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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상 Feb 05. 2022

오늘회는 PMF를 찾았을까?

해산물 버티컬 플랫폼 '오늘회' 분석하기

"지금 제철인 회가 뭘까? 이번 달에는 어떤 회가 맛있을까?" 


회를 구매한 경험이 있다면 한 번쯤 이와 같은 생각을 해봤을 것이다. 물론 회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면 어떤 회가 지금 맛있고, 저렴하고 좋은 품질의 회를 구매하는 방법에 대해 어려움을 겪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회와 관련된 정보는 쉽게 접근하기 어려워 회를 자주 먹지 않거나, 크게 관심이 없는 사람들은 맛의 품질이 어느 정도 보장되어 있는 광어와 연어와 같은 횟감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 당장 배달 앱을 켜서 회를 판매하는 곳의 상품을 살펴봐도 광어, 연어, 참돔과 같이 대부분 비슷한 회를 판매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요즘은 조금의 관심만 가져도 유튜브 같은 곳에 관련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하지만 거기서 끝이다. 이번 달, 지금 계절에 제철인 회는 결국 산지에 가야 제대로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온라인 쇼핑몰로 어민들과 직거래를 할 수 있지만, 맛이 일정하지 않거나 며칠 후에 받을 수 있기에 그 맛은 산지에서 먹는 맛과 큰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서비스가 바로 '오늘회'이다. 오늘회는 다양한 해산물을 산지에서 직접 공수해 당일 낮, 저녁, 밤에 배송해 주는 서비스다. 품질에 대한 보장, 산지에서 직접 공수, 빠른 배송. 나에게 있어서는 신선하고 맛있는 회를 먹을 수 있는 한 줄기 희망과 같았다.





1. 오늘회의 문제정의 과정


'회'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무엇일까? 신선도에 민감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신선함'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실제로 네이버 쇼핑은 회를 1차 생산하는 어민과 직거래를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대부분 '생산자가 직접 잡고 손질한다', '부자가 같이 일을 하고 있다', '당일 조업한 상품입니다.' 등의 메시지를 사용하고 있다. 이는 기존 회 시장이 생산자 중심의 이미지와 스토리로 구성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내가 고객이라면 회를 언제, 어떻게 사 먹을까? 


"오늘회"는 회의 신선함 그리고 생산자 중심의 이미지와 스토리가 아닌, 회를 사 먹는 고객 경험에 집중했다. 오늘회 김재현 대표는 기존 회 구매 방법을 아래 그림과 같이 크게 3가지로 나눴다. 이 중 회를 구매하는 데 문제를 겪고 있는 ③번 그룹을 타겟고객으로 선정했다. ③번 그룹에는 회를 우연히 여러 번 먹기는 했지만 회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익숙하지 않은 20~30대가 많았다. 그래서 이들이 단지 가까운 대형마트에 가서 회를 사 먹는 것이 아닌 "오늘회"를 통해 믿고 회를 살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해 서비스를 시작했다.

출처: 오늘회


2. 오늘회의 문제 해결 방안


회를 구매하는 과정을 살펴보면, 우리는 먼저 회에 대한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좋은 회를 사기 위해 관련 정보를 많이 알고 있는 지인이 필요하다. 구매 장소가 시장이라면 판매자와 흥정을 할 수 있어야 하고, 대형마트인 경우 많은 물건 중에 좋은 물건을 골라야 한다. 온라인으로 회를 구매하는 경우도 비슷하다. 먼저 믿을만한 판매처를 찾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후기를 봐야 한다. 이후 상품을 선택해 주문했다 해도 빠르면 다음날, 늦으면 그다음 날은 되어야 받을 수 있다.


그렇다면 "오늘회"는 어떤 기술과 방식을 통해 새로운 해결 방법은 제시했을까?


1. 당일 배송 서비스

회는 신선도에 매우 민감하다. 그러므로 잡은 즉시 최대한 빠르게 먹어야 한다. 갓 잡은 신선한 회를 먹을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빠른 배송 시스템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오늘회는 주문 후 4시간 뒤에 회를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 위해 회를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업체와 위탁 생산 계약을 맺었고, 미국 식료품 배달 서비스 '인스타 카트(Instacart)'의 아이디어를 벤치마킹해 배달을 희망하는 개인을 오늘회 배달기사로 등록해 배달을 하고 있다. 




2. 일상의 경험 제공

'오늘회'를 통해 우리는 다양한 회를 구경하고, 이 중에서 내가 원하는 회를 당일에 바로 먹을 수 있다. 이는 고객에게 더 이상 회를 구매하고, 먹는 것이 특별한 것이 아니라는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더불어 상품에 대한 다양한 포토 후기를 바탕으로 고객들이 '오늘회'에서 판매하는 회가 신선하고 맛있다는 정보 외에도 '회를 이렇게 먹을 수 있구나'라는 일상적인 경험을 제공해 어떤 상황에서 회를 먹으면 좋고, 어떤 분위기로 꾸밀 수 있는지에 대한 정보도 얻을 수 있다. 


