 직접적으로 등장한다.
그리고 생성 AI의 대사를 챗GPT로부터 직접 가져온 것이다.
이렇게 되면 이야기는 다르지 않은가? 소설을 쓸 때 특정 직업군이 등장하게 되면, 직접 종사자들에게 인터뷰를 하고 이를 소설에 녹여내는 경우가 많다. 이 소설의 등장인물(?) 중 하나인 생성 AI의 대사를 챗GPT로부터 직접 인용한 것이 큰 문제라고 할 수 있을까?
소셜 미디어에는 그녀를 응원하는 글들도 많다. 많은 사람들은 그녀가 창의력을 발휘하기 위해 챗GPT를 이용하고, 소설 대사로 쓰기 위해 다양한 프롬프트를 실험한 노력을 축하했다. 한 소셜 미디어 사용자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그래서 이것이 아쿠타가와 수상자가 ChatGPT를 사용하는 방법이다 - 게으름을 피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창의성을 발휘하기 위해'"
언론에서 자극적으로 이야기하는 것과 달리, 생성 AI가 등장하는 소설 창작에 챗GPT를 활용했다면 생각보다 심각하지 않은 논란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좀 더 넓게 보자면 소설의 핵심 등장 인물로 생성 AI가 등장하고 있다. 그리고 알게 모르게 챗GPT와 같은 AI를 활용하는 작가들은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이에 대한 고려와 함께 가이드가 요구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