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릴 때 착한 아이였다
친구들의 학용품 창고가 되기도 하고
문제를 풀지 못해 낑낑대는 친구의 다정한 선생님이기도 했다
중고등학교에선 줄곧 모범상을 받고
학급 반장을 도 맡았다
대학에선 친한 친구에게 내가 짝사랑하는 여자를 소개해주기도 했다
직장 동료가 갑자기 대출 보증인이 되어 달라 눈물 흘리며 부탁했을 때
말없이 대출 보증과 통장에 남은 돈 중 절반인 1,000만 원을 빌려 줬다
대출 이자일이 되면 꼬박꼬박 내 통장에서 동료가 빌려간 대출이자가 인출되었다
그래서인지 어릴 때부터 '착하다, 어질다, 모범적이다.' 란 말을 늘 듣고 자랐다.
그런데...
어느 날 문득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이 흘렀다
그리고, 속에선 대상을 알 수 없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
세상 사람들이 칭찬하는 삶을 잘? 살아왔는데
왜 화가 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