3. 오늘회 추천 꿀 조합

회를 금방 떠올릴 수 있는 상황에서 그치지 않고 오늘회는 상품을 구매할 때 많은 사람들이 추천한 조합 방식을 알려주고 있다. 추천 꿀 조합을 바탕으로 해당 회를 처음 먹어보는 고객은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되고, 반대로 내가 좋아하는 방식을 다른 사람에게 소개해줄 수도 있게 된다. 이는 고객에게는 회를 더 다양한 방식으로 즐길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해 주고, 판매자는 어울리는 다양한 상품을 추가로 생산하고, 판매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3. 오늘회의 고객가치 


오늘회 김재현 대표는 '내가 쉽게 먹을 수 있고 내가 쉽게 소비할 수 있게 해주는 오늘회' 이 경험 자체가 오늘회의 브랜드이자 나아가야 할 방향성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실제 오늘회 고객들의 후기를 분석한 결과 '성공적', '깔끔함', '편리함', '딱 좋은'이라는 키워드가 자주 등장했다고 한다. 더불어 '시켜보았는 데 성공했어'라는 반응이 많은데, 돈을 주고 구매했는데 실패하지 않았다는 안도감이 고객에게 큰 가치로 제공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고객들의 반응 보면, 오늘회가 중요시하는 고객 경험이 망가지지 않고 고객들에게 만족감을 주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고객 경험은 결국 오늘회에서 회를 구매하는 고객이 해당 서비스를 사랑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충분한 가치를 만들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4. 오늘회의 BM

출처: 오늘회


오늘회가 추구하는 사업모델은 딜리버리 마켓이다. 산지에서 회를 생산하는 생산자와 계약을 체결해 상품을 제공받아 고객에게 판매하는 시스템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처음에는 산지 어민들과 계약을 체결했지만 주문량이 많아진 현재는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현지 업체와 계약을 통해 생산하고 있다. 추가적으로 다양한 제철 수산물을 자체 PB 상품으로 제작하거나 유명 외식 브랜드와의 콜라보를 통해서 수익을 내는 방법으로 수익 모델을 다양하게 늘리고 있다. 


5. 고객은 오늘회를 좋아하고 있을까?  


2021년 10월 기준으로 오늘회의 회원 수는 52만 명이며, 월간 사용자 수(MAU)는 170만 명, 앱 다운로드 수 35만 건에 달한다. 2020년 회원 수 15만 명, MAU 35만 명과 비교했을 때 큰 폭으로 증가한 수치이다. 더불어 누적 주문 건수 역시 2021년 10월까지 약 26만 건이나 되는데, 이는 작년 누적 주문 건수를 넘어선 수치이다.


물론 모든 회원이 문제를 가지고 있고, 해결책을 좋아한다고 볼 수 없다. 하지만 오늘회에서 제공하는 서비스가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면 1년 사이에 회원 수와 MAU가 크게 증가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와 같은 성장은 오늘회가 고객들에게 제시한 문제 해결 방안이 지금까지는 고객들이 원하는 방법이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아직 서비스 론칭 후 많은 시간이 지나지 않아 회나 수산물을 좋아하는 잠재 고객까지 생각한다면 더 큰 성장을 이룰 수 있지 않을까? 


6. 오늘회의 차별적 경쟁 우위는?


1. 60%의 단독상품

상품화가 어려웠던 회 메뉴와 해산물 메뉴를 산지 생산자와 직접 계약을 통해 자체 상품으로 개발하고 있다. 오늘회의 대표적인 단독상품으로는 제주도 딱새우 회, 삼치 회, 자바리 회, 갈치 회 등이 있다.


2. 당일 배송 서비스

오늘회는 서울 및 인천 전 지역과 경기도 일부(부천, 광명, 안양, 과천, 군포, 의왕, 성남, 수원, 구리)에 당일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는 회를 판매하는 다른 서비스에서는 제공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퀵 배송과 같은 기존의 택배사를 이용하는 것이 아닌 자체 배송 기사를 모집해 배달하고 있다. 이러한 물류 시스템은 지금 당장 다른 경쟁자들이 쉽게 카피할 수 없을 것이다.


3. 주문량 예측 시스템

오늘회는 생산자에게 중개수수료를 받는 형식으로 수익을 얻지 않는다. 회 판매 플랫폼이 아니라 생산자에게 전량 매입하는 형태로 산지 제휴 업체와 계약해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따라서 오늘 회의 판매액은 수익과 직결되었고,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주문량을 정확히 예측해 손실률을 줄여야 했다. 왜냐하면 회와 같은 수산물은 당일에 판매하지 않으면 판매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오늘회는 많은 개발자를 고용해 생산자들이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2~3일 뒤의 주문량까지 예측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특히 수산물의 경우 날씨와 같은 다양한 변수가 생산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외부 변수와 고객들의 구매 데이터를 바탕으로 만든 예측 시스템 역시 빠르게 만들 수 없는 경쟁 우위다.


오늘회만의 단독상품, 수도권 지역 당일 배송 서비스, 주문량을 예측할 수 있는 시스템은 오늘회가 가지는 차별적인 기능에 해당한다. 오늘회와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쟁사가 존재하지만, 



그렇다면 "오늘회"는 과연 PMF를 찾았을까?



개인적으로 그렇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다양한 해산물을 구매할 수 있는 방법은 많지만 오늘회와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은 없다는 생각이 든다. 다양한 해산물 관련 서비스가 존재하지만, 주로 어민과 직거래를 연결해 주는 서비스나 수산물 정보 및 시세를 알려주는 서비스가 주를 이루고 있다.





오늘회의 누적 매출을 살펴보면, 2018년 10억 원으로 시작한 누적 매출이 2021년 9월에 300억을 돌파했다. 그래프 상으로 보듯이 'J 커브'가 나타났다고 볼 수 있으며, 2019년을 기준으로 빠르게 매출이 늘고 있다. 더불어 2020년 12월 23일에 오늘회는 120억 규모의 시리즈 B 투자 유치 작업의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다고 한다. 사실 스타트업을 직접 경험한 적이 없어 이 정도 투자 규모가 오늘회의 어느 정도 성공을 예상하는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투자를 이끌어 냈다는 점 자체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처럼, 오늘회의 누적 매출 지표, 앱 가입자 및 MAU 지표, 주문 건수 등 종합적으로 살펴봤을 때 "오늘회"는 PMF를 찾았다고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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