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화: 펜을 놓은 자리에 인장을 새기다, 60대 초보 사장의 '홀로서기
부크크(Bookk) 플랫폼에서 ‘최종 승인’이라는 네 글자를 확인했을 때, 내 심장은 30년 전 첫 직장 합격 통지서를 받았을 때보다 더 세게 뛰었다. 하지만 그 기쁨은 찰나였다. 14권의 책을 펴내는 동안 나는 ‘글을 쓰는 사람’이라는 안전한 온실 속에 있었다. 출판사가 차려준 밥상에 숟가락만 얹던 시절은 끝났다. 이제 나는 기획, 집필, 편집을 넘어 ‘유통’과 ‘판매’라는,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거친 정글로 내던져진 것이다.
이것은 단순히 책 한 권을 내는 과정이 아니었다. '작가'라는 이름 뒤에 숨겨진 안일함을 졸업하고, 'CEO'라는 이름의 가시관을 쓰는 고통스러운 입학식이었다.
가장 먼저 맞닥뜨린 벽은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입점을 위한 ‘사업자등록’이었다. 누군가에게는 클릭 몇 번이면 끝날 일이라지만, 60대의 내게 국세청 홈택스는 신들이 쓰는 고대 문자로 가득 찬 미궁이었다. 모니터 앞에 앉아 돋보기를 고쳐 썼다. 공동인증서 발급부터 막혔다. 보안 프로그램을 대여섯 개 설치하고 나니 컴퓨터는 비명을 지르며 멈춰 섰고, 내 인내심도 바닥을 드러냈다.
"그냥 포기할까? 14권이나 냈는데, 꼭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자괴감이 밀려왔다. 손가락 끝은 미세하게 떨렸고, 복잡한 세무 용어들은 머릿속에서 뒤엉켰다. '업종코드'가 무엇인지, '일반과세자'와 '간이과세자' 중 무엇이 유리한지 결정해야 하는 순간마다 나는 벼랑 끝에 선 기분이었다. 하지만 그때 내 책의 서문을 떠올렸다. *‘손주보다 쉽게 AI를 쓰게 해주겠다’*고 호언장담했던 내가, 정작 행정 절차 하나에 무너진다면 독자들에게 무슨 진심을 전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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